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그린피스, 동아시아 14개 빅테크 RE100 달성시 24조원 절감 전망
SK하이닉스 2조3154억원, 삼성디스플레이 1조8842억원, LG디스플레이 1조6689억원
RE100(재생에너지 100%)이 국제 무역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RE100을 달성할 경우 그 해 경제적 편인만 14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 연합뉴스
RE100(재생에너지 100%)이 국제 무역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RE100을 달성할 경우 그 해 경제적 편인만 14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RE100(재생에너지 100%)이 국제 무역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RE100을 달성할 경우 그 해 경제적 편익만 14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또 SK하이닉스는 2조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각각 1조9000억원, 1조7000억원의 경제적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최근 발표한 ‘동아시아 전자산업 공급망의 재생에너지 채택에 대한 비용-편익 분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동아시아 13개 주요 전자기업이 2030 RE100을 달성했을 때 삼성전자의 환경적, 경제적 편익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대상 기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입신정밀, 고어텍, 폭스콘, 페가트론,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AUO, BOE, UMC, 이노룩스 등이다. 이번 연구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테크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전환이 환경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얼마나 큰 이익을 가져오는지 살펴보기 위해 비용편익분석(Cost-Benefit Analysis, CBA) 기법이 적용됐다.

재생에너지 비용-편익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는 2030년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달성하면 감축하게 되는 온실가스양은 1억4859만t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2021년 서울시 온실가스배출량(4594만t)의 3배를 넘는 양이다. 또 삼성전자가 2030년 한 해에 절감할 수 있는 경제적 편익은 114억1743만달러(14조4000억원)에 달해 13개 기업중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만 TSMC가 그해 거둘 수 있는 5억4092만달러(6821억원)의 21배에 달하는 규모다.  

SK하이닉스는 13개 분석 기업 중 두 번째로 경제적 편익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SK하이닉스는 2030 RE100 달성이 실현되면 2030년 18억3327억달러(2조3154억원)의 경제적 편익을 얻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경제적 편익은 각각 14억9186억달러(1조8842억원), 13억2143억달러(1조6689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결과적으로 경제적 편익 1~4위 모두를 한국 빅테크기업이 석권한 셈이다. 

분석대상을 13개 기업 전체로 확장하면, 이들 기업이 2030년 100% 재생에너지 전력을 사용할 경우 감축하는 온실가스양은 2022년 네덜란드 연간 온실가스 총 배출량 1억6785만t 보다 커 모두 190억9000만달러(24조1106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연구보고서의 저자 둥량(董亮) 홍콩시립대 에너지환경학부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것이 기업에 비용부담을 가중시킨다는 통념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소세 도입, 화석 연료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화석연료 사용의 대가가 점점 더 커지며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전환에 성공하는 제조업체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뿐만 아니라, 경제성 측면에서도 실질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달성하며 각 사가 얻을 잠재젹 배출량과 경제적 비용 절감 효과 / 그린피스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달성하며 각 사가 얻을 잠재젹 배출량과 경제적 비용 절감 효과 / 그린피스

그린피스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전자산업 공급망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동시에 인공지능, 첨단 반도체 제조, 사물인터넷 등의 확대로 가장 빠르게 전력 소비량이 늘어나는 분야기도 하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2030년 반도체 제조업에서 소비되는 전력량만 237TWh(테라와트시)에 이를 전망으로 호주의 연간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 양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양연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전자산업에 필수적인 반도체 제조 공정은 매우 높은 전력 소모가 필요한데 현재의 전력생산 구조에서는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재생 에너지로의 전환이야 말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로 태양광,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원은 발전설비 설치 후 에너지원을 얻는 데 거의 비용이 들지 않고 환경 측면으로도 지속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TSMC가 계획대로 2040년 RE100을 달성하면 삼성전자는 용인 국가산단 가동 시점부터 이미 TSMC와의 경쟁에서 뒤처지게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LNG와 같은 화석연료를 계속 사용하는 것은 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른 기회비용 수십조원을 모두 포기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용인 국가산단 내 LNG 발전소 건설 계획을 취소하고 삼성전자와 함께 재생에너지 중심의 ‘탄소중립’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그는 제언했다.

권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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