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질자원연, 저온 건식 LFP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개발 성공
기술 활용해 폐배터리 재활용 공정 단순화, 운영비 절감
기존 방법보다 에너지 효율적‧친환경적 기술…국내 특허등록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김병수 박사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친환경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개발했다. 왼쪽부터 최지혁 박사, 김병수 박사, 유정현 박사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김병수 박사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친환경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개발했다. 왼쪽부터 최지혁 박사, 김병수 박사, 유정현 박사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채택이 늘어나며 향후 LFP 폐배터리 양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친환경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갈수록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LFP 배터리가 사용 기간이 지나고 쏟아져 나올 때, 이 기술을 사용하면 LFP 폐배터리의 재활용 사업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LFP 배터리는 재활용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평가받아 왔다. 활용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리튬과 철 등으로 구성된 LFP 배터리는 리튬과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을 추출할 수 있는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보다 폐배터리 사업성이 떨어진다. LFP 배터리를 재활용할 때는 보조금을 줘야 사업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이에 환경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LFP 폐배터리는 사업성이 떨어져 LFP 배터리를 주로 생산하고 있는 중국에서도 재활용을 하지 않고 매립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2030년에는 전기차에 사용되는 LFP 배터리 점유율이 55% 이상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자원활용연구본부 김병수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친환경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의 핵심은 한 번의 공정으로 폐배터리에 있는 핵심 광물을 대거 분리 회수할 수 있고, 기존 방법보다 에너지 효율적‧친환경적이라는 점이다.

연구팀의 기술은 우선 LFP 폐배터리, NCM 폐배터리를 가리지 않고 단순 파쇄한 후, 1200°C 이하 온도에서 열처리한다. 이렇게 하면 낮은 온도에서 녹는 알루미늄과 구리가 녹으면서 양극재와 함께 붙고 음극재인 흑연 가루가 분리된다. 이후 분류 과정을 통해 블랙매스(양극재와 음극재가 혼합된 배터리 가루)와 흑연을 분리 회수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폐배터리에 들어 있던 리튬, 코발트, 니켈 등의 고가금속 각각 95% 이상을 블랙매스로 분리 회수가 가능하고, 폐배터리에 들어 있던 흑연 95% 이상을 흑연으로 분리 회수할 수 있다.

김병수 박사는 “기존 방법은 흑연이 타서 날라가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거나, 물을 사용하고 화학약품을 사용해야 하는 부유 선별 방법을 사용해 흑연을 수거해야 해서 비용적, 환경적인 측면에서 비효율적이었다”며 “연구팀의 기술은 물을 사용하지 않는 건식 방법으로 한 번에 회수할 수 있어, 절차가 획기적으로 줄고 폐배터리 재활용 설비 투자비 절약, 에너지 사용 절약,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적인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은 대부분 NMC(니켈‧망간‧코발트),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 계열에 적용되는 게 대부분으로 기계적 파쇄와 분쇄, 건조, 물리적 선별, 열처리 후 습식공정을 거치고 있다. 또한 질소나 대기 중에서 1400°C 이상의 건식공정 처리 후 습식공정을 통해 재활용하고 있다. 이렇게 온도가 높게 되면 흑연이 타서 날라가 이산화탄소로 변한다.

김 박사는 “질소가 아닌 일반적인 대기분위기에서 1200°C 이하에서 부분 용융해 흑연 함유량을 대폭 줄인 블랙매스와 흑연의 분리회수가 가능하다”며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아 슬래그가 배출되지 않고 기존 기술보다 200°C이상 공정 온도를 낮춰 CO₂ 배출을 획기적으로 저감한 환경 친화형 건식공정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팀의 기술은 집전체인 알루미늄과 구리, 알루미늄-구리 합금의 녹는점이 비교적 낮다는 특성을 이용해 NCM, NCA 배터리에도 적용이 가능한 장점을 갖췄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을 활용해 폐배터리 재활용 공정의 단순화와 운영비 절감 등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국내 재활용 기업들이 친환경·저비용의 리튬, 코발트, 니켈 화합물 등을 회수할 수 있는 원천기술과 인프라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연구팀의 기술은 국내 특허등록이 완료됐다.

김 박사는 “이번 기술로 기존 상용화된 기술의 복잡한 공정과 환경적 문제점을 보완하고 개선했다”며 “앞으로 친환경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의 고도화를 통해 관련 기업에 기술이전을 확대하고 국가 자원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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