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세계 경제 ‘인재 모시기’ 치열 전망
구조개혁, 정치적 의지와 대중 공감대 관건
[한스경제=조나리 기자] 주요국 경제계는 올 하반기 세계 경제가 글로벌 불확실성에 적응하며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에너지와 운송 공급망 불안성이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OECD 기업산업자문위원회(BIAC, Business and Industry Advisory Committee at OECD)가 회원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 경제정책 조사’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BIAC는 민간 주도 성장을 목표로 기업 및 산업계를 대표해 OECD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1962년 설립됐다. 한경협은 1996년부터 BIAC 한국 대표 회원기관으로 활동 중이다. 이번 조사는 OECD 회원국 GDP의 99.9%를 차지하는 37개 국가 대표 단체가 참여했다.
조사 결과 각 회원국 대표 경제단체 59%는 올 하반기 경영환경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지역 갈등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으로 에너지와 운송 부문의 타격을 우려했다.
하반기 글로벌 거시경제 전망에서 가장 우려되는 요소로는 ‘지정학적 갈등’이 73%로 가장 높았다.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영향이 가장 큰 부문으로는 과반 이상이 ‘에너지’(75%)와 ‘운송’(64%)을 꼽았다. 특히 운송 부문의 경우 지난해 같은 조사(13.8%) 대비 무려 50.2%p나 증가했다. 전쟁 장기화가 운송비 부담과 납품 지연, 물류 불확실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BIAC은 이에 대해 “지정학적 갈등이 인프라 개발과 국경 간 무역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운송장비 제조에 대한 영향까지 고려하면 동유럽에서는 물류 뿐 아니라 관련 장비 교역에 대한 상당한 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구조개혁, 핵심과제지만 정치적 의지 부족”
하반기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과제로는 ‘규제개선’이, 구조개혁 장애요인으로는 ‘정치적 의지 부족’이 지적됐다.
OECD 회원국 경제단체들은 하반기 기업환경에 대해 81%가 ‘약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 경쟁력 요인 중에는 규제환경(10%)과 노동력 및 기술발전(18%)의 개선이 가장 더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금융 재원 접근(73%) △디지털 기술 도입(71%) △인프라 투자(65%) 등은 하반기에 개선될 기업 경쟁력 요소로 꼽혔다.
BIAC은 “세계 각국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낮은 응답률을 보인 규제개선 및 노동력 문제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OECD 회원국 경제단체들은 구조개혁이 필요한 부문(복수응답)으로 △디지털 전환과 인프라(75%) △인적자원(68%) △공공 인프라(62%)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특히 인적자원 투자가 지난해 같은 조사 대비 30%p 상승, 글로벌 경제에서 인재 모시기가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BIAC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디지털화 등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가 일어나면서 기업들이 필요한 노동력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글로벌 노동력 부족 현상을 ‘2024년 기업들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 Top 10’중 하나로 선정한 바 있다.
구조개혁 추진의 장애요인(복수응답)으로는 ‘정치적 의지 부족’(78%)과 ‘개혁에 관한 대중의 부정적 인식’(63%)이 주로 지적됐다. 특히 대중의 인식 부족을 꼽은 응답은 지난해 8%에서 올햐 63%로 치솟아 주목된다. BIAC은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강력한 구조개혁 추진력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대중의 참여를 유도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공급망 교란 등 전례 없는 환경에서도 세계 경제가 회복력을 보이고 있지만, 완전한 회복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성장 모멘텀이 필요하다”라며 “대내적으로는 규제개혁을 통한 기업 경쟁력 강화와 대외적으로는 지정학적 갈등 등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와 인재확보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나리 기자 hansjo@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