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형산불만 89건...지난 10년간 평균 상회
산불기간 최대 석달 남아..."지금부터 심각해질 것"
"고온 계속될 것, 화재 가능성 더 커져" 
올해에만 미국 내에서 발생한 화재건수가 3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캐나다 서부 재스퍼시에서 발생한 산불. / 사진=연합뉴스. 
올해에만 미국 내에서 발생한 화재건수가 3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캐나다 서부 재스퍼시에서 발생한 산불. /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미국 전역이 새카맣게 물들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대형 산불 90여건이 발생하는 등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이 더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인용한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올해 발생한 산불은 총 2만8000여건으로, 대형 산불만 90건에 달했다. 잿더미로 변한 면적은 약 450만에이커(약 22만㎢)다. 이미 지난 10년 동안의 평균을 상회, 지난해 피해규모를 넘어섰다. 

북미 전역에서는 거의 매일 산불이 나면서 연기와 재 등이 토론토를 시작으로 뉴욕까지 퍼져 나갔다. 전문가들은 기존과 다르게 빠르게 번지는 산불로 인해 주택은 물론 농장과 숲이 타버렸다고 분석했다. 

더구나 산불 정점 기간이 한 달 이상 남았기 때문에 올해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의 기후과학자인 대니얼 스웨인(Daniel Swain)은 "이번 산불 기간 내 모든 부분은 지금부터 심각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존 석달이었던 산불 기간 역시 올해는 최대 2배 가까이 길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통상 6~7월에 시작되던 산불 기간은 가을 중반까지 이어진다. 그러나 올해는 기후변화로 악화된 열파와 극심한 기상 현상이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기존 경로와는 달라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산불 기간 초반에 발생했던 서부 지역의 화재건수 증가에 대해 걱정했다. 지난 3일 기준 89건의 대규모 화재가 났고, 태평양 북서부와 캘리포니아주에서 집중 발생했다. 

지난해에도 기록적인 산불 기간을 겪은 캐나다에서는 발생 지역이 줄어들었지만 발생건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 1일에만 캐나다 전역에서 약 36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미국 서부 지역의 경우 극심한 더위로 인해 산불이 심화됐다. 건조함이 악화되면서 산불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또한 지난달 초에는 캐나다 로키 산맥의 관광도시인 재스퍼시에는 100년 만에 최악의 산불이 덮쳤다. 도시 건물의 3분의 1 이상이 사라졌고, 주민과 방문객들에게는 대피령까지 내려졌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같은 시기에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약 4000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미국합동화재센터(NIFC)는 "향후 몇 달 간 고온이 계속될 전망"이라며 "화재 발생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비교적 습한 날씨에 산불이 이어지면서 덤불이 더 많이 자라고 있다. 이는 산불이 더 커지도록 부추기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산불 발생 빈도가 잦아지면서 모든 화재 진압은 불가능해졌다. 캘리포나 소방당국에 따르면 공원에서 발생한 화재에만 6000여명이 투입돼 화재 진압에 나섰다. 또 다른 지역의 산불에는 수 천명이 화마와 싸우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의 산림 환경연구소 교수인 크리스 필드(Chris Field)는 "화재가 나면서 생태계에는 실질적 이점도 있다"며 "그러나 연기에 노출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현재로는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스웨인 박사는 "기후가 따뜻해지면서 화재 발생건수가 많아지는 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온난한 날씨로 인해 몇 년 후에는 (빈도가) 늘어나는 현상은 자연스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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