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남극, 이례적인 겨울 폭염...평년 50도 이상 상승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 연구팀, 2030년 대서양 해류 시스템 붕괴 추정
“AMOC 붕괴 시 기후·날씨 변화시킬 수준의 ‘대재앙’ 될 것”
남극의 이례적인 폭염으로 평년 기온이 50도 이상 상승했다. 또한 세계 기후 시스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심층 해수 순환 시스템 중 하나인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AMOC)'이 2037~2064년에 붕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 사진=연합뉴스
남극의 이례적인 폭염으로 평년 기온이 50도 이상 상승했다. 또한 세계 기후 시스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심층 해수 순환 시스템 중 하나인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AMOC)'이 2037~2064년에 붕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남극에 때아닌 겨울 폭염이 찾아 왔다. 이로 인해 평년 기온이 섭씨 영하 50도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2030년 대서양의 중요한 해류 시스템이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해수면 상승과 해류 시스템 붕괴로 심각한 기후재앙을 맞이해야 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미국 CNN은 4일(현지시간) 남극에서 폭염으로 평년 기온이 50도 이상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7월 중순부터 남극의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이 평년보다 섭씨 약 28도 이상 상승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런 비정상적인 따뜻함이 8월 초까지 이어질 것이라 예상했다.

동남극 일부 지역의 평균 기온은 섭씨 약 영하 50~영하 60도 사이이지만, 현재는 영하 약 25~영하 30도 사이를 보인다. 여전히 영하권에 머물고 있지만, 평소 동남극의 겨울 조건보다 훨씬 따뜻하다. 남극의 혹한 겨울이 사라진 것이다.

문제는 해수면 상승이다. 지구의 얼음 대부분이 동남극에 저장돼 있고, 모두 녹는다고 가정할 시 전 세계 평균 해수면을 약 45m 이상 상승시킬 수 있다. 특히 ‘운명의 빙하’로 알려진 작은 빙하조차 녹으면 해수면은 약 3m 더 상승시켜 전 세계 해안 지역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위스콘신-매디슨 대학의 기상학자인 데이비드 미콜라이치크는 “앞으로도 남극에 폭염이 더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로 인해 남극 대륙의 빙하가 더 취약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극 대륙의 얼음이 녹으면 전 세계 기후에 큰 영향을 끼친다. 유럽연합(EU)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서비스(C3S)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지구에서 가장 더운 날을 기록한 것도 남극의 폭염이 영향을 미쳤다.

극지방의 빙하가 녹으면, 성층권에서 회전하는 차가운 공기와 저기압의 띠인 극소용돌이가 줄어들면서 지구 전체의 기온 상승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이 에이미 버틀러 박사는 “7월 하순에 시작된 극소용돌이 현상이 8월 초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지표면 온도가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세계 기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대서양 해류 시스템이 2030년대에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는 섬뜩한 경고도 나왔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 연구팀은 세계 기후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심층 해수 순환 시스템 중 하나인 ‘대서양 자오선 역전 순환(AMOC, 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이 2037~2064년에 붕괴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AMOC는 컨베이어 벨트처럼 남반구와 열대 지방에서 따뜻한 표면수를 차가운 북대서양에 분배한다.

그러면 더 차갑고 염분이 많은 물이 가라앉아 남쪽으로 흐른다. 이 메커니즘은 남반구의 일부가 과열되는 것을 막고, 북반구의 일부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추워지는 것을 막는다. 동시에 해양 생태계에서 생명을 유지하는 영양소를 분배한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로 그린란드의 얼음이 녹으면서 막대한 양의 담수가 북대서양으로 흘러 들어가 AMOC를 방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학자들은 또한 AMOC가 붕괴하면 세계 일부 지역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고, 기후와 날씨를 바꿀 수준의 대재앙이 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경고한다.

연구진은 “AMOC가 붕괴하면 세계 기후에 거대한 충격이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공동 저자인 레너 판 베스텔 위트레흐트대학 해양·대기 연구원은 “전 세계에 폭염, 가뭄, 홍수 등 기후변화의 모든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며 “여기에 AMOC까지 붕괴하면 기후는 더욱 왜곡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AMOC가 붕괴할 경우, 북극의 얼음이 100년 뒤에는 잉글랜드 남부 해안까지 내려올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 북미의 평균 기온은 급격히 떨어지고, 아마존 열대 우림은 건기가 우기가 되고 우기가 건기가 되는 등 계절이 완전히 역전될 수 있다.

다만 연구팀은 2050년까지는 AMOC가 붕괴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독일 포츠담 대학의 물리해양학자인 스테판 람스토르프는 “우리는 AMOC 붕괴를 피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외부 동료 연구원의 심사 결과를 거쳤으나, 아직 관련 저녈에는 발표되지 않았다.

 

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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