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리 변동성와 해외부동산 우려 부각…실적 눈높이↓
[한스경제=권현원 기자] 실적을 발표한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들이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 든 가운데 증권업에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와 관심을 끈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들 6개사(KB·NH투자·하나·신한투자·하이투자·BNK투자증권)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 83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합계인 1조 5281억원에 비해 29% 이상 감소한 것이다. 특히 분기 기준으론 대부분의 증권사가 2분기 대비 감소한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는 증권사마다 희비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누적 기준으로 각각 3611억원과 4675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개선된 실적을 기록했지만,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143억원, 223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2847억원, 5704억원) 대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3분기 실적을 두고 증권사별 차별화가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신평은 보고서를 통해 “1분기에 금리 안정화 영향으로 증권사들이 대체로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뒀던 것에 비해 2분기와 3분기 실적은 업체별 차별화가 발생하고 있다”며 “글로벌 금리상승, 주가하락에 따른 유가증권 운용 실적 저하, 투자은행(IB)부문 수수료 수익 감소, 장기성 투자자산(대체투자 등) 평가손실, 부동산PF(브릿지론 포함) 건전성 저하 등으로 인한 충당금 설정 등이 주요 요인인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3분기에는 국내 부동산PF와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저가 많은 증권사의 실적이 크게 저조한 편이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앞으로의 업황도 녹록지 않다는 것이다. 우선 글로벌 금리 변동성 확대와 해외 부동산 우려 와 같은 실적에 비우호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신평은 “최근 글로벌 금리 변동성이 다시 확대되면서 증권사의 하반기 실적 흐름도 비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주요 선진국의 고물가, 고금리 상황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금융시장이 단기간 내 안정화될 가능성에 대해 예단하기 어려우며 이로 인해 국내 시장금리도 빠르게 재 반등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증권사의 자기매매 및 운용부문 성과는 금리 방향에 다소 의존적인 편으로 업권의 종합적인 영업실적 저하에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2023년 하반기는 운용 실적이 저하되면서 연간으로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이어갈 것이다”고 전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도 “4분기에는 증권사들의 비시장성 자산 재평가를 앞두고 있어 해외부동산 관련 우려가 부각되고 있으며 금리 변동성이 10월부터 상당히 높아져 트레이딩 수익도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4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3분기보다 눈높이를 더 낮춰야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내년에는 전반적 수익성 개선도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브로커리지 중심으로 수익성이 소폭 회복되겠으나, 부동산 금융의 부진에 따른 수익성 및 건전성 관리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증권업은 금리인하 및 기업실적 성장 기대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으로 위탁매매 및 S&T를 중심으로 실적 회복이 기대되나, IB부문은 기업의 직접자금조달 수요 증가에도 불구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으로 뚜렷한 수익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지속됨에 따라 자본력 및 사업기반을 갖춘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전반적 시장지위가 강화될 것이다”며 “증권사 자본규모에 따라 진출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이 구분돼 있는 상황에서 최근 정책적 지원이 종투사 중심으로 강화됨에 따라 자기자본 규모에 따른 사업·실적격차가 확대될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권현원 기자 hwkwo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