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가격인상 행렬 동참…“수수료 인상 무관한 결제 방식 있어”
[한스경제=김재훈 기자] 앱 마켓의 특정 결제 방식을 금지하는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구글갑질방지법)’이 세계 최초로 시행됐지만 정작 구글이 꼼수로 외부결제를 금지하고 수수료 인상을 강행했다. 이로 인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가격 인상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소비자 부담이 가중될 처지다.
OTT업계는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인상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만 일각에선 이번 가격 인상이 ‘오비이락’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이미 지난해 넷플릭스의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한 바 있는 OTT 업체들이 구글 수수료를 핑계로 재차 가격을 인상한다는 것이다.
구글은 구글갑질방지법 시행 이후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외부결제 페이지로 연결되는 아웃링크를 앱에서 삭제하는 업데이트를 4월 1일까지 하도록 앱 개발자들에게 통보했다. 구글은 6월 1일까지 이를 따르지 않는 앱을 플레이스토어에서 삭제하겠다고도 공지했다.
해당 결제 정책을 통해 앞으로 앱 개발사들에게는 구글플레이 인앱결제(수수료 30%) 또는 인앱결제 내 제3자결제(수수료 26%)만 허용하겠다는 뜻이다.
이에 국내 OTT업계는 구글 인앱결제 강화 정책 영향으로 내달부터 콘텐츠 구독 가격을 인상을 밝히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와 티빙은 구글 인앱결제 이용자에 한해 정기구독권 가격을 인상된 15% 수수료 부담만큼 인상할 계획이다.
웨이브는 기존 베이직(7900원), 스탠다드(1만900원), 프리미엄 상품(1만3900) 가격을 각각 원, 1만2900원, 1만6500원으로 인상한다. 웨이브 관계자는 “콘텐츠 사용 비용 등 고정비가 높은 상태에서 15% 수수료까지 떠안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다만 웨이브의 이번 인상은 안드로이드 앱을 통해 결제할 경우 요금에만 적용된다. PC 또는 모바일 웹에서 결제하는 고객은 기존 요금에서 변화가 없다.
티빙은 오는 31일부터 안드로이드 앱 내 월정액 구독 요금제 가격을 기존 베이직 7900원에서 9000원, 스탠다드 1만900원에서 1만2500원, 프리미엄 1만39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인상한다. 이 밖의 KT seezn 측도 향후 구글 수수료에 따른 가격 인상폭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 말했다.
다만 OTT업계가 가격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구글 수수료 인상에 분위기에 맞춰 일제히 가격을 올리는 행태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미 몇몇 OTT들은 지난해 넷플릭스의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해 사용 가격과 관련 콘텐츠 혜택을 줄인 바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넷플릭스 가격 인상 당시 티빙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가입하면 제공하던 혜택을 축소했고, 쿠팡은 쿠팡플레이와 연동된 멤버십 가격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OTT 플랫폼에 다양한 결제 방식이 있고 안드로이드 앱 마켓에서의 결제는 한 가지 방법일 뿐이다”며 “실제 네이버와 카카오 등에서 운영하는 결제 방식은 구글의 수수료 인상 정책에 전혀 상관이 없다. 이는 웨이브가 말한 PC 또는 모바일 웹에서의 가격 변동이 없다는 말과 같은 것이다”고 말했다.
김재훈 기자 rlqm93@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