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사생활 노출 논란 휩싸여… 2차 피해도 우려
울산 현대 선수단, SNS서 인종차별 발언해 징계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한국 축구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주의보가 내려졌다.
최근 많은 축구 선수들이 SNS를 소통의 창구로 활용한다. 하지만 SNS가 마냥 즐거운 공간이 되는 것만은 아니다. 가끔은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사칭 피해 주의
국가대표 공격수 황희찬(27·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은 26일 자신의 SNS에 “자고 일어났는데 이게 무슨 일인지. 이런 얘기 별로 하고 싶지도 않다. 일단 이 일을 아시는 분들보다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겠지만 저를 사칭하고 다닌다는 게 놀랍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인스타그램 파란 딱지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믿지 말라. 저 아니다. 다음엔 진짜 찾아낼 것이다”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사건은 황희찬과 A씨가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를 통해 사적인 대화를 나누는 듯한 내용으로부터 시작됐다. 앞서 A씨는 DM을 통해 사적인 대화를 주고받았다는 캡처 사진을 공유했다. 이 사진에 실제 황희찬이 사용하는 SNS 프로필 등이 등장하면서 대화 진위에 대한 관심이 모아졌다. 이 사진은 SNS를 통해 삽시간에 퍼져 나갔고, 사실과 다른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이후 점차 논란이 불거지자, A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조작된 내용이다. 사실이 아니었다”라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해당 사과문에서 A씨는 “친구들끼리 만든 가상의 인물과 대화였다. 제가 1인 2역 또는 오래된 실제 친구들과 함께 제 계정에 메시지를 보냈고, 포토샵을 이용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1일에는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27·나폴리)가 자신의 에이전트 사칭으로 인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당부하기도 했다. 김민재는 자신의 SNS에 “제 에이전트를 사칭하는 사례가 있다. 실제로 선수를 만나서 회사 대표인 것처럼 행동하고 사칭을 한다. 어린 선수분들은 특히 조심하시고 피해 없으시길 바란다”고 적었다.
높아진 명성에 유럽 구단들과 이적설이 제기되면서 김민재의 에이전트를 사칭하고 유소년 선수에 접근하는 사례가 최근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2차 피해 우려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31·FC서울)는 사생활 노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5일 여성임을 주장한 익명의 B씨는 자신의 SNS에 황의조의 실명과 함께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동영상과 사진을 공유했다. B씨는 황의조가 다수의 여성과 교제하며 이들을 가스라이팅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황의조의 매니지먼트사인 UJ스포츠는 공식 입장문을 내고 “사생활과 관련한 근거 없는 내용의 루머, 성적인 비방이 유포된 것을 확인했다. 사실무근의 루머를 생성, 확산한 유포 행위자에 대한 수사 의뢰를 진행하고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B씨가 올린 동영상과 게시글은 삭제됐으나 일부 누리꾼이 황의조의 사생활이 담긴 동영상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금전 거래까지 되고 있다. 또 황의조가 직접 쓴 것처럼 꾸민 가짜 사과문과 황의조의 지인을 사칭해 추가 폭로를 예고하는 SNS 계정까지 돌아다니고 있다.
황의조의 명예훼손과 함께 동영상과 사진 속 여성들에 대한 2차 가해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SNS를 통한 2차 가해는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 UJ스포츠 측은 추가 입장문에서 “2차 피해가 심각하다. 자료를 수집하고 있으며 경찰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종차별 재발 방지 필요
지난 11일엔 프로축구 K리그를 뒤흔든 사건이 일어났다. 울산 현대 선수단이 인종차별성 농담을 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논란은 울산 소속 선수 이명재(30)의 SNS를 통해 불거졌다. 울산 선수들이 이명재의 활약을 칭찬하는 과정 중 전북 현대에서 뛰었던 태국 출신 선수 사살락 하이프라콘(27)의 피부색을 빗댄 게 문제가 됐다. 이규성(29)은 이명재에게 “동남아시아 쿼터 든든하다”고 댓글을 달았고, 정승현(29)이 “기가 막히네”라고 적었다. 이명재는 “너 때문이야 아시아쿼터”라고 썼다. 이어 박용우(30)가 “사살락 폼 미쳤다”고 쓰자 팀 매니저가 “사살락 슈퍼태클”이라고 댓글을 남겼다.
인종차별성 농담을 두고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22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제6차 상벌위원회를 열고 박용우, 이규성, 이명재에 대해 각각 1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1500만원을 부과했다. 연맹 상벌위원회는 “선수들이 특정 인종이나 개인을 비하하거나 모욕하려는 의도를 가졌던 것은 아니지만, 피부색과 외모 등 인종적 특성으로 사람을 구분하거나 농담의 소재로 삼는 것 역시 인종차별 내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울산 구단을 이끄는 홍명보(54) 감독은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홍 감독은 24일 대구FC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연맹 상벌위에서 징계받지 않은 정승현에게는 한 경기 자체 징계를 내렸다. 경중이 있다고 하지만 그 안에 있었던 선수다. 우리 팀 주장이다. 개인적으로 출장 정지를 줬다”며 “재발 방지가 제일 중요하다. 팀 내적으로 SNS를 전면 금지했다. 선수들도 동의했다. 선수들과 앞으로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했다. 관련된 팀 매니저는 구단과 이야기해서 보직이 변경됐다”고 말했다.
연맹 또한 SNS상 인종차별 재발 방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연맹은 “향후 유사 사안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선수단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인권 의식 강화에 힘쓸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강상헌 기자 ksh@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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