지난해 매출 2285억…새 공장 공백 메꿔
롯데헬스케어 영업손실 229억…철수설 솔솔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롯데의 신성장동력이 되기 위해 탄생한 롯데바이오로직스와 롯데헬스케어가 2년여 만에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오는 4일부터 7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되는 ‘월드 ADC 샌디에이고 2024’에 참석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번 행사에 참석해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 내 항체-약물 접합체(ADC) 생산시설의 역량을 소개하고 신규 잠재 고객사와의 비즈니스 파트너링 기회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ADC 기술의 최신 동향을 파악하여 원스톱 ADC CDMO(위탁개발생산) 서비스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아시아, 유럽 등 올 하반기에만 글로벌 컨퍼런스 6개에 연달아 참가해 CDMO 사업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알리며 왕성한 글로벌 수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22년 6월 설립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롯데헬스케어어 함께 롯데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신사업 형제로 탄생해 글로벌 TOP 10 CDMO를 목표로 발빠르게 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같은 해 12월 31일자로 미국 뉴욕 동부에 위치한 BMS의 시러큐스 사이트를 성공적으로 인수하며 법인 설립 8개월 만에 CDMO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통상적으로 신규 공장을 증설해 CDMO 사업에 진출하는 경우 상업 생산까지 최소 5년 이상이 필요한데 반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제약사의 노하우와 품질 시스템을 갖춘 시러큐스 사이트를 인수함으로써 시장 진입 기간을 1년 이내로 단축한 것이다.
이 덕분에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설립 직후부터 곧바로 매출이 발생해 지난해 매출액 2285억원, 영업이익 265억원을 기록했다. 송도 생산공장 완공 전까지에 매출 공백을 든든하게 메꾸는 버팀목인 셈이다.
더욱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생산역량 강화 일환으로 오는 2030년까지 약 3조 7000억원을 투자해 국내에 3개의 메가 플랜트를 건설해 총 36만리터(ℓ)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갖춘다.
1·2·3공장은 각각 2025년, 2027년, 2030년 준공 및 2034년 전체 완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34년을 기준으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총 생산 역량은 40만ℓ(미국 시러큐스 사이트 4만ℓ, 국내 송도 사이트 36만ℓ)에 달할 전망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회사의 지향점 및 중장기 전략을 대외에 공표한 만큼, 앞으로는 다양한 잠재 고객사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수주 활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신사업 형제 롯데헬스케어는 2년여 만에 사업 철수 위기에 놓였다.
지난 2022년 4월 롯데지주로부터 700억원을 출자받아 설립된 롯데헬스케어는 이듬해 1월 세계가전전시회(CES 2023)에서 개인 맞춤형 영양제 디스펜서를 공개했지만 스타트업 기술 탈취 논란에 휩싸였다.
이후 롯데헬스케어는 같은 해 9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인 ‘캐즐(CAZZLE)’을 출시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했지만 초라한 성적표를 거뒀다.
롯데헬스케어의 지난해 매출액은 8억원에 그쳤지만 영업손실은 229억원에 달했다. 더욱이 지난해 롯데지주의 500억원 규모에 유상증자도 이뤄져 총 출자액은 1200억원까지 늘어났다.
결국 롯데헬스케어는 지난 8월 롯데그룹이 비상 경영체제를 선포하면서 그동안 자리 잡고 있던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떠나 강남구 선릉역 인근 공유 오피스로 이전했다. 현재 내부적으로 사업 철수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롯데가 그룹 차원에서 헬스케어 대신 바이오 사업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임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로 선임된 것 또한 이 같은 전망에 무게를 싣는다.
김동주 기자 ed30109@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