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고 부드러운 헨들링…가속에선 매력 반감
도로 상황 고려한 운전자 알림 시스템 구비…수준급 안전성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9월 최초 공개한 ‘디 올 뉴 투싼 1.6 가솔린 터보 AWD’를 지난 2일 시승했다. ‘확 바뀐’ 디자인과 무난한 주행성능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인기를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시승 코스는 경기도 용인의 기흥역 분당선 인근에서 충남 태안군의 신두리 사구까지 왕복 약 300㎞였다. 길게 뻗은 서해대교와 구불구불하고 불규칙한 포장의 지방도로를 달리면서 신형 투산의 성능과 디자인을 살펴볼 수 있었다.
지난해 9월 16일 신형 투싼의 첫날 계약대수는 1만842대다. 세단 중에서 더 뉴 그랜저(1만7294대)와 신형 아반떼(1만58대)가 사전계약 첫날 1만대를 돌파했지만 SUV로는 처음 달성한 기록이기에 의미가 크다.
우선 강렬한 디자인이 소비자의 마음에 큰 울림을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직접 만난 신형 투싼은 크림슨 레드로 도색한 몸체에 역동적인 전면부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전면부의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 그릴’은 앞서 더 뉴 그렌저의 그릴처럼 고급스러움을 더하면서도 그릴에 들어간 ‘알갱이’를 더 크게 적용했다. 이를 통해 역동성과 준중형 SUV에서 느끼기 어려운 웅장함이 돋보였다.
그릴에 따라 적용한 파라매트릭 쥬얼 히든 램프는 시동을 켜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정면에서 바라본 램프는 한 마리 황소가 돌진을 위해 숨을 고르는 것 같았다.
측면부는 준중형 SUV답게 콤팩트한 느낌이다. 알려진 대로 전방 오버행이 짧았으며, 덕분에 더 날렵하고 힘 있는 인상을 심어줬다.
후면부의 후미등은 검정 테두리 위에 파라메트릭 히든 램프를 적용했다. 전면부에 이어 ‘히든 라이팅’ 기법을 사용해 독특한 디자인을 연출했다.

신형 투싼의 전장은 4630㎜(기존 대비 +150㎜), 휠베이스 2755㎜(기존 대비 +85㎜), 2열 레그룸 1050㎜(기존 대비 +80㎜)이다. 전폭은 1865㎜, 전고는 1665㎜로 2020년식 대비 소폭 증가했다.
내부는 더 넓어진 전장과 휠베이스 덕분에 1·2열을 가리지 않고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 2열 역시 시트의 각도를 뒤로 조절할 수 있어 안락함이 느껴졌다. 다만 넓어진 앞 뒤 사이 대비 좌우 폭에서는 공간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운전석에선 개방형 클러스터와 대시보드 아래로 내려간 10.25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덕분에 넓은 시야 확보가 가능했다. 센터페시아 양 옆에서 시작해 슬림한 송풍구로 구성된 대시보드를 거쳐 2열 도어트림까지 이어지는 실버 가니쉬 라인은 이전에 시승한 제네시스의 GV70를 연상케 하는 고급스러움을 선사했다.

스티어링 휠은 조작부가 네 갈래로 갈라져 있어 익숙한 느낌이었다.
다만 풀터치 방식의 센터페시아와 전자식 변속버튼(BSW)은 조작하는 내내 이질감을 느끼게 했다. 오랜 시간 버튼과 변속 레버에 익숙해진 탓이었다. 특히 다수의 운전자가 아직 레버식 변속 시스템에 익숙한 만큼 운전 시 사고를 예방하도록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시동을 걸고 본격적으로 주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적잖이 당황했다.
가솔린 터보 모델에 걸맞지 않는 반응성이었다. 가속 페달을 밟았음에도 약 2초 가량 시간이 지나야 힘을 받는 느낌이었다. 신형 투싼의 최고 출력은 180마력, 최대토크는 27.0㎏f.m이다.
하지만 도로 위에서의 안정감은 수준급이었다. 기어변속 역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만큼 부드럽게 이뤄졌다. 가벼운 핸들링으로 민첩한 운전이 가능했고, 회복력이 조금 부족했지만 크게 신경 쓰일 부분은 아니었다.

신형 투싼은 모든 트림에 ▲다중 충돌방지 자동 제동 시스템(MCB)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차로 유지 보조(LFA) ▲운전자 주의 경고(DAW) ▲하이빔 보조(HBA)를 기본 탑재했다.
안전평의사양에선 차량 정체 등으로 레이더 기능이 정상 작동하지 않을 때 경고를 통해 미리 알려주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클러스터에 ‘외부 환경으로 인해 레이더 감지가 제한되어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중지됩니다’라는 문구가 떴고, 보다 운전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상용화 수준에 이른 자율주행기능은 완전 자율주행과 거리가 멀다. 개선 사항이 산적해 있고, 기자 역시 운전 중 불안정성을 절감한 일이 이따금씩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차량의 기능이 제한됨을 미리 알려 주의 시키는 투싼에게선 스마트함과 세심한 배려까지 느낄 수 있었다.
신형 투싼 1.6 가솔린 터보 모델의 공인 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12.5㎞/ℓ다. 하지만 AWD 모델은 11.0~11.6㎞/ℓ로 약간 떨어지게 나온다. 급출발·급가속을 최대한 억제하고 경제속도(60~80㎞/h)를 최대한 준수하자 12.2㎞/ℓ까지 기록할 수 있었다.
현대차에 따르면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엔진 최고 출력 180마력, 최대 토크 27㎏f·m, 시스템 최고 출력 230마력, 복합연비 16.2㎞/ℓ를 구현할 수 있다.
해당 모델의 가격은 옵션에 따라 2631~3351만원이다. 이번 시승에서 사용할 순 없었지만 ▲현대 디지털 키 ▲현대 카페이 ▲커넥티드 카 서비스도 이용 가능하다.
김호연 기자 hoyeon5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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