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오늘(21일) 구조 재편 위한 이사회 개최
개미 주주 반발에 당초 합병비율 조정 관측...두산밥캣 몸값 더 책정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 " 재추진하지 않을 것 공표하라"
두산 그룹. / 사진=연합뉴스.
두산 그룹. /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두산그룹이 앞서 무산됐던 사업구조 재편 카드를 다시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대주주에게 유리하게 책정된 합병 비율을 조정해 '개미 주주'를 달래고 금융당국의 지적을 일부 수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주주들은 합병 비율 조정이 아닌 합병 철회를 바라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를 인적 분할할 뒤 두산밥캣을 신설법인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사업 개편안을 이날 이사회에서 의결할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가 다시 올라가면서 매수청구 부담이 줄어들어 분할을 서두르고 있다는 평가다. 구조 재편 발표 이후 1만5860원(8월5일)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최근 2만1150원(10월17일)까지 오르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두산그룹은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를 합병한 뒤 두산밥캣을 최종적으로 상장폐지하는 사업 재편을 추진했다. 발표 이후 소액주주들의 반발과 금융당국의 압박은 거세졌다. 

당시 금융당국은 전체 주주가 아닌 지배주주를 위한 사업 재편으로 봤다. 두산이 제시한 주식교환비율은 두산밥캣 1주당 두산로보틱스 0.63주다. 두산밥캣 1주와 로보틱스 0.63주의 가치가 동일하다고 본 것이다. 이를 두고 투자자들은 주식 교환 비율이 저평가됐다고 지적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의 경우 캐시카우인 두산밥캣을 분할해 떼어주고 두산로보틱스 주식을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두산은 지난 8월29일 주식 교환 부분 철회에 이어, 지난달 10일에는 회사 합병 관련 임시주주총회를 연기하면서 사업구조 개편 작업을 멈추는 듯했다. 그러나 두산 밥캣 인적 분할 이후 자회사 편입은 그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이사회는 이 개편의 연장선이다. 다만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의 반발을 의식해 당초 합병비율을 재산정하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선 발표에서 저평가됐던 두산밥캣의 몸값을 좀 더 높게 책정해 주주들의 반발을 잠재우겠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주주들의 반발은 여전하다. 주주들은 분할합병 재논의가 아닌 합병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두산밥캣 지분 1%를 확보한 국내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두산밥캣 이사회에 "두산로보틱스와 합병 재추진 포기 공표하라"는 주주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얼라인파트너스는 △두산로보틱스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재추진하지 않을 것을 공표 △주식매수청구권 대응에 활용하기로 두산밥캣 이사회가 결정한 1조5000억원 관련 주주환원(특별배당) 계획 발표 △전 세계 동종기업인 캐터필·디어·쿠보타 등의 평균 수준인 65%로 주주환원율을 정상화하는 내용 등의 밸류업 플랜 연내 발표 △두산밥캣 이사회 구성을 개편하고 이사회 독립성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도입하는 것 등 4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답변시한을 11월15일까지로 못박았다. 

이에 두산 관계자는 "앞서 합병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기에 추가적인 입장 발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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