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상황에서 스위칭 플레이와 수비 상황에서 두 줄 전환 인상적
그러나 수비 문제 노출은 여전해... 빠른 진단과 해결책 필요
[대전월드컵경기장=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브라질전 패배(1-5 패)는 헛된 것이 아니었다. 패배를 반면교사로 삼은 벤투호는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평가전의 의미는 말 그대로 ‘평가’가 우선이 돼야 한다. 좋은 결과까지 잡는다면 최고의 시나리오겠지만, 그간 준비해온 것들을 실전 무대에서 평가해 보는 성격이 강하다. 평가를 했으면 숙제가 따르기 마련이다. 2일 브라질전에서 1-5로 패배한 벤투호는 공격과 수비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노출했다. 특히 그간 해 왔던 벤투호 축구의 골자인 ‘후방 빌드업’이 철저하게 틀어 막혔다.
파울루 벤투(53) 감독은 불안한 빌드업의 근본적인 문제점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했다. 그리고 6일 칠레전에서 해결책을 내놨다. 칠레전에서는 기존에 사용하던 4-1-4-1 전형이 아닌 4-2-3-1에 가까운 형태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공격 상황에서는 전방에 위치한 4명의 선수가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끊임없이 자리를 바꾸는 ‘스위칭 플레이’를 선보였다. 앞 선에 위치한 선수들이 많은 활동량을 보이며 미드필더로 나선 황인범(26·FC서울)과 정우영(33·알 사드)이 패스를 내줄 선택지가 많아졌다. 상대 압박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됐고, 상대 진영으로 전진이 수월해졌다. 전반 11분 황희찬(26·울버햄턴 원더러스)의 득점도 정우영(23·프라이부르크)의 탈압박이 시발점이 됐다.
특히 수비 전환이 안정감을 되찾았다. 브라질전에서 보여준 4-1-4-1 전형은 수비적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홀로 중원을 지켰던 정우영은 실수를 연발했고, 대량 실점의 원인이 됐다. 칠레전 수비 상황에서는 황인범이 정우영의 옆을 지켰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기본 전형인 4-2-3-1로 수비를 한 것이 아니라 4-4-2로 전형을 바꿨다는 점이다. 측면 공격수들은 아래로 내려와 미드필더와 함께 ‘두 줄 수비’를 형성했다. 그리고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프라이부르크 소속 정우영이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과 함께 ‘투톱’을 형성하며 전방 압박에 나섰다. 전방 압박에 성공하면 측면 공격수들은 빠르게 올라 와 순식간에 공격 숫자를 4명까지 늘렸다. 전방 압박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더라도 두 줄 수비가 갖춰진 상태였기 때문에 안정감 있는 방어가 가능했다.
지난 브라질전보다 전술적으로 다듬어진 모습을 보여준 한국은 칠레에 2-0으로 이겼다. 그러나 실점이 나오지 않았을 뿐 여전히 수비 문제를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상대가 측면으로 전환하는 상황에서 공에 시선을 빼앗긴 나머지 움직이는 상대 선수를 놓치는 일이 계속해서 발생했다. 브라질전에서도 이런 문제로 인해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맞았고, 칠레전에서도 전반 35분과 전반 37분 측면에서 돌아 뛰어 들어오는 선수를 놓치며 슈팅 기회를 내주고 말았다.
월드컵에서는 칠레보다 강한 팀들과 16강 진출을 다퉈야 한다. 포르투갈, 우루과이, 가나에 이런 기회를 내준다면 실점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벤투 감독이 측면 수비 문제에 대한 빠른 진단과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강상헌 기자 ksh@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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