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도 손흥민의 헌신에 열광
자만하지 않는 주장... 모두에게 모범
[서울월드컵경기장=한스경제 강상헌 기자] 노란색 주장 완장을 착용한 왼쪽 팔의 무게가 무겁다. 함께 뛰는 선수들이 흘린 땀과 응원하는 팬들의 소망이 담겨 있다. ‘캡틴’ 손흥민(30)은 헌신과 책임감으로 그 무게를 견뎌냈다.
6월 A매치 4연전에서 돋보인 선수는 단연 손흥민이었다. 차출된 선수들 중 유일하게 4경기 모두 선발로 나섰다. 경기당 90분 이상을 뛰며 사실상 풀타임에 가깝게 그라운드를 누볐다.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에서 한 시즌을 온전히 소화하고 난 뒤라 지칠 법도 했다. 그러나 완장을 찬 그는 지친 내색을 하지 않았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팀 승리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았다.
그간 한국 축구 대표팀의 주장 완장은 ‘헌신의 아이콘’이나 다름없었다.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을 진두지휘한 홍명보(53) 울산 현대 감독이 그랬고, 많은 활동량으로 영향력을 발휘한 박지성(41)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도 그랬다. 손흥민은 여기에 ‘에이스’ 노릇까지 한다. 팀이 위기에 몰릴 때면 어김없이 나타났다. 6일 칠레전(2-0 승)과 10일 파라과이전(2-2 무)에서 2경기 연속 프리킥으로 득점을 터트렸고, 14일 이집트전(4-1 승)에서는 선제골의 시작을 도왔다.
팬들도 손흥민의 헌신에 열광했다. 이번 A매치 4연전에선 손흥민을 향한 팬들의 열렬한 사랑을 엿볼 수 있었다. 남녀노소 할 것이 없이 그들의 등에는 ‘SON’과 등번호 ‘7’이 새겨져 있었다. 경기장 안에서도 그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경기가 시작되자 관중의 시선은 모두 손흥민의 발 끝으로 향했다. 볼 터치 한 번에 경기장은 들썩였다. 손흥민의 득점이 터졌던 대전월드컵경기장과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축제의 장이었다. 그의 이름을 연호하는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뛰어난 개인 기량과 함께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선수지만 자만하지 않는다. 손흥민은 매 경기 책임감을 갖고 ‘캡틴’의 소임을 다한다. 경기가 좀처럼 풀리지 않을 때면 그라운드에서 대표팀 동료들과 끊임없이 소통했다. 동료들에게 그는 믿을 수 있는 든든한 주장이다. 또한 관중에게는 한없이 친절한 주장이다. 매 경기 가장 먼저 그라운드로 뛰어 나와 관중의 환호를 유도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마지막까지 남아 관중과 인사를 나누는 남다른 팬 서비스 정신을 선보였다.
팬을 향한 손흥민의 마음은 진심이었다. 그는 소장품 자선 경매에서 자신의 유니폼과 축구화를 낙찰 받은 팬들과 만남을 주선해달라고 요청했다. 14일 이집트전을 앞두고 만남이 이뤄졌다. 이들은 가벼운 대화와 악수를 주고받으며 활짝 웃었다. 손흥민은 축구공에 사인을 한 후 친절하게 건넸고, 세 사람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따뜻한 그의 마음 씨가 팬들을 미소 짓게 한다. 1600만 원에 손흥민의 축구화를 낙찰 받은 대학생 이재호(24) 씨는 “손흥민 선수가 ‘뭐 그렇게 사셨느냐’고 해서 ‘충분히 값어치가 있다’고 답했다. 이렇게 초청해주시고 만날 기회가 있을지 상상도 못했다. 인생의 모든 한이 풀린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강상헌 기자 ksh@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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