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환영 “이번 개정안으로 산업 숨통 틔우고 투자 물꼬 터줄 것”
[한스경제=박수연 기자] 국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투자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일명 ‘K칩스법’이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를 통과하면서 반도체 업계 및 재계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지난 16일 기재위 조세소위는 ‘K칩스법’으로 불리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해당 개정안에 따르면 반도체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이 대기업의 경우 현행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확대된다.
해당 법안이 기재위 조세소위를 통과하면서 기재위는 오는 22일 전체회의를 거쳐 30일 본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기준 6%에서 8%로 높이는 조세특례제한법을 국회에 제출해 통과된 바 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전략산업에 대한 세제지원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드러내면서 정부는 다시 15%로 높인 개정안을 제출했다.
이에 민주당은 기존에 통과시킨 정부안을 한 달 만에 다시 확대추진하는 것에 대해 반발했지만 경쟁국의 반도체 지원 확대 기조에 따라 입장을 선회했다.
◆ 한국판 ‘IRA’도 첫발 “새로운 핵심전략 사업으로 확대”
이날 통과된 세액공제 확대 대상에는 반도체 외에도 미래형 이동수단, 수소 산업 등이 포함됐다. 이는 조세소위 전날인 15일 민주당에서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를 확대를 수용하면서 요구한 것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수소와 미래차 등 탄소중립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취지다.
지난 15일 박홍근 원내대표는 “세수 감소 우려에도 (민주당이) 반도체 추가 투자 세액공제를 수용했고 더 나아가 대상을 당장의 반도체 시설투자 뿐 아니라 수소와 재생에너지, 미래차 등 새로운 핵심전략 사업으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표도 16일 “향후 자동차산업의 패권은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서 ‘누가 우위를 점하느냐’로 결판날 것”이라며 “첨단 모빌리티 관련 기술도 국가 전략기술로 지정해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 전기자동차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K칩스법 환영…다만 아직 갈 길 멀어”
‘K칩스법’이 기재위 조세소위 문턱을 넘자 재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추광호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산업본부장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통과시킨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최근 수출액이 반토막나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표기업과 대만의 TSMC와의 격차가 벌어지는 등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반도체 한국의 아성이 흔들리는 가운데 이번 개정안은 산업의 숨통을 틔워주고 투자의 물꼬를 터주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첨단산업을 두고 격화되는 글로벌 주도권 경쟁과 전세계에 불어닥친 경기침체, 금융시장 경색으로 이중삼중의 어려움에 직면한 기업들의 투자 부담을 크게 덜어줘 향후 우리나라가 미래산업 주도권을 확보하고 산업 강국 입지를 견지해 나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면서 “전례 없이 획기적인 이번 세제지원책이 국내 법인세 최저한세 제도(17%)로 인해 실효성이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만큼 정부는 차제에 최저한세 제도를 개선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과 대만 등 반도체 선진국을 앞서기 위해서는 더 파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K칩스법을 발의한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세액공제율이 원안에 더 가까워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반도체 세계패권을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특히 현행 시행령에서 지정한 국가전략기술 품목을 법령에서도 정하도록 한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안에서 일컫는 ‘전략’이 국가 안보와 미래에 관한 전략이 아닌 각 당의 정치적, 선거적 전략으로 오인될 수 있다”며 “법안의 원래 목적인 과감성과 신속성도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수연 기자 ddunip@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