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고용 시장 당분간 침체 흐름 지속될 것...전문가들, 경기 침체 우려는 과도
2차 TV토론과 9월 FOMC가 관건...정책과 대선의 불확실성이 영향 미칠 것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 연합뉴스.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영선 기자] 지난주 미국 증시는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고용지표를 통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8월 초 일어난 폭락장의 전조 증상이 다시 나타났다는 우려를 제기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번 경기 침체 우려가 과도하다고 판단하며 향후 대선과 FOMC로 인한 변동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가장 먼저 발표된 8월 ISM제조업지수는 47.2를 기록하며 전월치(46.8)을 웃돌았음에도 불구, 시장 전망치(47.5)를 하회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를 촉발시켰다. 

이어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에서도 경기 둔화 신호가 두드러졌다. 5일 발표된 8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지난달 대비 14만 2000명이 늘어난 16만명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으며 8월 실업률은 4.2%,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2만 7000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6일 발표된 6~7월 비농업 부문 고용수치도 하향 조정되면서 기업들이 필요한 인력만 충원하거나, 교대 근무 감축 등 전반적으로 고용 수준을 제한하려 한다는 움직임이 확인됐다. 

아울러 6일 공개된 민간 노동시장 조사업체 ADP가 집계한 9월 미국 민간기업 고용은 지난달 대비 9만 9000명이 늘어났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14만 4000건을 크게 하회하는 수치로, 지난 2021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다. 

시장은 미국의 고용 시장이 당분간 침체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팬데믹 이전 대비 특별한 요인 없이도 고용시장이 정상화를 넘어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에 제조 업황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으며 서비스업도 고용 비중이 높은 산업 중심으로 둔화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장의 경기 침체 우려가 과도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9월 FOMC에서 금리 인하 결정이 사실상 확정된 만큼, 고용 시장 움직임을 경계할 필요는 있지만 그 밖의 경기 지표가 시장 전망치를 벗어나지 않은 만큼, 미국 경기가 '연착륙' 상태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또한 앞서 발표된 고용 지표에서 해고 없는 고용 둔화 양상이 부각되면서 당장의 침체 가능성은 낮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9월 FOMC의 빅컷(50bp) 인하 기대감도 낮아졌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7일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확인한 위험지표인 자산 밸류에이션이나 차입투자 수준 등은 괜찮은 상태로 위험 요소가 있으나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지금과 같이 유의미하게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었던 것은 놀라운 일이다"며 임금 상승 속도 또한 인플레이션 보다 적절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증권가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대신증권의 이경민 연구원은 최근 시장의 경기 침체 우려가 과도하다고 판단하며, 투자자들이 경제지표 결과를 통해 침체 근거를 찾기보다 이를 기정사실화해 이에 맞는 근거를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 경기가 불안하고 둔화 국면에 진입한 것은 맞지만 아직 경기 침체를 언급할 만한 근거는 부족하며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 심리는 과도하다고 판단하고 그보다는 완만한 경기 둔화를 보일 것이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경제지표가 다소 부진함에 따라 채권금리이나 달러가 하락하면 경기침체 편견이 강해지고 이렇게 강해진 편견은 유가 하락 또는 증시 하락으로 이어지며 가격 변수 하락이 다시 경기침체 편견을 자극하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경기 침체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8월 증시 폭락을 견인했던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완전히 마무리 됐는지의 여부도 주목할 부분이다. 

지난 3일 우에다 일본은행(BOJ) 총재는 경제재정자문회의에서 "물가 전망이 실현된다면 정책 금리를 계속 인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후 엔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시장 변동성이 다시 커진 바 있다. 

이 연구원은 "엔 캐리 청산 압력이 정점을 통과한 상황이고 엔화 강세가 달러 약세에 기인한 부분이 많다는 점에서 압력의 정점 통과 가능성이 있지만, 유동성 위축에 기인한 9월 계절성을 감안할 경우 141~142p를 하회해 이탈 시 증시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엔 캐리 청산의 고리가 재가동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이달 글로벌 증시를 움직일 대형 이벤트는 미국 대선 2차 TV토론과 17일에 예정된 9월 FOMC다. 특히 2차 TV대선 토론이 역사적으로 선거 결정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는 통계가 있는 만큼,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박승영 연구원은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며 이번 ISM제조업지수와 고용지표는 미국 대선 때문에 만들어진 착시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ISM제조업지수가 11월 대선 불확실성을 미리 반영한 것이라면 결과와 무관하게 선거 직후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LS증권의 정다운 연구원도 "정책과 대선의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해당 불확실성이 완화될 수 있는 시기를 가늠해 볼 필요가 있으며 대선은 11월 5일이고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9월 첫 금리인하 후에도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박영선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