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정연 기자] 세계 반도체시장의 '슈퍼을(乙)'로 불리는 네덜란드 노광장비 업체 ASML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각각 손잡고 차세대 반도체 혁신에 나선다. 

삼성전자와 ASML은 12일(현지시간) ASML 본사에서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 연구개발(R&D) 센터의 설립과 운영을 골자로 한 MOU를 체결했다. 센터는 국내에 설립되며, 두 기업은 내년부터 총 1조원을 투자해 차세대 노광장비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두 기업의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비공개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도 같은 날 ASML과 극자외선(EUV)용 수소가스 재활용 기술 공동 개발을 골자로 한 MOU를 체결했다. 수소가스는 EUV를 운용할 때 내부를 진동상태로 유지하고 오염원을 제거하기 위해 사용된다. 현재는 사용한 수소가스를 소각하고 있지만, 이 기술을 상용화해 전력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ASML은 차세대 반도체 양산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기업이다. ASML이 독점 공급하는 EUV 노광장비는 빛의 파장이 기존 장비보다 짧아 이를 이용하면 더 미세한 반도체 회로를 만들 수 있다. 때문에 반도체 초미세공정에 꼭 필요한 장비로 꼽힌다.

정부도 ‘한국-네덜란드 반도체 첨단 아카데미’ 신설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양국이 반도체 인재를 공동 양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카데미가 신설되면 우리나라의 반도체 관련 학생들과 재직자들이 ASML 본사는 물론 에인트호번 공대가 제공하는 교육 기회를 얻게 된다. 내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양국 석박사 고급 인력 등 약 500명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정연 기자 straight30@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