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강석훈 산은 회장 취임, 무산된 대우조선해양 M&A 재추진 시급
2015년부터 공적자금 7조 투입…매각 작업 더는 미뤄둘 수 없어
인수의향 기업 아직 없어 난항…내년부터 흑자전환 전망은 '희망'
사진 = 대우조선해양 홈페이지 캡쳐
사진 = 대우조선해양 홈페이지 캡쳐

[한스경제=김현기 기자]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신임 회장이 취임 초기부터 적지 않은 과제를 받아든 가운데 특히 현대중공업그룹에의 매각이 무산된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이 최대 난제로 꼽히고 있다.

산은이 새 주인 찾아 M&A를 마무리해야 하나 마땅한 인수후보 기업이 보이질 않아서다. 구조조정 둘러싸고 노동조합은 물론 대우조선이 자리잡은 경남 거제시 지역사회의 반발까지 만만치 않아 강 회장 입장에선 더욱 부담이다.

이동걸 전 회장은 지난달까지 4년8개월간 임기(연임 포함)를 수행하는 동안 대우조선 구조조정을 비롯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쌍용차 매각, HMM 정상화 등에 굵직한 건들 처리에 공을 들였지만 완성된 결과물은 내놓지 못했다.

다행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은 아직 걸림돌 없이 진행 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쌍용차 매각은 KG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는 점에서, HMM은 지난해 연결기준 5조원대 흑자를 냈다는 점에서 실마리는 어느 정도 찾아가는 중이다.

그러나 대우조선 문제 만큼은 ‘시계 제로’라는 말이 맞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벽에 부딪혀 있다.

대우조선 지분 55.7%를 보유, 최대주주 지위를 갖고 있는 산은은 지난 수 년간 현대중공업 측과 M&A를 위해 전력투구했다. 산은 지분을 HD현대(옛 현대중공업지주)에 넘겨주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이 지난 1월 두 회사 합병에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대우조선의 매각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 전 회장은 대우조선 M&A를 추진하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과잉 경쟁을 우려해 3개사를 2개사로 줄이는 게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럼에도 해외에서부터 합병 승인을 얻지 못하는 등 한계점이 노출됐다.

업계는 산은이 현재 조선업을 영위하지 않고 있는 국내 기업에 대우조선을 파는 방식 말고는 특별한 방법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이 일부 방산 기술도 갖고 있는 만큼 해외 매각은 사실상 어렵고, 사업별 분리 매각은 노조 등 구성원들의 극렬한 반대를 부를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마땅한 국내기업 찾기도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포스코와 한화가 지난 2008년 대우조선 M&A를 추진한 적이 있으나 이는 13년 전 얘기다. 현재 포스코는 2차전지 소재산업, 한화는 우주항공 분야를 새 먹거리로 낙점한 뒤 사업을 키우고 있다.

삼성은 대우조선 매각이 거론된 초기부터 의향 없음을 못박아둔 상태다. 아울러 현재 운영하고 있는 삼성중공업도 경영난으로 간신히 꾸려나가는 중이다. SK나 LG 등도 조선업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 등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10위권 이하 중견 대기업이 시총 2조5000억원에 부채비율이 523.2%(연결기준)에 이르는 대우조선을 인수하기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대우조선이 최근 1조734억원 규모의 카타르 LNG 운반선 4척을 수주했고, 내년부터 흑자전환 가능성이 불거지는 만큼 산은이 정부, 재계 등과 협의해 나간다면 새 주인 찾기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이재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이 내년 225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해 턴어라운드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2024년엔 5500억원으로 이익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2015년부터 산은이 대우조선에 공적자금 7조원을 투입했다. 매각을 계속 미뤄둘 수 없는 노릇"이라며 "대우조선의 핵심 인력 이탈도 이어지는 만큼 산은이 빠른 시일 내 새 주인을 찾아야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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