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7645명 모집에 지원자 총 125명 그쳐
“제자 받아들일 수 없다” 의대 교수들 강경 발언
빅5 중 세브란스‧아산병원 최종합격자 없어
내년 전문의 응시 가능 576명뿐
 올해 전국 수련병원들의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최종 선발된 인원은 73명(인턴 15명·레지던트 5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4.02.22.
올해 전국 수련병원들의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최종 선발된 인원은 73명(인턴 15명·레지던트 5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최대성 기자 dpdaesung@sporbiz.co.kr 2024.02.22.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올 하반기 전공의 모집 최종 합격자가 73명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줄어든 전공의 수로 인해 내년 전문의 시험을 응시할 수 있는 인원은 올해 초 20%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최근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수련병원들의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최종 선발된 인원은 73명(인턴 15명·레지던트 5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지원한 인원은 총 125명으로 합격률은 58.4%로 지난해 하반기 합격률인 59.4% 및 2022년의 60.1%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다만 올해는 정부의 2000명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 대다수가 지난 2월 현장을 떠났다는 점이 크게 다르다.

앞서 전공의 이탈로 의료공백이 길어질 기미를 보이자 정부는 지난 7월 하반기 수련에 들어갈 전공의 7645명 모집에 나섰지만 지원자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더욱이 전공의 모집 단계에서부터 연세대를 비롯해 가톨릭대, 서울대, 울산대 등 의대 교수들이 ‘보이콧’ 의사를 드러냈고 “하반기에 들어오는 전공의들을 제자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일부 교수들의 강경한 발언까지 이어지면서 하반기 전공의 모집은 더욱 위축됐다.

결국 7645명 중 1차 모집에서는 1.4%에 불과한 104명이 지원했으며 추가 모집 21명까지 더해 지원자는 총 125명에 그쳤다. 게다가 이중 절반가량이 최종 선발에서 탈락해 전공의 수는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서울 ‘빅5’ 병원으로 분류되는 상급종합병원 중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최종 합격자가 없었다.

최종 선발된 73명 중 서울·강원·경기·인천 지역에서 선발된 전공의가 56명으로 전체의 76.7%를 차지했다. 부산·울산·대구·경북·경남 지역은 7명, 광주·전북·전남·제주 지역 및 충북·충남·대전·세종 지역에서는 각각 5명씩이었다.

과목별로는 내과가 9명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했으며 정신건강의학과와 정형외과가 각각 6명을 선발했다. 반면 심장혈관흉부외과, 비뇨의학과, 결핵과, 핵의학과, 직업환경의학과, 예방의학과는 단 한 명도 선발되지 않았다.

한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 상당수가 수련병원 복귀 대신 사직을 선택하면서 내년 전문의 자격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전공의 수가 올해의 20%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같은당 전진숙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임용된 전공의 1만 463명 중 9136명이 사직해 수련병원에 소속된 전공의는 지난달 30일 기준 1327명이었다. 

여기에 올 하반기 모집된 전공의 중 수료 예정 연차인 전공의 23명을 포함하면 오는 2025년 전문의 자격시험에 접수할 수 있는 인원은 총 576명이다. 이는 전년 2782명 대비 20.7%에 불과하다.

576명을 전문과목별로 살펴보면 가정의학과 96명, 내과 91명, 정형외과 61명, 정신건강의학과 40명, 응급의학과 33명 순이었다. 수료 예정 연차 전공의가 가장 적은 과목은 핵의학과 2명, 방사선종양학과 3명, 진단검사의학과 5명, 심장혈관흉부외과 6명, 비뇨의학과 7명이었다.

전진숙 의원은 “2월부터 이어진 의료공백이 내년에는 본격적인 의료붕괴 현상으로 심화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정책 실패 인정과 책임자 경질로 조속히 의정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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