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민주당 선대위, 尹 겨냥 ‘본부장’ 의혹 부각
이준석 “이재명 건드리겠다”며 맞서
김동연 측 “두 당 지도부는 국민의 한탄이 안 들리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는 10일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한 글로벌인재포럼2021 행사에 참석해 VIP간담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우승준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각 ‘상대방 대통령 후보 가족 문제’에 대한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여야의 상대방 대선후보 가족 치부 드러내기 행보는 ‘비호감 대선’ 분위기를 유발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민주당에서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겨냥해 이른바 ‘본부장(윤 후보 본인·부인·장모)’ 비판을 가하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총괄본부장단회의 때 “저희 당은 그동안 윤석열에 대한 고발사주TF를 확대 개편해서 윤석열가족비리국민검증특별위원회로 확대 개편 구성해서 발족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 대표는 “그래서 선거를 패밀리 비즈니스라고 말했던 윤석열 후보가 그 장모, 자기 부인 모두 지금 주가 조작사건, 부동산 투기 의혹 사건, 여러 가지 논문 표절 의혹 등에 휩싸여 있다”며 “본인은 윤대진의 형 윤우진 전 세무서장과의 로비 의혹에 휩싸여있고, 고발사주 건에 대장동 부실수사까지 겹쳐있다. 모든 의혹들이 철저히 규명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윤 후보를 향한 송곳검증을 예고했다.

민주당 총괄선거대책본부 공동수석을 맡은 전재수 의원도 같은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지금 윤 후보와 관련해 ‘본부장’ 의혹이 있다”며 “윤 후보 ‘본인, 부인, 장모’ 해서 ‘본부장’ 의혹이 지금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게 한 10건 가까이 된다”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이걸 저울추에 딱 달아보면 이건 한쪽으로 확 기울어지는 그런 무게를 가진 것”이라며 “이런 전반적인 것들에 대해서 수사대상과 범위를 여야 협상을 해서 특검을 하는 게 ‘이제는 미룰 수 없게 됐다’ 이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을 더했다.

이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KBS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민주당 측에서 먼저) 우리 후보의 가족을 건드렸으니 저도 앞으로 자신감 있게 이재명 대선후보 가족을 건드리겠다”며 “저는 원래 한 대 맞으면 두 대 돌려주는 성격”이라고 맞불을 놨다.

여야의 상대방 대선후보 가족을 겨냥한 공방전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측에서는 이준석 대표의 이재명 대선후보 관련 발언이 ‘패륜적 망언’이라고 분노했다.

박찬대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13일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에서 윤 후보 가족을 둘러싼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예고하자 덜컥 겁이 난 모양”이라며 “그러나 이재명 후보 가족에게 도대체 무슨 의혹이 있어서 ‘건드리겠다’고 말하는 것인지 황당하다”고 운을 뗐다.

박 수석대변인은 “사기폭력배와 공모해 가짜 돈다발 사진을 흔들며 엉터리 의혹을 제기하더니 또 근거 없는 유언비어라도 만들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한 후 “이재명 후보와 관련해 검증할 사항이 있다면 언제든 제기하기 바란다. 민주당은 정당한 검증 요구에는 당당하게 응하겠다”고 촉구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재차 “그러나 자당 후보 의혹 규명하면 ‘나는 억지 의혹이라도 제기하겠다’는 식의 저급한 언사는 자제하기 바란다”며 “국민의힘은 본인은 물론이고 배우자와 장모까지 온 가족이 각종 혐의로 수사를 받으며 가족사기단으로 불리는 윤석열 후보 가족에 대한 검증부터 충실하게 협조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제3지대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신경전에 대해 자중할 것을 촉구했다. 이연기 김동연캠프 공보특보는 14일 논평을 통해 “대선 후보의 가족 문제에 대한 기득권 양당의 공방이 영 볼썽사납다”며 “민주당이 꺼내든 윤 후보에 대한 ‘본부장’ 공세도, 국민의힘 대표의 이 후보에 대한 ‘욕설’ 문제 재소환도 대단히 부적절하다. 누워서 침뱉기”라고 비판했다.

이 특보는 그러면서 “정치 기득권을 양분하고 있다는 덩치 큰 두 정당의 내공이 이런 자해적 수준밖에 안 되는가”라며 “‘비호감 대선’이라는 국민의 한탄이 두 당 지도부 귀에는 들리지도 않는가”라고 지적했다.

이 특보는 재차 “정치 불신을 자초하는 유치한 짓들 당장 그만두고 정상적인 정책경쟁의 장으로 복귀하기 바란다”며 “대선 후보들과 각 캠프 관계자들에게 당부한다. 국민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선거운동이 기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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