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오프라인+온라인 시너지 낼까...서비스 경쟁에 소비자 혜택 증가도 기대
사진 왼쪽부터 네이버파이낸셜 박상진 대표, 삼성전자 한지니 부사장 /네이버파이낸셜
사진 왼쪽부터 네이버파이낸셜 박상진 대표, 삼성전자 한지니 부사장 /네이버파이낸셜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글로벌 시총 톱 기업으로 IT·전자기기를 넘어 금융 분야에도 손을 뻗치고 있는 애플의 공세에 국내 톱클래스 기업인 삼성전자와 네이버가 손을 잡는다.

삼성전자와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 20일 디지털라이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간편결제 분야 전략적 협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재 네이버페이의 오프라인 현장결제는 QR코드를 활용한 결제에 기반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페이의 마그네틱 보안전송(MST) 방식 결제가 추가되는 것으로, 삼성페이 이용이 가능한 전국의 가맹점에서 네이버페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네이버페이 온라인 주문형 가맹점에선 삼성페이 결제가 가능하게 된다. 이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독립 온라인 쇼핑몰 중 상품 페이지 내에서 ‘N Pay 구매하기’ 버튼이 노출돼 있는 가맹점으로, 네이버의 회원정보를 활용해 주문이 진행되는 유형이다. 결국 이는 삼성페이 이용자들이 보다 많은 온라인 가맹점에서 간편결제를 경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양사의 이번 협력은 각기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강점을 상호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윈-윈 전략이다. 오프라인 간편결제 부문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한 삼성페이는 약 300만개에 달하는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하다. 그에 비하면 네이버페이의 오프라인 가맹점은 약 12만개에 국한된다. 또한 삼성페이 이용자들은 55만개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비롯해 주문형 가맹점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상반기 중 이와 같은 내용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한 추후 새로운 협력 방안도 지속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모색은 시나브로 성장하고 있는 간편결제 시장에서 강력한 외부 대항마가 등장하는 셈이다.

한국은행 전자지급서비스 이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기준 일평균 간편결제 이용 규모는 7231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될 무렵인 2020년 1분기 기준 4009억원이었던 것이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우리나라 전체 민간결제의 약 23% 수준인 230조원 규모에 달한다.

특히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중장년층 이상들도 간편결제 사용 경험이 축적되었기에 향후 시장 규모는 소비여력이 큰 세대들이 본격적인 타깃으로 자리잡으며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관여하고 있다. 우선 금융권에서는 기존 현금카드나 선불카드를 대체하는 계좌 기반 간편결제를 제공하는 은행들과 자사 신용카드 기반 앱카드 서비스를 중심으로 카드사들이 주요 선수다. 또한 신용카드 전성기 때부터 업권의 주요 매개 역할을 했던 결제대행사(PG사)들도 연관돼 있다.

또 하나는 강력한 인지도의 온라인 플랫폼을 가진 빅테크들과 핀테크 기업들이 점차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의 양대 산맥을 중심으로 제3 인터넷전문은행을 연 비바리퍼블리카 역시 토스페이를 선보이고 있다.

그밖에 다양한 유통·제조·서비스기업들도 자사 채널 '락인 효과'를 겨냥한 간편결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G마켓의 스마일페이, 신세계의 SSG페이, 롯데의 LPay, 우아한형제들의 배민페이, 쿠팡의 쿠페이, 11번가의 SK페이, 위메프의 위메프페이 등이 대표적이다.

오프라인 현장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건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기기를 활용하는 것인데,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우리나라 양대 전자기업도 각각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 같은 와중에 지난 2014년 출시돼 74개국에서 5억명이 사용하고 있는 애플페이가 뒤늦게 국내 진출을 앞두고 있다. 자사 스마트폰 생태계를 기반으로 이미 글로벌 금융사 못지 않은 주요 결제 사업자로 성장했다.

걸림돌이 있다면 애플페이는 삼성페이의 MST 방식과 달리, 근거리 통신 방식인 NFC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국내 가맹점에서는 단말기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실정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시장공략을 위해 이와 같은 부분의 문제해결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만만찮다.

국내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은 삼성페이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져가고 있다. 향후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 21% 수준이라고 알려진 애플의 참전으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입장에선 보다 다양한 선택지와 혜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령 삼성페이의 경우에도 사용자 이탈을 막기 위해 해외결제 지원 강화나, 휴대폰으로 도어락을 열 수 있는 등의 디지털 키 기능, 티켓 서비스 등 전자지갑(월렛) 서비스 등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추후 네이버파이낸셜과의 전략적 협력도 가능한 부분이다.

스마트폰의 가속화한 간편결제 시장의 진화는 더 소형화된 웨어러블 기기나 생체정보 활용 등으로 인해 또 다른 국면이 기대되고 있다. 이미 비슷한 사례는 실용화된 다양한 영역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가령 고속도로 통행료 납부 시스템은 '하이패스'의 등장으로 개벽 수준으로 변화했으며, 코로나 시기 드라이브스루 문화는 이미 대중들에게 익숙해졌다. 해외에선 식료품 매장인 아마존 고에서 물건을 담아 나가기만 하면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임베디드 페이먼트'가 실험 중이다.

경쟁력을 갖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건강한 경쟁을 펼칠 수 있을지 여부는 또한 정부 정책과도 긴밀하게 연계돼 있다. 작금의 규제가 과연 합리적이며 세태 변화를 잘 따라가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과 함께, 균형 잡힌 산업 성장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에 대한 숙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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