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미 FOMC 이후, 코스피 반등세…증권가 “우려 요인 정점 지났을 가능성 있다”
한국거래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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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권현원 기자] 코스피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과가 통화완화 선호적으로 해석되면서 모처럼 반등세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향후 코스피가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10월 2405.69에 진입한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며 10월 31일에는 종가 기준으로 2277.99까지 내려가며 2300선이 붕괴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하반기 한 때 2700선까지 근접하기도 했지만, 하락세를 타며 그동안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게 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부진의 이유를 △미국채 10년물 금리 상승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인한 지정학위기 △코스피 상승을 주도하던 2차전지주의 약세 △기대 이하의 3분기 실적 시즌 △수급 공백으로 인한 변동성 확대 등으로 꼽고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또는 세계 주식시장 우려 본질은 크게 금리, 유가에 있으며 미국 10년 국채금리는 9월 FOMC 이후 속등을 거듭해 5% 구간을 넘기기도 했다”며 “시장금리 상승 반작용으로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주식시장이 유동성에 상당 부분 기댄 2013년 이후 미국 10년물 금리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주가수익비율(PER) 간의 상관계수는 줄곧 마이너스였다”며 “S&P500 PER 하락은 코스피 PER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통화 긴축과 시장금리 상승이 촉발한 역금융장세는 가격 조정의 원인이다”고 설명했다.

김경훈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들어 본격화된 기저효과 종료는 국내 경기사이클의 강한 리스크 온(RISK-ON) 반등을 야기했지만, 동시에 시작된 대외 여건 악화와 이에 따른 외국인 유출로 증시는 힘을 잃어 온 모습이다”며 “더 나아가 채권·외환·상품(FICC) 상방압력이 국내 펀더멘탈에 끝나지 않은 악재로 작용하며 기저효과 종료라는 기술적인 반등요인에 찬물을 끼얹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렇듯 최근 부진을 보였던 코스피가 미국 FOMC 결과가 나오며 모처럼 반등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실제 소식이 전해진 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1.56포인트가 오른 2343.12으로 장을 마감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가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반등했고 낙폭이 컸던 코스닥은 4% 넘게 상승해 장중 고가로 마감했다”며 “예상대로 기준 금리를 동결했고 ‘최근 장기금리 상승으로 금융여건이 긴축적’이라는 발언이 불확실성을 해소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도 조심스레 코스피 반등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금리 상승세가 진정됐다는 판단과 함께 긍정적인 기대 요인이 있다는 분석이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걱정을 한시름 덜었는데 금리 상승세가 진정된 덕분이다”며 “FOMC 결과 추가 인상보다는 동결 기대를 높인 점과 ISM 제조업지수가 예상보다 부진한 점 등이 금리 하락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이다”고 판단했다.

강 연구원은 우려요인들이 정점을 지나고 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 근거로 강 연구원은 금리의 변동성을 들었다.

그는 “채권시장 변동성 지수는 증시 변동성 지표가 최근 고점을 기록하기 이전인 10월 초를 기점으로 하향 안정화되고 있는 모습이다”며 “지난해 이후 상대적으로 증시보다 불안한 모습을 지속했던 채권시장이 먼저 진정된 것이다”고 분석했다.

또한 유가의 변동성 역시 정점은 지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강 연구원은 “다행스럽게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국제유가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도 불구, 10월 월간 -10.8%의 낙폭 기록하며 배럴당 80불대 초반으로 밀린 상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동지역의 지정학 리스크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확전 가능성은 제한적 상황으로 반영되고 있는 듯하다”라며 “여기에 경기 우려가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유가 변동성도 정점은 지났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생각해 볼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코스피에 반등탄력이 붙기 위해서는 한국/중국 모멘텀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반등탄력을 얻기 위해서는 한국/중국 모멘텀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며 “한국 10월 수출은 전년대비 5.1% 증가해 13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했는데 수출 모멘텀 동력이 개선되는 가운데 중국 경기 회복세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코스피는 딥 밸류(Deep Value, 초저평가), 언더슈팅(UnderShooting, 단기간 과도한 하락) 구간에 위치해 있어 작은 변화, 호재에도 언제든 반등탄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며 “수급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있지만 8월 이후 코스피 하방압력을 높였던 채권금리 상승압력이 완화된다면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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