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우리종금·포스증권 합병으로 증권업 진출
롯데손보 인수전에도 참여
우리금융그룹이 숙원 사업으로 꼽혔던 비은행 부문 M&A를 통해 그룹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스경제 DB 
우리금융그룹이 숙원 사업으로 꼽혔던 비은행 부문 M&A를 통해 그룹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스경제 DB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M&A를 통해 숙원 사업으로 꼽혔던 비은행 부문 강화에 나서며 그룹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올 1분기에 4대 금융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당기순이익이 1조원을 넘지 못하며 가장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KB금융을 비롯해 신한금융이나 하나금융이 적극적인 M&A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금융은 주요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증권·보험사가 없어 규모의 경제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이에 지난해 취임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비은행 부문 강화를 천명했으며 M&A 시장을 꾸준히 모색한 끝에 합병 방식으로 증권사를 품게 됐으며, 보험사 인수에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달 이사회를 통해 자회사인 우리종합금융(이하 우리종금)과 한국포스증권(이하 포스증권)을 합병하고, 합병법인을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결의했다. 양사는 금융위원회의 합병 인가등 절차를 밟아 올해 3분기 내에 합병증권사를 출범하고 영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이로써 우리금융은 지난 2014년 6월,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한 이후 10년 만에 다시 증권업에 진출하게 됐다. 

포스증권은 온라인 펀드상품을 주로 판매하는 소형 증권사로 합병법인의 자기자본은 1조 15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증권사 자기자본 10위인 대신증권(2조 8500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에 임 회장은 증권사 추가 인수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한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자기자본을 키우기 위해 증권사 추가 인수나 증자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보험사 인수에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 4월, 롯데손해보험 매각 주간사인 JP모건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상황이다.  

다만 본 입찰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 대주주인 JKL파트너스의 희망 매각가는 최소 2조원에서 최대 3조원으로 알려진 가운데 우리금융은 오버페이는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임 회장은 "판매사가 원하는 가격이 아니라 우리가 원하는 가격을 써낼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금융의 M&A 투입 여유자금은 1조 8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M&A는 내부에서도 정보를 공유하고 있지 않다"며 "내부실사 상황, 희망 인수 가격 등은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24년 1분기 KB·신한·하나금융, 증권·보험사 당기순이익 현황  /한스경제 
2024년 1분기 KB·신한·하나금융, 증권·보험사 당기순이익 현황  /한스경제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 강화는 손태승 전 회장 시절부터 그룹의 숙원 사업이었다. KB· 신한·하나금융그룹과 비교해 주력사인 은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증권과 보험사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이에 그룹 순이익 경쟁에서도 늘 뒤처져 있었다. 

우리금융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9.76%가 감소한 824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에 이어 또 다시 4대 금융그룹(△신한금융:1조 3215억원 △KB금융:1조 491억원 △하나금융:1조 340억원) 가운데 유일하게 1조원 미만의 실적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KB·신한·하나금융 등이 많게는 8600억원대, 적게는 1700억원대의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충당부채를 떠안고도 당기순이익 1조원을 넘겼으나, 우리금융은 4대 금융그룹 가운데 관련 충당금이 가장 미미한 수준(약 75억원)임에도 당기순이익 1조원은 커녕, 9000억원대도 넘지 못했다.  

우리금융이 주요 금융그룹과 실적 경쟁에서 이처럼 고전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사업포트폴리오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2019년 지주사 재출범 이후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출범 첫해 우리자산신탁·우리자산운용·우리글로벌자산운용을 인수했으며 2020년에는 우리금융캐피탈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을 각각 인수했다. 그리고 2022년에는 부실채권 투자 전문회사인 우리금융F&I를 출범하며 몸집을 불려 왔다. 

하지만 비교적 몸집이 크고 주력사인 은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증권사와 보험사의 인수는 지지부진했다. 임 회장이 취임 당시 "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조속히 확대하겠다"고 밝혔으나 올해 1분기까지 유의미한 성과물은 없었다. 

반면 KB금융을 비롯해 신한금융이나 하나금융은 적극적인 M&A를 통해 증권과 보험 부문을 강화하며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현대증권(현 KB증권),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을 인수하는 등, 경쟁력 있는 비은행 계열사를 성공적으로 합병 및 완전 자회사화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2018년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현 신한라이프)을 인수한 이후 아시아신탁(현 신한자산신탁)과 네오플럭스(현 신한벤처투자), 카디프손해보험(현 신한EZ손해보험) 등을 차례로 품었다. 

하나금융 역시 지난 2020년에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해 하나손해보험으로 전환했으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생명보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해 M&A도 꾸준히 검토하고 있다.

우리금융이 증권사에 이어 보험사까지 품게 된다면 4대 금융그룹이 '리딩금융' 타이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해 1분기의 경우, ELS 사태 배상 규모에 차이는 있지만 우리금융과 KB·신한·하나금융의 당기순이익 격차는 작게는 2000억원, 많게는 5000억원 규모다. 

 KB·신한·하나금융 이들 3사가 올해 1분기에 증권·보험사로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은 최대 6000억원, 최소 920억원 규모다.

△KB금융이 5936억원(KB증권 1980억원·KB손해보험 2922억원·KB라이프 1034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서 △신한금융 2290억원(신한투자증권 757억원·신한라이프 1542억원·신한EZ손해보험 9억원 순손실) △하나금융 2920억원(하나증권 899억원·하나생명 45억원·하나손해보험 24억원 순손실) 순으로 나타났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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