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은행권의 비대면 영업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디지털 자산관리에 대한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과거 30~40대가 중심이었던 디지털 자산관리는 빅테크·핀테크를 통해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전체 연령대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주요 시중은행들이 디지털 자산관리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금융사인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BoA)는 최소 투자금액 및 주요 서비스를 세분화해 고객을 분류하고 이에 따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을 유치하고 있으며 고객 만족도를 높여 성과를 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권의 디지털 자산관리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설문조사(서울·경기·광역시 거주자 만 20~64세 1000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자산관리앱을 이용하는 비율은 2020년 52%에서 2023년에는 84.3%까지 증가했으며, 스마트폰을 통한 자산관리 이용률은 93%를 차지한 20대에서부터 68%를 차지한 60대 이상에 이르기까지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
이에 자산관리 실천율은 2020년 45%로 50%를 밑돌았으나, 지난해에는 75.8%까지 증가했다. 특히 40~50대 중장년층의 자산관리 실천율은 두 배(약 37%→약 73%) 가까이 상승했다.
금융자산 규모 역시 상승했다. 2020년 △1억 미만이 39.1% △1억~5억 미만이 58.3% △5억 이상이 68.7%이었던 디지털 자산관리 규모는 2023년에는 △1억 미만이 73.7% △1억~5억 미만이 80.3% △5억 이상이 81.8%로 확대됐다.
이에 국내 은행권도 다양한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신한은행은 인공지는(AI)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고객 자산관리를 돕는 ‘비대면 프리미어 자산관리’를 운영하고 있다. 출시 당시엔 신한은행 '프리미어' 고객에게만 제공했으나 최근에 보다 많은 고객들에게 디지털 자산관리 경험을 제공하고 건강한 자산관리 문화를 확산시키고자 서비스 대상을 '모든 고객'으로 확대했다.
하나은행은 △마이데이터 서비스 ‘하나 합’을 비롯해 △인공지능(AI) 알고리즘 기반의 자산관리서비스 ‘아이웰스’ △차별화된 연금자산관리 서비스인 ‘하나연금닥터’ 등,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아이웰스는 PB수준의 초개인화된 자산진단 및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며 출시 7개월 만에 고객 70만명을 유치하는가 하면, AI 투자금액 3000억원을 돌파했다.
IBK기업은행도 마이데이터 기반의 개인 자산관리 서비스인 ‘i-ONE 자산관리’를 전면적으로 개편, 고객 편의를 강화했다. 서비스 개편으로 ‘i-ONE 자산관리는 금융정보의 수집 ·조회를 넘어 관리·비교·추천까지 제공하는 종합금융관리 플랫폼으로 고도화됐다.
확대되는 디지털 자산관리 시장에 맞춰 고객 세분화 전략을 통해 디지털 자산관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행보는 국내 시중은행에 좋은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난 2008년 자산관리와 자본시장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던 메릴린치를 인수해 본격적으로 디지털 자산관리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후 △2010년 투자자에게 회사의 리서치 자료를 제공해 직접 투자를 할 수 있는 'Merrill Edge self-Directed'를 시작으로 △2017년 온라인 전용 일임서비스로 기존의 대면서비스 대비 가입요건과 수수료를 낮춘 'Merrill Guided Investing Online' △ 2019년 비대면·대면 자문 서비스와 함께 온라인뿐만 아니라, 콜센터나 점포(지점) 등을 통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Merrill Guided Investing' 플랫폼을 차례로 출시했다.
그리고 2022년에는 고객 선호에 맞는 전담 금융자문사(financial advisor)를 매칭해주는 플랫폼인 'Merrill Advisor Match'를 출시했다. 해당 플랫폼은 고객의 선호에 맞는 금융자문사 목록을 제공하고, 투자자는 목록에서 선택 및 상담예약까지 진행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디지털 자산운용 플랫폼별로 투자금액부터 수수료 그리고 주요 서비스를 고객 맞춤형으로 세분화하고 구체화하며 고객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이에 'Merrill Edge'의 운용자산은 2023년 말 기준 4244억달러로 2018년(1859억달러) 대비 128.3%나 증가했으며, 최근 5년간 18.0%의 연평균 성장률(CAGR)을 기록했다.
김영민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온라인 자산관리 플랫폼의 활용은 부유하고 순자산이 많은 개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던 기존 메릴린치의 전통적인 자문서비스와 달리, 대중 부유층의 금융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돕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뱅크오브아메리카의 행보를 보면 오프라인 자산관리뿐만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 상에서 고객을 재분류하고 이에 따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국내 은행그룹 또한 대중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상품 및 서비스를 고객별로 세분화된 디지털 자산관리 전략을 추진해 자산관리(WM) 사업 부문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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