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2년 만에 적자 전망…영업손실 14억원
‘쓰론 앤 리버트’, ‘배틀크러쉬’ 등 신작도 흥행 부진
엔씨소프트 사옥 전경./ 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 사옥 전경./ 엔씨소프트 제공

[한스경제=김정연 기자] 국내 대형 게임사 엔씨소프트가 암울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잇따른 신작 흥행 실패와 리니지 지식재산권(IP) 매출 하락으로 12년 만에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3864억원, 영업손실 1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2년 2분기 영업손실 76억원을 기록한 후 12년 만의 적자다. 매출도 2022년 1분기(7903억원)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경신한 후 9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엔씨소프트가 2분기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SK증권은 엔씨소프트의 올해 2분기 매출을 3920억원, 영업손실을 63억원으로 예상했으며, KB증권은 매출 3804억원, 영업손실 60억원을 전망했다. 한화투자증권과 대신증권 역시 각각 영업손실 72억원, 114억원을 예상했다.

엔씨소프트의 실적 부진 원인으로는 핵심 IP인 리니지 시리즈의 매출 하락과 연이은 신작 흥행 실패로 분석된다. 엔씨소프트는 10여년간 리니지 IP 게임을 기반으로 충성도 높은 이용자들의 과금을 유도해 매출을 끌어왔다. 그러나 경쟁작 출시와 과금 유도에 대한 피로감으로 이용자가 이탈하면서 매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모바일 리니지 3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8% 줄어든 2377억원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부터 내놓은 신작들도 시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9월 내놓은 퍼즐 게임 ‘퍼즈업 아미토이’의 서비스를 오는 8월 28일 종료한다. 출시 당시 프로야구 구단 NC 다이노스, 세븐일레븐 등과의 협업으로 게임을 홍보했으나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국내에 처음 선보인 ‘쓰론 앤 리버티(TL)’의 부진도 이어갔다. TL 출시 당시 업계의 관심을 끌어모았지만, 지속된 유저 이탈로 출시 한 달 만에 서버를 통폐합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출시된 TL은 여러 차례 업데이트에도 반등하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4월 글로벌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에서도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평가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지난달 얼리엑세스(미리해보기)로 공개한 ‘배틀크러쉬’도 사실상 흥행 부진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배틀크러쉬’는 게임 플랫폼 사이트 ‘스팀’에서 긍정 평가가 44%에 그치며 아쉬운 성적을 보이고 있다.

신작 게임의 잇따른 부진으로 엔씨소프트는 최근 창사 이후 가장 큰 위기에 빠졌다. 이에 따라 대규모 구조조정과 분사 등을 진행 중이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연말까지 전체 인력 중 10%를 정리할 계획이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엔씨소프트의 전체 직원 수는 5023명이다.

이에 게임업계는 엔씨소프트가 다음달 28일 출시 예정인 ‘호연’으로 가시적 흥행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호연’은 엔씨소프트 자체 IP인 ‘블레이드 앤 소울’을 재해석한 모바일·PC 온라인 신작이다. 실시간 필드 전투와 턴제 덱 전투 모드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엔씨소프트는 ‘호연’ 사전예약을 진행하며 출시 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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