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금리 하락 기대감에 미국 은행주 급등…국내 은행주에도 영향
상생 금융 영향과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이슈 등으로 흔들렸던 은행주들이 최근 회복 움직임을 보였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 제공, 한스경제 DB 
상생 금융 영향과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이슈 등으로 흔들렸던 은행주들이 최근 회복 움직임을 보였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 제공, 한스경제 DB 

[한스경제=권현원 기자] 상생 금융 영향과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이슈 등으로 흔들렸던 은행주들이 최근 회복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불확실성 요인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시장은 그동안 가격 대비 하락으로 가격적인 매력이 상승했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향후 은행주에 대한 투자 심리 회복 시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 등을 구성종목으로 하는 ‘KRX 은행’ 지수의 지난주(12월 11일~15일) 등락률은 △11일 +0.13% △12일 +0.80% △13일 -0.55% △14일 +1.23% △15일 +1.72%로, 13일을 제외하고 나머지 거래일에서 모두 상스 마감했다.

그 가운데서도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5일에는 △KB금융(+2.50%) △신한지주(+2.64%) △하나금융지주(+2.63%) △제주은행(+2.81%) 등은 2%대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은행주의 상승 움직임에는 미국 은행주 급등이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금리 하락 기대감으로 인해 미국 은행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이에 대한 영향으로 국내 은행주도 대형 은행 위주로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주 은행주는 3.1% 상승해 코스피 상승률 1.8% 대비 초과 상승하며 무려 8주 만에 초과 상승세로 전환했다”며 “은행주 초과 상승세 시현의 배경은 미국 은행주 급등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미국 연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내년 금리 정책 피봇을 시사하자 국채금리가 추가 급락하면서 미국 은행주가 급등했다”며 “금리 하락 현상이 순이자마진(NIM)에는 다소 부정적일 수 있지만 그동안 금리 급등으로 조달환경이 악화되고 미실현 유가증권평가손 우려 등으로 뱅크런에 따른 중소형은행들의 파산을 경험했던 만큼 금리 하락 기대가 미국 은행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피봇 전환 시 경기 침체 우려 완화로 자산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악화될 수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며 “미국 은행주들이 급등하자 금요일 국내 은행주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간 단위로 순매수 전환됐고 국내 대형은행들 위주로 주가도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아울러 은행권의 상생 금융 강화에 따른 주주환원 축소 우려에 대해서는 과도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는 상생금융 영향이 은행들의 올해 연간 실적에 반영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각에서는 2023년 연간 실적에 상생금융 영향 반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로 인한 은행들의 주주환원에 영향 우려도 제기가 가능하다”면서도 “다만 이와 같은 우려는 과도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근거로 김 연구원은 “은행들은 배당 성향의 소폭 상향 조정을 통해 관련 부담을 상쇄시킬 수 있고, 점진적인(Progressive) 배당, 분기 균등 배당 정책 등을 실시하는 일부 은행들은 배당 축소 가능성이 낮으며 이는 다른 은행들의 주주환원 정책 설정 시 일종의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이슈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려 등의 불확실성 요소들이 남아있어 투자심리의 개선은 내년 1월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정욱 연구원은 “거의 두 달여간 은행주가 시장 대비 초과 하락하면서 가격 매력이 다신 커진 상황”이라며 “상생금융 이슈는 거의 선반영됐고, 약간의 호재에도 주가가 상승세를 보일 수 있는 분위기지만 홍콩 H지수 관련 이슈와 부동산 PF 우려 등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다는 점에서 당장 의미 있는 반등을 기대하기는 다소 이르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어 “불확실성 요인들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는 1월 중순 이후가 돼야 투자심리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존 의견을 계속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은행권에 주가연계신탁(ELT) 관련 손실 가능성이 있지만 그럼에도 기존의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하는 의견도 나왔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에 은행권에서 ELT 자율배상 관련 손실을 최대 1조원 초반대로 인식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점검 결과 관련 손실 인식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은행 업종의 증익 기조는 유지되며 이에 상반기는 주주환원 확대, 하반기는 자산건전성 개선 기대감 발생이라는 기존 투자 포인트는 유효하다”고 언급했다.

권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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