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이명재, 이규성, 정승현, 박영우 인종차별 농담
울산 구단 "징계 절차 진행할 것"
연맹 규정 따르면 10경기 이상 출장 정지, 1000만 원 이상 제재금 부과
울산 현대 미드필더 박용우.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 현대 미드필더 박용우.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프로축구 K리그1(1부) 울산 현대 선수단이 인종차별성 농담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구단이 징계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내리는 징계 수위에도 시선이 쏠린다.

논란은 11일 오후 늦게 울산 수비수 이명재(30)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불거졌다. 울산 선수들이 제주 유나이티드전(5-1 승) 이후 좋은 활약을 펼친 이명재를 칭찬하는 과정 중 전북 현대에서 뛰었던 태국 출신 선수 사살락 하이프라콘(27)의 피부색을 빗댄 게 문제가 됐다. 미드필더 이규성(29)은 이명재에게 “동남아시아 쿼터 든든하다”고 댓글을 달았고, 수비수 정승현(29)이 “기가 막히네”라고 적었다. 이명재는 “너 때문이야 아시아쿼터”라고 썼다. 이어 미드필더 박용우(30)가 “사살락 폼 미쳤다”고 쓰자 팀 매니저가 “사살락 슈퍼태클”이라고 댓글을 남겼다.

인종차별적인 대화가 오간 인스타그램 내용. /이명재 인스타그램 캡처
인종차별적인 대화가 오간 인스타그램 내용. /이명재 인스타그램 캡처

인종차별성 농담을 두고 비판이 쏟아졌다. 울산 구단은 논란이 커지자 12일 구단 SNS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상벌위원회 개최와 징계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명재는 SNS 글을 내렸다. 이규성은 “부적절한 언행으로 상처를 줬다”고 사과했으며, 박용우는 “인종차별이나 비하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가 진정성이 없단 지적에 문구를 지우기도 했다.

울산 선수단의 인종차별 사건은 태국에도 알려지며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다. 태국 축구 대표팀은 SNS에 사살락의 사진을 올리며 인종차별 반대 메시지를 던졌다. 사살락도 12일 인종차별 논란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사살락은 자신의 SNS에 “우리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나는 많은 비판이나 무언가에 직면해야 했다. 그러나 나는 그 사람들에게 집중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정에 따르면 인종차별적 언동을 한 선수는 10경기 이상의 출장정지, 1000만 원 이상의 제재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연맹 관계자는 13일 본지와 통화에서 “울산 구단에 경위서를 요청해 둔 상태다. 경위서를 보고 상벌위원회 회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상벌위 회부 이후 징계가 결정될 경우 연맹 징계와 구단 징계는 각각 개별 건으로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정.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정집 캡처.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정.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정집 캡처.

상황에 따라서는 K리그 비방 및 명예 실추 행위가 적용될 수도 있다. 규정에 의하면 이 항목에 해당하는 선수는 6개월 이상의 자격정지 및 출장정지, 5경기 이상 10경기 이하의 출장정지, 500만 원 이상의 제재금을 부과받는다. 연맹 관계자는 “만약 상벌위가 개최되면 어떠한 형태의 징계든 나오게 된다. 그러면 상벌위에서 이 사안을 면밀히 살펴본 다음 판단해 해당하는 규정 범위 내에서 징계를 내릴 것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도 이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선수협은 13일 “선수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선수협은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행해진 일부 선수들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 향후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선수협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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