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증권가 “올해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 긍정적…이익조정비율도 상향 중”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한스경제=권현원 기자] 지난해 말부터 상승세를 이어오던 반도체 관련주가 최근 들어 한 풀 꺾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높은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증권가에선 올 한해 수요와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반도체 관련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기업들로 구성된 ‘KRX 반도체’ 지수는 △지난해 12월 27일 3759.54(+1.22) △28일 3759.72(+0.00%) △1월 2일 3826.62(+1.78%) 등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하이닉스 등, 15개 기업을 모아놓은 ‘KRX 반도체 Top 15’ 지수 역시 같은 기간 2291.34포인트에서 2312.95포인트로 오르는 등,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에 따라 지수를 구성하는 일부 기업들의 주가도 상승했다. 대표적으론 삼성전자가 지난 2일 기준, 7만 9600원선까지 오르며 ‘8만 전자’에 근접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SK하이닉스 역시 지난달 말 14만원선에서 올 1월 2일에는 14만 2000원선까지 올랐다.

다만 이러한 모습은 3일 기준으로 한 풀 꺾이는 모습이다. 반도체주는 일제히 약세를 보이며 하락 마감했다. ‘KRX 반도체’ 지수와 ‘KRX 반도체 Top 15’ 지수는 각각 2.60%와 3.12%가 하락했으며 구성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3.27%와 3.93%가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이날 반도체주의 약세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의 대중 수출 통제 이슈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일 코스피 지수는 2.34%, 코스닥 지수는 0.84% 하락을 기록했는데 특히 삼성전자 주가가 -3.3%을 기록하는 등, 반도체 및 IT 업종의 주가가 약세 시현됐다”며 “국내 IT 업종 주가 부진은 ASML의 중국향 DUV 장비 수출 허가 취소로 미-중 반도체규제 강화 우려가 부각된 점과 애플의 중국향 아이폰 수요 둔화 가능성에 애플 주가가 장중 4% 넘게 하락한 점에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반도체의 업황 자체는 긍정적인 상황이다. 증권가에선 올해는 메모리 업황의 회복기라는 의견이 보이고 있다. DB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반도체 수출액은 110억 3000만달러(지난달 대비 +16%, 지난해 대비 +22%, 이전 분기 대비 +11%)로, 15개월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수출액은 294억 9000만달러(지난해 대비 10%, 이전 분기 대비 +14%)로, 2022년 2분기 이후 6개 분기만에 지난해 대비 역성장에서 벗어나 플러스(+)로 전환했다.

서승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022년 하반기부터 극심한 업황 부진을 경험했던 메모리 반도체의 업황은 지난해 1분기를 저점으로 반등 중이다”며 “메모리 감산,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속 모바일향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더해지며 메모리 판가는 지난해 3분기 상승세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유례없는 메모리 감산과 업황의 저점을 인지한 구매자로 인해 메모리 시장은 공급자 우위인 상황이다”며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 기간에도 메모리 판가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화권 모바일 가수요의 공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으나 HBM 전환에 따른 DRAM 넷다이 패널티를 감안 시 2024년 메모리 수급은 정상화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올해 투자전략으로 반도체를 포함한 IT의 투자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타 업종에 비해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는 수출 개선과 이익 상향 조정을 감안하면 IT가 연초 투자에 가장 적합한 업종이 될 수 있다”며 “반도체의 경우 제품 수요 회복 및 가격 상승을 바탕으로 지난 4분기뿐만 아니라, 올해 전체의 이익조정비율도 상향되고 있어 특별한 관심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구성종목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에 대한 증권가의 전망도 긍정적인 편이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Buy)와 목표주가 9만 5000원을 유지한다”며 “투자 포인트는 하반기로 갈수록 디바이스(스마트폰·노트북· 태블릿 등) 메모리 탑재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HBM, CXL 등의 고부가 제품의 출시와 판매 증가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LLW(저지연광대역) DRAM 등 고객이 요구하는 ‘맞춤형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요구가 강화되고 있다”며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북미 고객향 Wide I/O DRAM을 공급하기 시작할 것이며 경쟁력은 추세적으로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권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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