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부동산 PF 우려 주가 반영…“익스포져 큰 증권사 위주 여파 이어질 수도”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한스경제=권현원 기자]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이후 금융주 전반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업 관련주 역시 이에 대한 영향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지면서 주가 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로 구성된 ‘KRX 증권’ 지수는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 전 거래일 대비 1.69%가 하락한 647.51로 마감했다. 이후 거래일에도 △3일 628.75(-2.90%) △4일 622.58(-0.98%) △5일 617.38(-0.84%) 등을 기록하며 4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증권주 부진에는 대해 "부동산 PF에 대한 우려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나아가 추후 부동산 익스포져(위험노출액)가 큰 증권사 위주로 여파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증권주는 부동산 PF에 대한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모습이었다”며 “증권사 입장에서 부동산 PF 업황 부진이 이어질 경우, 받게 되는 부정적인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보유한 대출채권의 회수 불가 가능성이 상승해 충당금 설정으로 이익이 훼손되고, 신용공여에 대한 우발채무 발생으로 비용 증가 및 자본 감소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부동산 사업장 PF 주관수수료 감소로 증권사의 수익성이 줄어드는 것 등이 있다”며 “결국 부동산 익스포져가 큰 증권사는 현재 사태가 일단락되더라도 그 여파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고 예상했다.

김재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은 건설사 관련 부동산 PF 리스크 확산, 부동산 익스포져가 높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주가 하방 압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다만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거래대금과 증시주변자금의 추이를 볼 때 상대적으로 부동산 PF 리스크가 낮고 위탁매매 비중이 높은 증권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태영건설 관련 증권사들의 익스포져가 자기자본 대비 크지는 않은 상황이나 추후 충당금 적립 가능성에 대한 부담은 생겼다는 의견이 나왔다.

우도형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28일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가운데 부동산 PF에 대한 우려는 심화되고 있다”며 “한국신용평가 자료에 따르면 금융업권 내에서 증권업종의 태영건설 관련 익스포져는 1조 1000억원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익스포져를 보유한 증권사는 대부분 대형 증권사이며 익스포져는 자기자본의 2~5% 수준으로 자본 대비로는 크지 않은 상황으로, 직접대출 제외 시 1.2~1.4% 수준이다”며 “다만 워크아웃 진행 시 태영건설과 관련된 익스포져의 건전성 분류에 따른 충당금 적립은 불가피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증권산의 4분기 실적 역시 시장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업 4분기 실적은 해외 투자자산으로부터의 평가손실 및 손상차손과 PF 관련 충당금 적립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컨센서스를 대체로 하회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세부적으로 정 연구원은 “순수수료이익은 4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이 이전 분기보다 28.6%나 감소한 16조 5000억원에 그치면서 이전 분기 대비 18.3%가 감소할 전망이며, 이자손익도 신용공여 잔고 정체로 이전 분기 대비 소폭 증가에 그칠 것이다”면서도 “트레이딩 및 상품손익은 크게 개선될 전망인데 이는 11월 이후 시장금리 하락과 증시 반등이 동시에 나타났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비즈니스에 대한 기대감을 가져볼 수 있다는 일부 긍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안영준 연구원은 “부정적인 외부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비즈니스에는 우호적인 정책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공매도 금지 조치 시행,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완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논의 등의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증시 거래대금 증가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권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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