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 비즈니스 기회 발굴…경제·기업·금융권 동반 성장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은행권이 국내외 경기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경영관리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경영활동과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며 사회적 책임이라는 명분과 기업 고객 유치 및 새로운 사업 발굴이라는 실리를 모두 챙기고 있다.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경제의 근간이다. 우리나라 전체 법인 수의 98%, 고용 규모의 68%에 이를 정도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비우호적인 환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외 경기 부진으로 인해 중소기업의 매출증가율은 역성장을, 물가·금리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로 순이익이 감소하고 있다. 반면, 연체율은 상승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영난은 주로 금융 및 재무적 요인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디지털, 인력난 등 비재무적 요인도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중소기업 경영난의 주요 요인(복수 응답)으로 수요 위축(47.4%), 인건비 상승(31.7%), 금리인상(30.9%), 자금조달 곤란(29.7%), 원자재 가격 상승(24.5%), 인력난 심화(22.5%)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은행권은 금융지원뿐 아니라 디지털 전환 등 비재무적 부문까지 전방위적인 지원을 통해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는 금융감독원, 삼성전자와 함께 중소기업의 기후위기 대응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중소기업의 저탄소 전환과 관련 규제 대응 등에 필요한 총 2조원의 자금을 저금리 대출로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대출재원으로 삼성전자 예치금 1조원과 5대 금융지주의 자체자금 1조원이 사용된다.
5대 은행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중소기업의 저탄소 전환 관련 대출에 우대금리 및 추가 감면금리를 제공하고, 중소기업의 탄소감축 등을 위한 교육 및 컨설팅을 실시하는 등 다방면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주요 은행권은 특례대출, 특별출연 및 보증·보험료, 운전자금 등을 지원하고, 대출금리를 감면하는 등 금융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와 더불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비금융 서비스 제공을 위해 자체 플랫폼 개설해 공급망 확충, 원활한 사업승계 등을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IBK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의 기계·설비매매 탐색비용을 감축하고, 사업 편의성 향상을 지원하기 위해 ‘기계거래BOX’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IBK기업은행 고객이 아니더라도 웹페이지에서 회원가입 없이 매물 검색이 가능하고, 사용자 친화적 디자인과 쉬운 용어, 이미지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디지털 지원 강화를 위한 경영지원 플랫폼 'IBK BOX'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IBK BOX'는 ‘경영 지원 전문가(Business Operation eXpert)’라는 의미로 자금, 경영관리, 판로 등 기업의 다양한 업무를 디지털 방식으로 지원하는 통합 플랫폼이다. 대표 서비스로는 기업 대출신청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대출통로BOX’, 모바일 앱 포스기 ‘BOX POS’ 등이 있다. 최근에는 ‘장부자금관리’, ‘기업홍보관’, ‘비즈톡(Biz-Talk)’ 등의 서비스를 추가했다.
‘장부자금관리’는 전문 회계지식이나 별도의 사용법 학습이 필요 없는 디지털 간편 장부로 매출·매입 거래명세서 등록, 수금 관리, 견적서 발행 등을 손쉽게 할 수 있다. 또한 전 은행권 입출금 계좌 조회, 미수금 현황 조회 등 자금관리 기능도 담아 활용도를 높였다.
‘기업홍보관’은 기업과 상품을 동시에 홍보할 수 있는 디지털 전시관으로 기업 소개, 대표 상품 등 간단한 프로필만 등록하면 기업 전용 홈페이지처럼 활용할 수 있다. 상품 문의, 견적 요청 등이 가능해 신규 거래처 발굴에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기업용 채팅 서비스 ‘비즈톡(Biz-Talk)’은 기업용 채팅서비스로 'IBK BOX' 회원 간 견적서, 발주서 등 업무에 필요한 서류를 편리하게 주고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은 중소기업의 안정적 경영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구매관리 업무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영지원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원비즈플라자’ 구축했다.
원비즈플라자는 국내 금융권 최초로 공급망 관리와 금융 서비스가 연계된 디지털 공급망 플랫폼으로 구매 솔루션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이 별도의 비용 없이 가입해 구매업무를 수행하고 협력사와 실시간으로 협업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신용분석 △보증서대출 지원 △세무·법률·교육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직원관리, 매출매입, 신용등급 조회, 경제동향 분석, ESG 진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인 ‘비즈메이트(BizMate)’를 론칭했다. 비즈메이트는 분야별 전문기업 컨설턴트와 영업점 담당자가 가업승계, 서무/회계관리, 창업지원, 경영컨설팅 등의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금융원에서는 은행의 광범위한 네트워크, 다수의 데이터, 전문인력 등의 자원을 중소기업의 경영 활동에 지원함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발굴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성철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활용해 개별 기업 맞춤형 상품·서비스를 추천할 수 있고, 그룹사 간 유기적인 지원 체계 구축을 통해 시너지를 강화하고, 신규 영업 기회 포착 가능하다"며 "경영 활동의 애로 사항을 해소해 기업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중소기업과 상생함으로써 국가 경제와 기업, 금융권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계기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