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무협 설문, 수출기업 6곳중 1곳 RE100 이행 요구 받아
중소기업 RE100 대응 어려워 거래처 변경·거래 중단도 고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통상연구원)이 수출실적 100만달러 이상 제조기업 610개사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발간한 ‘제조 수출기업의 RE100 대응 실태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16.7%(103개사)는 국내외 거래업체로부터 RE100 이행 요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 한국RE100협의체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통상연구원)이 수출실적 100만달러 이상 제조기업 610개사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발간한 ‘제조 수출기업의 RE100 대응 실태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16.7%(103개사)는 국내외 거래업체로부터 RE100 이행 요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 한국RE100협의체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국내 수출기업들이 RE100(재생에너지 100%)이란 복병과 마주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수출 조건으로 RE100 이행을 요구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어 특히 중소기업들은 대응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사업을 통해 RE100을 실현할 수 있도록 대응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통상연구원)이 수출실적 100만달러 이상 제조기업 610개사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발간한 ‘제조 수출기업의 RE100 대응 실태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16.7%(103개사)는 국내외 거래업체로부터 RE100 이행 요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연구원은 “RE100 이행 요구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며 “글로벌 RE100 참여 기업들이 공급망 내 협력사들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적극적으로 요구함에 따라 재생에너지 조달은 국내 수출 기업에게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고 평가했다.

현재 글로벌 기업들의 RE100 가입은 갈수록 증가 추세다. 2014년 13개사로 시작한 RE100 가입 기업 수는 2018년 155개사를 시작으로 2020년 266개사, 2021년 315개사, 2022년 374개사, 2023년 400개사를 넘기며 현재 428개사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중 국내 기업은 총 36개사가 참여 중이다.

문제는 글로벌 기업들의 RE100 가입이 늘며 수출 조건으로 RE100 이행을 요구하는 곳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에서 국내외 거래업체로부터 RE100 이행 요구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밝힌 16.7%(103개사) 중 41.7%는 당장 올해나 내년부터 재생에너지 사용을 압박받았다고 응답했다. 46.6%는 RE100 요구는 받았지만 구체적인 달성 시기 없이 요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8.7%는 RE100 달성 시점을 2030년 이후, 1%는 2040년 이후, 1.9%는 2050년 이후를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RE100 이행 요구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밝힌 103개사 중 33.3%는 플라스틱 업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섬유 패션(30.2%), 석유화학(17.9%), 전기전자(17.4%), 금속철강(16.1%), 기계(13.5%), 자동차 자동차부품(12.9%) 순이었다. 또한 유럽으로 수출하는 업체가 가장 많이 RE100 이행을 요구(28.3%)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RE100 요구 받은 경험 유무(왼쪽), RE100을 달성해야 하는 시점 / 한국무역협회
RE100 요구 받은 경험 유무(왼쪽), RE100을 달성해야 하는 시점 / 한국무역협회

국내 수출기업들의 RE100 대응 능력은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기업 두 곳 중 한 곳(54.8%)은 "RE100을 모른다"고 답했다. 제조수출기업 중에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 업체는 8.7%에 불과했다. 응답 기업의 38.5%는 ‘향후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고, 향후 이용 계획이 없다고 답한 업체는 52.8%를 차지했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RE100 대응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처로부터 RE100 이행 요구를 받았을 때 중소기업의 68.3%는 RE100을 이행하겠다고 답했지만, 일부 중소기업들은 다른 거래처를 물색(13.4%)하거나 요구 기업과의 거래를 중단(3.6%)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해외 등 재생에너지 비용이 저렴한 지역으로 사업장 이전을 고려(9.5%)하는 곳도 있었다.

장현숙 무협 그린전환팀장은 “수출제조기업들이 RE100을 이행할 때 가장 큰 애로사항은 비용부담으로 조사됐다”며 “각종 규제와 제도 정책의 불확실성, 인센티브와 지원이 부족’한 것도 애로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출기업들은 정부와 지자체 등에서 시행 중인 다양한 지원사업을 적극 활용해 비용 절감과 대응의 실효성을 높이고, 공정·공급망 내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는 것부터 시작해 가장 유리한 재생에너지 조달 방안을 탐색‧구성하는 등 단계적 전략을 수립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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