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좋은 활약으로 팀 K리그 발탁… ATM전 결승골 작렬
래퍼로도 활동… "ATM전 경험 밝은 곡으로 만들어 낼 것"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이순민(29·광주FC)의 프로인생은 마냥 순탄치만은 않았다. 2017년 K리그 1부 광주FC에 입단했으나 좀처럼 1군 무대에 서지 못했다. 4년 가까이 터널 속에 갇혀 있던 이순민은 2021년부터 빛을 보기 시작했다. 영남대 시절부터 줄곧 봐왔던 오른쪽 측면 수비수가 아닌 중앙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기량이 만개하며 K리그 연착륙에 성공했다.
주전 선수로 입지를 굳힌 이순민은 2022시즌엔 광주의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K리그2(2부)로 강등된 광주가 1년 만에 K리그1로 승격하는 데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올 시즌에도 이순민의 활약은 계속됐다. 그는 올 시즌 K리그1 전 경기(23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광주의 중원을 지휘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북 현대전(2-0 승)에서는 결승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올 시즌 좋은 활약에 힘입어 이순민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를 상대하는 팀 K리그의 일원으로 뽑혔다. 팀 K리그 유니폼 모델로도 선정되는 기쁨도 안았다. 지난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의 주인공도 이순민이었다. 후반전 교체로 출전한 그는 추가 시간에 호쾌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결승골을 기록, 팀 K리그의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경기 후 만난 이순민은 “골을 넣을 수 있을 거라는 예상은 하지 못했다. 계속 꾸준히 제가 해야 할 것들을 열심히 하면서 살아오다 보니까 이렇게 좋은 일도 생기는 것 같다. 기분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 너무 기쁘다”며 “처음에 골이 들어가고 나선 조금 얼떨떨했다. 많은 팬분들께서 환호를 해주신 덕분에 그때부터 조금씩 실감을 했던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이순민은 ‘wero(위로)’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래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랩 하는 K리거’로 불리는 이유다. 지난해 10월 그는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완성도 높은 힙합 공연을 선보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새로운 음반을 발매하는 등 축구와 힙합을 병행하고 있다. 축구와 힙합에 모두 진심인 그는 이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의 경험을 자신의 곡에 고스란히 녹일 생각이다.
이순민은 “밝은 곡이 나올 것 같다. 후련한 느낌으로 마음에 있던 응어리를 뱉어내는 얘기들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제 장르는 힙합이다. 제 얘기를 담는 걸 목적으로 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편하게 들으실 수 있는 그런 곡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순민은 최고의 휴식기를 보냈다. 이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전에서 얻은 경험과 자신감을 안고 소속팀 광주로 돌아간다. 리그 5위에 올라 있는 광주(9승 7무 8패·승점 34)는 다음 달 4일 홈에서 리그 6위 대전하나시티즌(8승 9무 7패·승점 33)과 맞붙는다. 이 경기에서도 이순민이 골을 터뜨려 홈 팬들에게 승리를 안겨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강상헌 기자 ksh@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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