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의원./ 연합뉴스
김남국 의원./ 연합뉴스

[한스경제=성은숙 기자] 최근 김남국 의원의 거액 가상자산(코인) 보유·투자 논란이 발생하자 이른바 '김남국 코인'을 발행한 국내 게임사들이 홍역을 앓고 있다. '김남국 코인'으로 지목된 위메이드의 위믹스, 넷마블의 마브렉스(MBX) 등은 국회 상대 로비 의혹 등에 휩싸인 상황이다. 특히 위메이드는 위믹스 투자자들로부터 대표가 고소를 당하는 불상사까지 벌어지는 등 P2E 코인을 둘러싼 불신도 커지고 있다. 

1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가상화폐 위믹스 투자자들은 발행사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를 사기 및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등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법무법인 광야는 지난 11일 이같은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광야는 고소장을 통해 "(위믹스를 발행 판매하는) 그 과정에서 유통량에 대한 고의적이고 심각한 허위사실로 투자자들을 기망해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며 "이는 투자계약증권의 사기적 부정거래, 사기죄에 해당하므로 원칙에 따라 처벌해 주시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김남국 의원은 주로 시가총액이 작고 시세 변동이 큰, 투기성 짙은 코인에 수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 의원이 미공개 정보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등 각종 의혹의 발단이 됐다. 

여기에 지난 10일 한국게임학회가 낸 "P2E(Play to Earn·플레이하면서 돈을 버는) 게임에 대한 허용 요구가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를 중심으로 계속 분출한 것은 바로 이런 이익공동체가 형성된 결과가 아닌가 의심할 수 밖에 없다"는 내용의 성명서는 '김남국 코인'을 발행한 게임사들을 '김남국 사태'의 중심으로 옮기는 데 결정타가 됐다. 

위메이드와 넷마블은 이번 사태 관련해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재빠르게 선을 그었다. 위메이드는 "로비는 사실무근이고, 오히려 게임학회에 지난 2020년부터 각종 학술발표대회 뿐만 아니라 설립 20주년 기념 학술대회 등 관련해 총 5회에 걸쳐 2800만원을 후원한 적은 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넷마블은 "마브렉스는 MBX 코인과 관련된 최근의 언론보도에 대해 김남국 의원을 포함해 어느 누구에게도 사전 정보를 제공한 사실이 일체 없음을 밝힌다"고 했다. 

이러한 발빠른 대응에도 위믹스와 마브렉스 가격이 지난 7일 동안 15% 안팎으로 하락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위믹스는 약 14%, 마브렉스는 16%~17% 가량 하락했다.

한편 업계는 이번 사태의 파장이 갈수록 커져 P2E 규제 완화 논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행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해 국내에서는 P2E 게임 영업이 불법이지만, 최근 정부가 P2E 규제 완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무조정실은 지난달 나라장터에 '게임산업 규제 개선 및 진흥방안연구' 용역 입찰공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이에 이번 사태로 P2E 규제 완화 논의는 물 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P2E 라는 용어에 너무 연연할 것이 아니라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게임이 융합되는 신기술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면서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교수가 성명서를 내지 않았다면 P2E 모델까지 확전이 될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고 말했다.

성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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