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재무·비재무적 지원 박차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우리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대내외 경기 부진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은행권은 금융 지원은 물론, 디지털과 ESG 등 경영 전반에 전방위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등, 금융권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전체 법인 수의 98%, 고용 규모의 68%에 이를 정도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침체와 고금리로 인한 비우호적인 환경으로 인해 경영 전반에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 부진으로 인해 중소기업의 매출증가율은 역성장을 기록했으며, 물가·금리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로 순이익이 감소하고,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지난해 대비 매출증가율을 보면,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지난 2020년 10% 이상 감소했으며, 2021년에는 5%대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1월 말 기준으로 예금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을 보면, 2022년 1월 말 0.29%였던 것이 지난해 1월 말에는 0.39%까지 올랐으며 올해 1월 말에는 무려 0.21%p 오른 0.60%까지 치솟았다.
중소기업의 경영난은 주로 금융 및 재무적 요인에 기인하지만, 인력난 등과 같은 비재무적 요인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50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경영난의 주요 요인으로 △수요 위축(47.4%) △인건비 상승(31.7%) △금리 인상(30.9%) △자금조달 곤란(29.7%) △원자재 가격 상승(24.5%) △인력난 심화(22.5%) 등을 꼽았다.
재무적 요인에 따른 중소기업 경영난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 프로그램(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중소기업 정책자금 등)에도 디지털 전환 지연, 인력 부족에 따른 경영관리 업무 부담과 같은 비재무적 요인으로 인한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은행권은 금리 인하·특별 금리 우대와 같은 재무적 지원은 물론, 경영관리·인력관리·ESG 등의 비재무적 부분까지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방위적 지원에 나서고 있다.
먼저 IBK기업은행은 최근 창원특례시와 동행지원 업무협약을 통해 고금리 및 경기둔화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의 금융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IBK기업은행은 창원특례시의 이자지원금을 통해 3년간 총 1200억원 규모의 대출한도를 조성, 기업당 최대 4억원의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창원특례시가 대출금리 2.5%p를 감면 지원하고, IBK기업은행과 보증기관이 보증료를 최대 1.2%p까지 지원한다.
또한 중소기업의 이자부담 완화를 위해 '중소법인 금융비용 경감 특별프로그램'을 통해 대출금리 5%를 초과하는 기존 보유대출에 대해 최장 1년간 대출금리 5%까지(단, 최대 감면폭은 2%p로 제한) 감면 지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출금리가 6.5%와 7.5%인 경우, 각각 5%와 5.5%로 감면 받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5월부터 'IBK중기근로자 우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 주요 내용은 중기근로자의 재직기간이 오래될수록 대출금리는 최대 0.7%p를 추가 감면하고, 적금금리는 최대 1.2%p까지 우대하는 ‘금융지원 프로그램’과 휴가비, 문화복지바우처, 워케이션 등을 지원하는 ‘복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중기근로자 8만 7000여 명에게 약 100억원의 금융 및 복지혜택을 제공했으며, 올해도 우대 내용을 확대·개선해 근로자에 대한 우대 혜택을 지속한다.
토스뱅크는 중소기업을 위한 비대면 디지털 금융 지원 활성화에 나선다. 토스뱅크와 기술보증기금과 업무협약을 통해 △비대면 금융지원 플랫폼 구축 △비대면·디지털 금융상품 공동개발 △기업 데이터 교류 및 네트워크 구축 등 중소기업을 위한 디지털·플랫폼 기반의 통합 금융서비스 제공을 추진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중소기업의 ESG 경영 지원을 위한 ESG 컨설팅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중소기업이 글로벌 ESG 규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전문 ESG 컨설팅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ESG 경영체계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ESG 전문인력 3명을 영입해 기존 기업컨설팅팀을 ESG·법률·회계 등 전문가 총 10명으로 구성된 '기업ESG컨설팅팀'으로 확대 개편하고 △ESG △재무·세무 △기업승계 △M&A 등 종합 컨설팅 서비스를 시행한다.
특히 '기업ESG컨설팅팀'의 ESG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ESG 컨설팅 서비스는 △ESG 정밀진단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ESG 내재화를 위한 임직원 교육 및 세미나 개최 등 중소기업의 규모·업종·사업별로 나눠 맞춤형 서비스로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국내 최대 규모의 취업박람회인 '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을 통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인건비 및 금융비용 부담 완화를 위한 실질적인 혜택을 지원한. 채용 정규직원 1인당 100만원(기업당 연간 최대 1천만 원)의 채용지원금과 함께 신규대출 신청 시 최대 1.3%p의 금리우대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하나·신한은행 등은 중소기업의 공급망 확충, 원활한 사업승계 등을 위해 자체적으로 플랫폼을 구축했다.
먼저 우리은행은 중소기업의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권 최로로 공급망 금융 플랫폼인 '원비즈플라자'를 출시했다. 디지털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구매 △공급 △금융 등 여러 솔루션을 제공하며, 최근에는 △공개 입찰 △예산관리 △공급사 탐색 △역경매 △다자간계약 △세금계산서 역발행 △시스템 UI/UX 개선 등을 추가 및 진행했다. 아울러, 우대금리 포함 최고 연 6% 금리를 제공하는 적금 상품까지 선보였다.
우리은행은 꾸준한 원비즈플라자 기능 개선과 콘텐츠 확대로 회원사와 임직원을 아우르는 상생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IBK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의 기계·설비매매 탐색비용을 감축하고, 사업 편의성 향상을 지원하기 위해 ‘기계거래BOX’를 운영하고 있다. 기계·설비 판매 또는 구매 희망 기업이 수수료 없이 쉽고 편하게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IBK기업은행과 기존에 거래가 없어도 개인·기업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회원가입 없이 간편하게 매물검색을 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 및 이해하기 쉬운 용어와 이미지를 활용해 디지털 거래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도 쉽게 이용 가능하고, 간편 검색어 기능을 통해 매물검색의 편의성도 높였다. 최근에는 기계거래BOX’에 대출신청 기능도 도입했다.
신한은행은 직원관리, 매출매입, 신용등급 조회, 경제동향 분석, ESG 진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인 ‘신한 비즈메이트(신한 BizMate’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직원관리 등 인사관리 △우리회사 및 거래처 신용등급 무료 조회 △ESG 자가진단 및 컨설팅 신청서비스 등을 제공해 중소기업의 다양한 경영관리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다만 은행권 디지털 플랫폼의 경우 분절된 시장 구조로 인해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기업이 많아 관련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대형은행에서 자체적으로 중소기업 지원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했으나, 서비스 존재 여부를 모르거나, 금융권과 관계가 약한 기업의 경우 이용이 제한적인 한계점이 존재한다"며 "공공기관에서 제공하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과의 연계, 적극적인 홍보 등 지원 서비스에 대한 중소기업의 접근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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