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모로코에 연산 5만톤 규모 LFP 공장 건설…2026년 양산 목표
리튬 정광 양극재용 리튬으로 바꾸는 컨버전 플랜트(CP) 사업도 진출
LG화학이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은 “모로코 양극재 공장을 글로벌 거점으로 삼아 새롭게 떠오르는 LFP 양극재 시장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 LG화학
LG화학이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은 “모로코 양극재 공장을 글로벌 거점으로 삼아 새롭게 떠오르는 LFP 양극재 시장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 LG화학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LG화학이 LFP(리튬·인산·철) 양극재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LG화학은 중국 화유그룹과 양극재 공급망에 대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소재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모로코 LFP 양극재 공장 및 리튬 컨버전 플랜트(CP) 건설에 나선다.

LG화학과 화유그룹 산하 유산(Youshan)은 오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모로코에 연산 5만톤 규모의 LFP 양극재 합작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LFP 양극재 5만톤은 보급형 전기차 50만대(350km 주행 가능한 50kWh 용량 전기차 기준)에 필요한 양극재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중국이 독점해온 LFP 양극재 생산 경쟁에 LG화학이 본격적으로 나서며, 국내 LFP 배터리 경쟁력도 한층 강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이 모로코에서 생산한 LFP 양극재는 LG에너지솔루션이 활용해 LFP 배터리 생산에 나설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모로코에서 만들어진 LFP 양극재가 2026년부터 가동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애리조나 LFP 배터리 공장에 납품될 것으로 보고 있다.

LFP 양극재는 주로 보급형 전기차에 쓰이는 배터리 소재로,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보다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가격 경쟁력이 높아 고객사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EV볼륨에 따르면, LFP 배터리 세계 시장 점유율은 2020년 5.5%, 2021년 16.9%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27.2%로 매해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도 LFP 배터리 점유율이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LFP 배터리는 2030년까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초과수요를 유지해 미국 내 전기차 수요의 40%를 점유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이 중국 화유그룹과 양극재 공급망에 대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왼쪽 일곱 번째부터) 천쉐화(Chen Xuehua) 화유코발트 동사장, 남철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장 부사장 / LG화학
LG화학이 중국 화유그룹과 양극재 공급망에 대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왼쪽 일곱 번째부터) 천쉐화(Chen Xuehua) 화유코발트 동사장, 남철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장 부사장 / LG화학

◆ 모로코산 LFP 양극재 IRA 보조금 혜택

LG화학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인 모로코에서 생산한 LFP 양극재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모로코에서 생산한 양극재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모로코는 LFP 양극재의 핵심 원재료인 인광석의 매장량 전 세계 1위 국가다. 인광석 매장량은 500억톤 규모로 전 세계 매장량의 73%를 차지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화유그룹과는 추후 IRA의 해외우려집단(FEOC) 규정에 따라 지분 비율을 조정한다는 방침”이라며, “모로코 공장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LFP 양극재 사업에 진출하며 LFP에 망간을 더해 용량과 출력을 높인 LMFP 양극재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모로코에서 화유그룹 산하 화유코발트(Huayou Cobalt)와 리튬 컨버전 플랜트 사업도 추진한다. 컨버전 플랜트란 리튬 정광(리튬 광석을 가공해 농축한 고순도 광물)에서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을 추출하는 시설이다. 모로코 리튬 컨버전 플랜트는 2025년까지 연산 5만2,000톤의 리튬 양산 체제를 마련하고, 모로코 LFP 공장에 리튬을 공급한다.

나아가 LG화학은 화유코발트와 IRA 충족을 전제로 인도네시아에서 니켈 제련·전구체를 아우르는 양극재 수직계열화를 위해 협력한다.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니켈 매장량과 생산량 1위 국가로, 원가경쟁력을 기반으로 배터리 제조업과 전기차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니켈 매장량은 2,100만톤으로 전 세계 매장량 중 22%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니켈 생산량은 연 76만톤으로 전 세계 생산량 중 31%를 차지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연산 5만톤 규모의 전구체 공장 설립과 전구체 생산을 위해 니켈 광석에서 니켈 중간재(MHP, Mixed Hydroxide Precipitate)를 추출하는 제련 공장 설립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은 “모로코 양극재 공장을 글로벌 거점으로 삼아 새롭게 떠오르는 LFP 양극재 시장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원재료에서 전구체, 양극재까지 이어지는 소재 수직 계열화 체계를 공고히 해 세계 최고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서의 기반을 다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LG화학은 전지 소재 매출을 2030년 30조로 2022년 보다 6배 키울 계획으로, 이를 통해 글로벌 최대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이미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양극재 외에도 분리막, 탄소나노튜브(CNT) 등 부가소재 사업을 육성하고, 퓨어 실리콘 음극재, 전고체 배터리 전해질 등 신소재 R&D를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하이니켈 양극재는 시장ᆞ기술ᆞ메탈 소싱 3개 영역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해 시장을 지속 선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시장 리더십 강화를 위해 한ᆞ중ᆞ미ᆞ유럽으로 이어지는 양극재 글로벌 4각 생산 체계를 갖추고, 2023년 12만톤의 규모의 생산 능력을 2028년 47만톤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외 신규 글로벌 고객사 비중도 확대해 40% 수준까지 끌어 올릴 예정이다.

권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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