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금 비율 최대 2%...기부했으나 미공시 기업도 多
시총 상위 10개 기업 대부분 중하위권...기부 ‘소극적’
한스경제가 2023년 국내 시총 25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사업보고서상 경영성과를 살펴봤다. 분석유형은 재무와 비재무정보로 크게 나눴다. 우선 비재무정보는 지속가능성측면에서 주주환원, DE&I(다양성, 공정성, 형평성), 고용안정성, 환경정보 등 ESG 경영관점에서 지난해 성과를 바탕으로 시계열별·업종별비교를 통해 분석했다. 재무정보는 별도재무제표를 중심으로 매출액, 수익, 현금흐름표 추이 등의 영업활동을 리뷰 했다. 이를 13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아직도 일부 기업들은 기부에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도 준수했고, 새는 돈 없이 순이익도 올랐음에도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실제 시총 상위 10개 기업조차 기부금 순위로는 중하위권에 머무르는 곳도 확인되며, 기부금 순위 하위 10개 기업은 매출이 조(兆) 단위를 넘어도 겨우 몇백만 원 수준에 그쳐 면피에 가까운 기부를 하고 있었다.
기부금 공시를 등한시하는 기업도 있다. 물론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많은 기부를 하고도 공시를 안 할 수도 있지만, 매출에 대비해 ‘찔끔’ 기부가 부끄러워 회피했을 수도 있다. 기부금은 의무 공시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인세 공제를 위해서라도 기부금을 공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기부금 상위 10개 기업은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어 이들 기업과는 사뭇 대비된다.
◆ 상위 기업, 기부 적극 시행...하위 기업은 겨우 몇백만 원
기부금 상위 10개 기업은 기부를 적극적으로 시행해 사회적 책임을 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액 대비 기부금이 1762억으로 1위를 차지했다. 눈에 띄는 점은 주요 계열사 위주로 사내에 ‘나눔 키오스크’라는 기기를 2015년부터 설치해 운영중이다. 사업장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키오스크에 사원증을 태깅하면 한 번에 1000원씩 월급에서 공제돼 기부하는 방식이며, 횟수 제한은 없다.
현대차는 78조338억원의 매출에 기부금액은 1288억원으로 삼성전자의 뒤를 이었다. 기아는 매출액 58조5000억원 대비 905억원을 기부했으며, 한국전력은 85조800억원 대비 739억원을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HMM은 646억원, SK하이닉스는 474억원, 기업은행 354억원, LG생활건강 285억원, 강원랜드는 239억원, 쌍용C&E 230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기부금 하위 10개 기업은 매출액 대비 기부금은 너무나 소소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매출액이 3조원을 넘어섰지만, 기부금은 700만원에 불과했으며, 한국금융지주 역시 1조1489원의 매출에도 기부금은 200만원에 그쳤다.
또 코스모화학은 1598억원 매출에 기부금액은 600만원에 그쳤고, HSPS역시 1790억원 매출에도 기부금액은 500만원이었다.
알테오젠은 835억원의 매출액 대비 기부금액이 400만원에 그쳤으며, 에이비엘바이오는 매출액 636억원에 기부금은 400만원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클래시스 △이수페타시스 △케어젠 △솔루엠 등도 기부금이 100만원에 그쳤다.
◆ 시총 상위 10대 기업, 기부금 순위는 중하위권...미공시 기업도
시총 상위 10개 기업의 기부금 순위는 대부분 중하위권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는 27조6400억원의 매출에 기부금액은 474억원으로 기부금 상위 기업과는 대비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매출 2조9388억원인데 기부금은 23억원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기아 905억원, 네이버는 786억원. LG화학은 147억원이다.
특히 포스코홀딩스는 1조4541억원의 매출에도 기부금은 3억5000만원에 그쳤다. 다만 철강 자회사인 포스코는 지난해 521억원을 기부금했고,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의 기부금까지 합하면 총기부금은 524억5000만원이다.
기부했으나 사업보고서에 공시하지 않은 기업도 많았다.
대표적으로 LG전자가 있다. LG전자 IR 담당자는 <한스경제>와의 통화에서 “기부금은 사업보고서 의무 공시 대상이 아니어서 공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도 마찬가지로 각각 20조2093억원, 19조811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사업보고서에 기부금을 공시하지 않았다.
한화 역시 지난해 매출 7조1864억원, KG모빌리티 3조7800억원이었지만, 기부금액은 따로 명시하지 않았고 한화오션도 7조4260억원의 매출에도 기부금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외에도 △삼성생명 △삼성중공업 △코웨이 △현대해상 △CJ △아모레G △호텔신라 △팬오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포함한 9개 기업이 준수한 매출액을 기록했으나 사업보고서상 기부금을 따로 공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매출액은 높지만 기부는 적게 하는 기업도 많았다.
SK이노베이션은 2조4894원의 매출에도 기부금액은 1억5700만원, 두산에너빌리티는 6조6519억원에 기부금 4억6100만원에 그쳤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3조가 넘는 매출에도 기부금은 1억7100만원에 불과했다.
에코프로머티는 9525억원 매출에 기부금액은 5100만원에 불과했고, 엘앤에프 역시 4조6000억원에 달했지만, 기부금액은 2억원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외에도 △솔루엠 △SK네트웍스 △대덕전자 △에비엘바이오 △SK오션플랜트 △동원시스템즈 △명신산업 △두산테스나 △대한유화 등이 매출액 대비 기부금이 적었고 씨젠과 코스모신소재는 매출액(별도)은 공개했으나 기부금은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국장은 “기업에서 기부금이 발생하면 법인세 공제를 위해서라도 보통 공시 한다”면서 “기부액이 소액이거나 현물 기부인 경우에 공시에서 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 기부금은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기후환경 문제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하는 데 기여하기 때문에 기업 기부금은 계속해서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연수 기자 yshi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