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권현원 기자] 반도체 업황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반도체 관련주의 움직임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반도체가 자동차와 11월 수출을 견인했다는 평가와 함께 앞으로도 반도체 테마의 주도력이 존재할 것이라는 의견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4일 내놓은 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은 ‘최근 수출 개선흐름 점검 및 향후 지속가능성 평가’를 통해 우리나라 수출에 대해 “수출물량은 자동차‧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금년 초부터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으나, 단가는 7월 이후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수출은 자동차·기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반도체가 개선세를 견인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반도체 수출은 인공지능(AI)수요가 꾸준히 확대되고 주요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감산이 더해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물량과 가격이 모두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중국 수출과 관련해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이 점차 완화되고 있으나 반도체 이외 수출액은 회복이 지연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최정태 한국은행(한은) 국민계정부장도 지난 5일 ‘2023년도 3/4분기 국민소득(잠정) 기자설명회’에서 반도체 업황과 관련해 “메모리 가격의 하락세가 멈추고 수출과 생산이 2분기 연속 전기 대비 증가한 것을 고려했을 때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11월 들어서는 통관 수출도 14개월 만에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성장 기여도도 2분기 연속 플러스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수출의 개선’과 관련해서는 증권가에서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정여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지난해 8월 마이너스에 진입한 이후 1분기 저점을 통과해 16개월 만에 전년 대비 증가 전환에 성공했다”며 “스마트폰 신제품과 AI 서버용 제품 수요 확대로 D램과 낸드가격 상승폭이 확대된 영향”이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한은은 ‘향후 지속가능성 평가’를 통해 “향후 우리 수출은 글로벌 고금리 영향이 이어지겠으나 반도체경기 개선, 신성장산업 관련 주요국 투자확대 등으로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특히 반도체경기 개선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우리 반도체 수출은 AI 관련 수요 증가로 고대역‧고용량제품의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그동안 부진했던 PC‧스마트폰 등의 수요도 점차 살아나면서 개선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다만 최근 반도체 관련주들의 흐름은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의 반도체 기업들을 구성종목으로 하는 ‘KRX 반도체’ 지수는 5일 기준으로 3.21%가 하락한 3459.57을 기록했다. 지난달 1일 3148.29로 진입한 해당 지수는 한 때 3664.77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이달 들어 약세를 보이며 5일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반도체 기업 15개사를 모아놓은 ‘KRX 반도체 Top 15' 지수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해당 지수는 11월 1929.78로 진입한 이후 2224.73까지 치솟았으나, 12월 들어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5일 기준으로 2120.97로 장을 마감했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관련주와 관련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테마 우위 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공산이 크다”며 “올해 4분기 및 2024년 연간 기준 주당순이익(EPS) 전망치가 상향 중이고, 11월 한국 수출에서도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 조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 미국 내 투자를 견인하는 주체도 IT로 이동할 전망”이라며 “세 가지 이유를 동시에 고려하면 반도체 주도 시장은 당분간 더 지속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약한 모습을 보이더라도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데 흔들릴 때 덜 빠지고 오를 때 더 강하게 상승하는 대장주를 선택하는 것이다”며 “4분기 주식시장에선 반도체가 대장의 역할을 했는데 연말까지 그 위치를 공고히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의 경우 탑다운 관점에서 우호적인 매크로 변수가 포착되고, 바텀업 면에서도 주요 제품의 가격 상승세가 확인되고 있다”면서 “더불어 AI라는 성장 동력에도 연관돼 있기에 12월 불확실한 시장에서도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고 밝혔다.
권현원 기자 hwkw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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