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앞으로 5년 내 디지털 전환 기반 사업모형 혁신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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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박종훈 기자] 급속한 ICT 기술 발전으로 인해 금융업권의 디지털 전환은 이제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디지털 전환은 더욱 가속화됐으며 이는 보험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5월과 6월 사이, 보험연구원이 디지털 전략·전환·혁신을 총괄하는 담당 임원 등, 부서 책임자를 대상으로 30개 보험사에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고도화된 디지털 전환을 기반으로 한 사업모형의 탈바꿈은 향후 5년 뒤를 목표로 삼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보험회사의 시장 점유율은 자산 기준으로 85%, 보험료 기준으로는 88%를 차지하고 있다. 이미 지난 2021년 하반기 보험사 CEP 대상 설문조사에서 2021년~2022년 경영에 있어서 디지털 전환을 최우선순위에 놓고 있다는 응답이 나왔기에, 이 같은 후속 조사가 추진된 것이다.

특히 국내 보험산업은 성장과 수익성의 추세적 하락과 소비자의 신뢰 저하 등, 당면 과제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디지털 전환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여기에 2020년부터 본격화된 팬데믹 상황은 비대면·온라인화가 사회 전반에 확산된 계기가 되었으므로, 이 같은 사회적·경제적 변화에 보험업계 역시 발걸음을 맞추었던 것이다.

이미 국내 보험사들은 코로나 이전부터 모바일기술, 로봇 자동화 프로세스(RPA), 사이버보안 등과 같은 디지털 신기술을 널리 활용하고 있었다. 2020년 이수 AI, 클라우드, 빅데이터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에 반해 상대적으로 가상·증강현실,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과 관련한 디지털 신기술의 활용도는 아직 낮다.

이미 이러한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 사업모형을 개발한 보험사는 70%에 달한다. 또한 향후 5년 내 개발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회사도 20%를 차지했다.

결국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닌, 대부분 보험사에서 필수 요소로 자리잡은 형국이다. 현재까지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상품개발, 언더라이팅, 판매, 보험금 지급 등 개별 업무를 효율화하는 단위정보화나 기존의 사업 프로세스를 재설계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그에 반해 가치사슬 내 기업활동을 근본적으로 재구조화해 사업기능을 확장시키거나, 기존 사업모형을 온전히 대체하는 새로운 사업모형을 개발해 전환했다고 응답한 보험사는 각각 37%, 33%에 불과했다.

그러나 앞으로 5년 후 목표로 하는 디지털 전환 수준을 사업모형 전환까지라고 응답한 보험사가 73%였으므로, 이와 같은 목표를 향해 각 사가 매진 중임을 짐작케 한다.

보험사가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선 고객접점 강화 및 생산·비용 효율성 제고의 필요성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성장성 제고 및 경쟁력 강화 필요성이라고 응답한 비율보다 더 높았다. 결국 지금은 디지털 전환에 대한 실효(效)와 실요(要)가 무엇보다 중시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응답한 보험사의 53%가 외부기관과 협력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중 컨설팅사가 81%로 가장 널리 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인슈어테크가 69%, 빅테크가 56% 수준이다. 반면 학계는 19%, 의료기관은 6%로 아직 협력이 저조한 편이다.

디지털 전환 추진에 있어서 가장 큰 장애요인은 각 기업 내 디지털 인재와 전문인력 부족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는데, 이와 같은 현실에 대한 보완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이전에는 디지털 전환을 위한 조직형태가 개별 사업부 중심의 전술적 모형인 경우가 많았으나, 현재는 중앙집중화 모형의 비중이 가장 높다는 점은 혁신이 꾸준히 진행 중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이것은 디지털 전환의 목표가 개별 업무 단위에서 전사 수준으로 상향됐으며, 보험사의 디지털 성숙도 역시 제고됐다는 의미다.

이와 같은 보험사의 디지털 전환에 있어서 정부의 규제 개선은 실질적 도움이 되는 것으로 결과가 나타났다. 특히 보험사업 관련 경영 자율성 확대와 신사업에 대한 규제 완화가 가장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나왔다. 또한 금융규제 샌드박스 활성화와 공공데이터 연계 지원도 필요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보험연구원 황인창·손재희 연구위원은 "디지털 전환 추진 성과가 고객서비스 강화를 넘어서 시장 성장·확장 및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보의 탐색과 해석에 대한 능력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전사 경영전략과 디지털 전환 추진 전략의 일관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며 "내부적으로 임직원의 데이터 활용역량 제고와 함께 혁신 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 조직문화 조성이 필요하고, 외부적으로 디지털 전환 관련 생태계에 대한 리더십 확장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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