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2.2배 성장 예상...2030년 재생에너지 3배 확대 목표에 못 미처
풍력, 수소 발전 전망 하향 조정...높은 비용, 개발 속도 등 원인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올해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이 정점에 도달하고 2025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태양광 패널과 전기차 배터리 비용의 하락으로 석탄이 밀려나고 석유 소비가 감소하지만, 배출량은 천천히 감소하면서 핵심 기후 목표 달성은 어렵다는 경고가 나온다.
9일(현지시간) 안전성 인증 전문 기관 DNV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 에너지 전환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태양광과 배터리 등 재생에너지 설치 및 이용 비용이 하락하고, 석탄 화력 발전과 석유 사용이 감소함에 따라 에너지 부문의 글로벌 탄소 배출량이 올해 정점을 찍고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
다만 2025년에는 에너지 관련 예상 탄소 감축량이 미미하고, 예상치 못한 정치적 또는 경제적 우선순위로 인해 정점이 1~2년 늦춰질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에너지 부문의 글로벌 배출량이 정점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청정에너지 전환은 여전히 ‘너무 느리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공업, 해운, 항공과 같이 전기화가 어려운 부문의 더딘 탈탄소화 전략은 당장 당면한 과제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글로벌 에너지 탄소 배출량은 2030년까지 2023년 수준 대비 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고, 2050년에는 탄소 배출량이 17Gt(기가톤)으로 현재 수준의 절반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 수치는 2030년 예상 탄소 감축량보다 20년 늦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DNV의 최고경영자(CEO) 레미 에릭센은 “우려스럽게도 우리의 예상 배출량 감소는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궤적과는 거리가 멀다”며 “특히 화석연료에서 전기화로 변경이 어려운 부문은 새로운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한 해운, 항공 등 부문의 더딘 전기화는 배터리의 빠른 비용 감소 및 성장과 대조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전 세계 태양광 설비 규모는 80% 증가해 400GW(기가와트)에 달했다. 보고서는 “올해도 설비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장률은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판매량이 50% 증가했으며, 2031년에는 배터리 판매 점유율도 5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태양광과 배터리 비용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기술을 배치하는 데 드는 비용이 2030년까지 현재 대비 19% 감소해 많은 양의 저탄소 전력을 공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태양광은 2020년대 말까지 글로벌 재생에너지 용량 증가의 80%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해상 풍력과 수소 발전의 성장세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해상 풍력 발전에 대한 2050년 발전 예측치를 18% 낮췄다. 태양광에 비해 더 높은 자금 조달 비용, 공급망 문제, 터빈 품질 문제를 원인으로 꼽았다.
IEA는 이러한 문제로 인해 투자자와 개발자가 전력을 더 빠르게 활용할 수 있는 태양광으로 자본을 옮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IEA는 2027년까지 태양광이 풍력을 제치고 재생에너지의 최대 원천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더불어 DNV 보고서는 수소 발전 전망 역시 지난해 예측치보다 21% 하향 조정했다. 보고서는 “수소는 2040년까지 전 세계 에너지의 1.5%만을 제공할 것”이라며 “높은 비용과 탄소 가격의 불확실성이 수소 발전 확대를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밖에 단기 에너지 효율성 개선도 느리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에너지 효율성은 2030년까지 연간 2%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역시 COP28에서 목표한 연간 4%에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재생에너지는 2030년까지 2.2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2030년까지 3배 늘리겠다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의 목표에 크게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제사회는 재생에너지 성장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지만, 일부 국가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군사비 지출 증가와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인해 각국이 글로벌 기후 목표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에릭센 CEO는 “단기적인 지정학적, 경제적 우선순위와 에너지 전환을 가속해야 할 필요성 사이에 불일치가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신연수 기자 yshi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