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산업 신기술 투자 강화, 부처간 협업 강화 특징 부각
모든 산업 핵심 기반인 반도체 분야 경쟁 가속
[한스경제=노이서 기자]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국들이 중장기적인 계획 수립이 필요한 AI와 반도체, 양자 등 혁신을 주도할 미래산업 신기술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대폭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첨단기술 연구개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분야별 및 부처별 협업도 강조되고 있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연구재단 부설 공공기관인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주요국 2023 ICT 연구개발(R&D) 예산 분석’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올해 전자정보통신(ICT) 분야 R&D 예산으로 전년대비 12.1% 늘어난 96억1600만 달러를 편성했다. 유럽연합(EU)과 일본, 한국 등 주요국 가운데 증가폭이 가장 컸다. EU의 올해 ICT 분야 R&D 예산은 13억1천만 유로로 전년대비 5% 늘었고, 일본은 1조1813억 엔으로 전년 대비 3.6% 늘었다.
한국의 ICT 분야 R&D 예산 규모는 전년대비 4.2% 늘어난 1조4308억 원이다. 주요국 집계 대상 중 미국, EU 다음으로 증가폭이 컸다. 4위는 일본이다.
국가별 ICT R&D 예산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미국은 10대 핵심 기술인 △AI △양자정보과학 △첨단통신 △고성능컴퓨팅(반도체) △로봇 △바이오 △자연재해 예방 △데이터 및 분산원장 △첨단에너지 △첨단소재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강화했다. 특히 AI와 차세대통신, 반도체 분야 중심의 예산 증액이 눈에 띈 것으로 분석됐다. 이중 AI 투자는 전년대비 3.8%, 차세대통신은 32.4% 증액됐다.
마득진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책임은 “미국의 대부분 ICT 영역에서 R&D 예산이 증가했고, 특히 첨단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R&D 예산 편성이 강화됐다”며 특징을 짚었다. 최근 2~3년간 ICT 첨단기술 연구개발에 대한 미국 연방정부의 새로운 의지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것이다.
EU는 호라이즌 유럽 프로젝트 중심의 연구혁신 역량 강화, 연구협업 촉진을 목적으로 예산을 편성한 특징을 나타냈다. 호라이즌 유럽은 EU 최대 혁신기술 분야 재정지원 사업으로, 전문인력 양성과 최첨단 연구 투자를 통한 과학기술 신장에 목적을 둔 프로그램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EU의 ICT 분야 R&D 예산이 집중돼 있는 디지털 유럽 프로그램의 올해 예산은 전년대비 5% 늘어난 13억1042만 유로다. 고성능컴퓨팅 분야에 가장 많은 예산이 책정됐고, 반도체와 AI, 사이버보안 분야가 그 뒤를 이었다. 디지털 유럽 프로그램은 EU의 슈퍼컴퓨터와 사이버 보안, AI 등 디지털 기술을 양성하는 전문 프로젝트다.
또한 일본의 2023년 ICT 분야 R&D 예산은 디지털 전환(DX) 촉진과 양자기술, AI, 슈퍼컴퓨터를 위주로 편성된 것으로 분석됐다.
마득진 책임은 “일본의 국가 디지털화를 총괄하는 디지털청은 국가 정보시스템 정비 및 관리 분야의 예산을 증액했다”며 “특히 마이넘버 제도 추진 투자가 102%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마이넘버 제도는 일본 정부가 효율적인 사회보장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를 내세워 추진하고 있는 일본판 주민등록번호 제도다.
일본 총무성은 2030년경 상용화 예상되는 6G 분야에 전년대비 예산을 50% 늘린 150억 엔을 편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자 및 AI 등 연구개발’ 예산은 전년대비 10% 늘어난 438억9천만 엔이다.
한국은 디지털 혁신 기술 중심의 예산이 연평균 22.9%씩 성장해 올해 9060억 원이 편성됐다. 전체 ICT R&D 예산 1조4308억 원은 성과중심 R&D 방식으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됐다.
디지털 혁신 기술은 AI와 AI반도체, 5G 및 6G, 양자, 메타버스, 사이버보안 등 6대 분야로 나뉘어 예산 집행이 이뤄진다. 이중 AI 분야에는 △수요자 난제해결 △자율주행 △AI 챌린지 △빅데이터 △클라우드 △디지털자동화 △고효율 AI컴퓨팅 등이 포함돼 있다.
AI 산업을 뒷받침해 주기 위해 AI반도체 분야에서는 △첨단 기술력 확보 △국산 AI반도체 적용 제품 및 서비스의 확산 △산학연 협력 촉진 위주의 혁신 생태계 조성 등에 예산이 집중 집행될 예정이다.
한국 정부는 ICT 분야의 기술수요를 반영해 단기 상용화 기술개발 및 사업화 지원도 추진한다. 중소기업, 벤처기업 기술경쟁력 제고에 힘쓸 계획이며, 이를 위해 올해 기술사업화 예산으로 611억 원을 편성했다.
마 책임은 “주요국들은 AI와 반도체, 양자 등 첨단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올해 예산 편성을 집행했다”며 “기술패권 경쟁시대에 맞춰 글로벌 리더십과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첨단기술 R&D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분야별, 부처별 협업이 강조되고 있는 특징도 보였다고 분석했다.
우선 미국은 단일 부처 및 기관에서 해결할 수 없는 사안들에 대해서 범부처 R&D 연구지원 역할을 분담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의 경우 부처간 칸막이를 없애고 일원적 조정체계 구축을 강화했다.
한국도 국가 차원의 통합적 목표 달성이 중요한 분야에 대해 범부처 통합적 예산 배분과 조정체계를 도입했다. 범부처 로드맵을 기반으로 지출 효율화 및 국가 핵심임무 중심의 전략적 투자를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마 책임은 “모든 산업의 필수 품목인 반도체가 국가안보와 경제성장에서 중요도가 높다고 판단하고 그에 대한 투자를 대폭 증액화는 상황”이라며 “미래산업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핵심 기반인 반도체를 둘러싼 경쟁은 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이서 기자 yiiiseo@sporbiz.co.kr
관련기사
- 보험업 디지털 강화, 이젠 선택 아닌 미래지속성 위한 필수
- 글로벌 경제, 선형경제서 순환경제로 이동…자원의 지속적 순환 필수
- SKT, 6G 글로벌 표준화 앞장... “6G 표준화 위한 주도권 확보 힘쓸 것”
- 5월 ICT 수출액 28.5%↓…반도체 부진 등 11개월째 감소
- 빅테크 금융업 진출, 빅블러 확산에 은행권 비금융 데이터 확보 박차
- 5년 내 서비스 수출 10위권 도약 위해…정부 64조 투입
- 삼성·LG 디스플레이, 정부 지원 속 '세계 1위' 탈환 할까
- 명문 학군·학원가 인근 인기 ‘꾸준’… 둔산 '자이 아이파크’ 관심↑
- 소비자 알뜰폰 만족도↑...통신3사 청년요금제로 맞불
- KT·kt클라우드·삼성, AI풀스택 구현 위해 차세대 메모리 기술협력 체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