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LPGA 올해의 선수' 고진영 비대면 인터뷰
2022시즌 꾸준함 약속한 고진영
옛 스승 고덕호 원장 "고진영 멘탈은 최고"
고진영이 비대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은 비대면 인터뷰 화면 캡처. /세마스포츠마케팅 제공
고진영이 비대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은 비대면 인터뷰 화면 캡처. /세마스포츠마케팅 제공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순간 가장 성취감이 컸다.”

세계랭킹 2위 고진영(26)이 27일 골프 담당 취재진과 진행한 비대면(온라인) 인터뷰에서 2021시즌 소회와 함께 2022시즌 각오를 전했다. ‘올 한 해를 짧게 표현해 달라’는 질문에 “'대반전'이라는 단어가 가장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고 답한 그는 “2022시즌에도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이 연출된다면 좋을 것 같다”고 바랐다.

LPGA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고진영. /LPGA 페이스북
LPGA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고진영. /LPGA 페이스북

◆ ‘대반전’의 한 해

전반기에 다소 주춤하던 고진영은 후반기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 3월 할머니의 별세 소식을 들은 그는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겪었다. 넬리 코다(23•미국)에게 세계랭킹 1위를 내줬고,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2020 도쿄올림픽에선 공동 9위에 머물렀다. 이시우(40) 코치에게 스윙을 교정 받으며 다시 경기력을 회복했다. 앞서 7월 발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에서 시즌 첫 승을 거뒀던 그는 도쿄올림픽 이후 무려 4승을 수확했다. 지난달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시즌 5승으로 다승왕을 차지했다.

다승왕을 발판 삼아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도 거머쥐었다. LPGA 올해의 선수상을 2회(2019•2021년) 수상한 첫 한국 선수가 됐다.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LPGA 상금왕 3연패(2019~2021년)를 기록하기도 했다. 고진영은 "정체성에 혼란이 올 정도의 답답한 과정이 아주 짧게 있었다. 주변의 도움과 사랑으로 6개월이 될 수 있었던 걸 3개월로 줄였다"며 "주위를 잘 챙기고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을 잘 견뎌내면 달콤한 선물이 있다는 걸 새삼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고진영은 2022년 1월 12일 미국으로 향해 4주간 겨울전지훈련을 소화할 계획이다. 그는 "지구력을 높여야 한다는 생각에 인터벌 트레이닝이나 서킷 트레이닝으로 체력을 끌어 올리고 있다. 근육이 많으면 좋긴 하지만, 너무 많아지면 몸이 커져서 스윙이나 회전에 지장을 받아 유연성에도 신경 쓰며 경기력을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시즌 첫 출전 대회와 관련해선 고민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정도에 따른 국내외 방역 지침을 예의주시한 후 결정할 예정이다. 2022시즌의 키워드로는 ‘꾸준함’을 꼽았다. "대회 출전 자체가 저에겐 큰 동기부여가 된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생각해 체력적, 정신적, 기술적으로 어떤 부분을 채워야 할지 돌아보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과정에 최선을 다하는 게 계획이자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고덕호 원장. /고덕호PGA아카데미 페이스북
고덕호 원장. /고덕호PGA아카데미 페이스북

◆ 멘탈 칭찬한 옛 스승

주니어 시절 고진영을 가르쳤던 고덕호PGA아카데미의 고덕호(59) 원장도 제자의 활약해 흐뭇해 했다. 고덕호 원장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선수들은 자신이 잘 하는 게 있어도 뭔가 새로운 걸 시도하다가 조금 흐트러지기도 한다. 올해 고진영도 그런 경우였던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스윙 측면에서 딱히 많이 바뀌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본인도 그렇게 얘기하더라. 아이언 샷 임팩트 들어가는 감각이나 그런 부분을 더 잘 들어가게 하려 새롭게 시도하다가 말았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고덕호 원장은 고진영의 멘탈을 높이 샀다. 고덕호 원장은 “멘탈은 최고다. 외동딸들은 보통 곱게 자라서 응석부리거나 버릇이 없을 수 있다. 그런데 고진영은 자기 욕심은 있지만 그게 골프에선 집념으로 표출된다”며 “플레이, 성적이 모두 괜찮은 상황에서도 더 새롭고 좋게 만들려는 욕심이 있어서 간혹 역효과가 날 수 있지만, 지금까지를 보면 해마다 스윙도 좋아지고 완성돼가고 있다. 근성이 있는 선수다”라고 칭찬했다.

고덕호 원장은 “세계랭킹 1위만 아닐 뿐이지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본인의 위치를 잘 지켰다는 얘기다”라고 총평했다. 그러면서 “시즌 중 우승 후 떡을 받은 적이 있다. 그때 ‘이제 절반 정도 왔고 앞으로 지금까지 한 것만큼 더 해내면 명예의 전당도 충분히 갈 수 있으니 노력해 보라’는 얘기를 해줬다.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냈다. 이대로라면 다음 시즌에도 잘 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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