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석유화학, 일반기계, 자동차 등 13개 품목 증가
사상 첫 8개월 연속 9대 지역 수출 증가
올 연간 기준 최대 실적 달성 눈 앞...수출 7000억달러 시대 오나
[한스경제=양세훈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이 처음으로 월간 600억달러를 돌파하며 무역 역사상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석유화학 등 수출 주력 품목들이 모두 호조세를 이어갔고 사상 처음으로 8개월 연속 9대 지역으로의 수출도 증가했다. 올해 우리나라 연간 수출액 역시 기존 최대치를 넘어설 전망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11월 수출액이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32.1% 증가한 604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또 수입은 573억6000달러로 43.6% 증가 했고, 무역수지는 30억9000만달러로 19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11월 수출액은 무역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56년 이래 월간 기준 최대 규모다. 종전 최고치는 지난 9월 559억2000만달러(확정치)로, 2개월 만에 기록을 경신했다. 또 2013년 10월 월간 수출액 500억달러 대에 진입한 이래 8년 1개월 만에 600억달러 대에 진입했다. 이로써 수출은 13개월 연속 증가했다.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연간 기준, 사상 ‘최대 수출 및 무역 규모’를 달성할 전망이다. 1~11월 기준 수출액은 5838억달러, 무역액은 1조1375억달러 규모로 역대 최고치이며, 기존 연간 최고치인 2018년 실적은 12월 중 돌파가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 품목별로는 15대 품목 중 13개 품목이(차부품·바이오헬스 제외) 증가했으며, 전통 주력산업과 신산업들이 골고루 역대 11월 중 1~2위를 기록했다.
반도체는 17개월 연속 증가 및 7개월 연속 100억달러 등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역대 11월 중 가장 높은 실적(120억4000만달러)을 기록했다. 4분기 메모리 가격 소폭 하락에도, 모바일 수요 강세와 파운드리 업황 호조세가 이어진 덕분이다. 또 AI·자율주행차·빅데이터 등 반도체 수요가 지속 확대됨에 따라 향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중장기적 성장은 지속될 전망이다. 1~11월 반도체 수출 누계 실적은 1100억달러다.
석유화학은 국제유가 상승, 주요국 경기회복에 따른 전방산업의 수요 증가로 물량·단가가 동시에 증가하며 수출액은 역대 11월 중 1위를 기록했다. 1~11월 누계 수출액은 사상 최초로 500억달러를 돌파했고, 2011년 첫 400억달러 돌파 이후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수출 2위 품목으로 부상했다.
일반기계는 주요국의 제조업 및 건설경기 활성화로 9개월 연속 증가했다. 2018년 10월(49억8000만달러)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기록(47억4000만달러)했다. 11월 누계 수출액은 유일하게 연간 수출액 500억달러를 달성했던 2018~2019년과 유사한 수준으로 올해도 연간 500억달러 돌파가 유력하다.
자동차는 3개월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나, 생산 차질 최소화 노력 등 우리 기업의 대응과 신규모델 유럽 본격 수출 등으로 상황이 일부 개선됐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차의 수출액은 51.6% 증가하며 자동차 내 비중이 확대됐다.
선박은 대형 해양 플랜트(Floating-LNG:부유식 LNG 생산설비, 24억달러)수출로 11월 수출액은 2017년 7월 이후 4년 4개월 만에 최고치(35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 외,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 운반선이 2척 수출되면서 무려 238% 증가했다.
IT 품목은 데이터센터 투자 재개에 따른 기업용 SSD 수요 증가로 컴퓨터 수출액은 역대 2위의 실적을 달성했다. 또 미국·유럽 등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이차전지 수출은 역대 11월 중 1위를 기록했다. 무선통신(13개월 연속 증가)·디스플레이(8개월 연속 증가) 수출도 호조세를 이어갔다.
농수산식품은 지난달 기록한 역대 1위 수출실적(9억3000만달러)을 한 달 만에 경신하며 월 수출액은 10억달러 규모에 근접할 만큼 성장(9억9000만달러)했다. 특히 가공식품의(즉석밥·라면·만두 등) 수요가 코로나19 이후 가파르게 증가하며 연간 수출액도 최고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바이오헬스는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수출액은 역대 4위의 월 수출액(14억1000만달러) 기록했다. 감소요인은 작년 11월의 높은 역 기저효과로(작년 11월 진단키트 수출만 4억9000만달러)에 따라 -0.7% 감소했다. 1~11월 누계 수출액은 143억달러로 이미 작년 실적을 넘어 최고치를 경신했으며(5년 연속 증가), 올해 연간으로 첫 150억달러를 상회할 전망이다.
나라별로는 사상 최초로 8개월 연속 9대 전 지역(미국·EU·중국·중남미·아세안·인도·CIC·일본·중동)으로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대(對)중국 수출은 사상 첫 150억달러를 넘어섰고 아세안 지역으로의 수출도 최초로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11월은 우리나라 무역 역사상 최초로 월 수출 규모 600억달러대에 진입하면서 수출 7000억달러 시대를 향한 첫걸음을 내딛었다”며 “하반기 수출 성장세 둔화 및 무역 수지 흑자규모 감소 등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요 수출 품목과 주요 지역에서의 고른 수출 상승세를 이어가며 무역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수출의 펀더멘탈이 그만큼 탄탄하다는 것에 대한 방증”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문 장관은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오미크론), 원자재 수급 차질, 물류비용 상승 등 위협요인은 계속되고 있다”며 “수출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해 나가고 수출 기업들의 애로해소를 적극 지원함으로써, 올해 연간 최대 수출실적 달성과 함께 현재의 수출 모멘텀이 지속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과 정책수단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양세훈 기자 twonews@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