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성에 대한 인식과 감축 노력 부족 지적
“스코프 3 배출량 관리는 탄소중립 달성에 매우 중요”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글로벌 기업 대부분이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량(스코프 3, Scope 3) 감축 목표가 없거나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스코프 3에 대한 인식과 이를 감축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탓이다. 스코프 3를 정량화하고 감축 목표를 세우는 등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현지시간)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스코프 3 업스트림: 큰 도전, 심플한 해결책(Scope 3 Upstream: Big Challenges, Simple Remedies)'이란 제목의 공동 보고서를 발표했다.
스코프 3 배출량은 기업 운영으로 배출되는 스코프 1과 2보다 26배 더 많다. 제조, 소매, 재료 부문에서 보고된 스코프 3 배출량은 2022년 유럽연합(EU)에서 배출된 총이산화탄소 양의 1.4배에 달했다.
지난해 스코프 3 배출량을 공시한 기업이 24% 증가했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스코프 3를 간과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CDP를 통해 스코프 3를 공시한 기업은 단 1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특히 “기업들은 스코프 3보다 스코프 1, 2 배출량을 측정할 확률이 2배 더 높고, 이에 대한 감축 목표를 설정할 확률이 2.4배 더 높다”며 스코프 3 감축 목표 설정이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또한 기업의 스코프 3에 대한 인식 부족과 이를 감축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1차 데이터 수집이 어렵고, 잘못된 배출 계수 접근 방식을 사용하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기업이 스코프 3를 부분 공개하는 데 1~1년 6개월, 전체를 정보를 공개하는 데 1~3년, 스코프 3 배출량 감소를 확인하는 데 최대 3~5년이 걸린다”며 “이제 막 보고했고, 협력업체와 협력하기 시작한 기업은 이 목표를 설정하는 데 최소 2~3년이 걸릴 것이며, 의미 있는 감축은 2028년에야 실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코프 3 배출량 관리는 탄소중립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가치 사슬 전반에 걸쳐 협업, 혁신, 책임을 추진하고 탈탄소화 노력을 가속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보고서는 기업의 스코프 3 목표 설정을 도울 방법을 제시했다.
먼저 기업 내 ‘기후 책임위원회’를 설립하는 방안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이사회의 기후 감독은 수탁 책임 이행이 핵심”이라며 “기후대응에 대한 책임은 이사회에서 시작해 조직 전체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특히 기후 책임위원회가 있다면 스코프 3 감축 목표를 설정과 할 가능성이 4.8배 더 높아지고, 공급업체에도 같은 수준의 요구를 할 가능성이 3.4배 더 높아진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다음으로 협력기업과 함께 목표를 설정하라고 밝혔다. 공급업체와 함께 협력하는 기업은 스코프 3 감축 목표를 가질 가능성이 6.6배 더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아직 협력사의 참여를 끌어내지 못했다. 기업 10곳 중 4곳만이 기후관련 문제에 대해 협력사가 참여하고 있다.
또 스코프 3 목표를 설정한 2191개 기업 4곳 중 1곳은 협력사가 참여하지 않아 스코프 3 감축 목표를 완화했다.
보고서는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려면 협력사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센티브, 기후 교육, 금융 프로그램 등을 활용한다면 협력사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내부탄소가격 설정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내부탄소가격을 설정하면 재무제표를 통해 기후변화에 발맞춰 비즈니스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어 조직 전체의 기후 비용 투명성이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부탄소가격제를 시행하면 파리기후협약에 맞춘 스코프 3 감축 목표를 설정할 가능성이 3.7배 높아지고, 모든 비즈니스 결정에 의무적으로 적용되면 그 가능성이 4.1배 더 높아진다. 따라서 기업이 스코프 3 감축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이사회가 공정한 내부 가격을 요구해야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투자자가 기업에 스코프 3 공개를 요구하고, 밸류에이션에 투명하게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는 스코프 3 위험에 대해 적절한 가격을 책정할 책임이 있지만, 이를 요구하고 있지 않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따라서 위험 보상에 대한 정확하고 공정한 평가가 결정되도록 요구해야 기업이 스코프 3 배출을 관리하고 관련 조치 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다이애나 디미트로바 BCG 매니징 디렉터는 “기업과 투자자의 스코프 3 배출에 대한 책임과 인센티브는 위험 관리에서 시작된다”며 “이사회는 스코프 3 배출 위험을 정량화하고 이를 관리해 기업이 스코프 3 목표를 세우고 감축까지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연수 기자 yshi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