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브랜드 최고 성능 발휘하는 V8엔진 탑재…최고 속력 292㎞/h
마세라티 르반뗴 GTS. /김호연 기자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스포츠카의 심장을 넣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좋은 SUV를 판단하는 기준은 넓은 공간에서 비롯된 높은 활용성이 중심이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차박’의 인기가 높아지자 SUV도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다.

그만큼 차량의 승차감과 주행성능은 ‘SUV니까’라며 상대적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기 일쑤였다.

하지만 지난 주 시승한 ‘마세라티 르반떼 GTS’는 ‘GTS’가 붙은 것에서 알 수 있듯 고성능 퍼포먼스로 많은 소비자가 SUV를 타면서 감내해야 했던 아쉬움을 보기 좋게 해소한다.

시승 코스는 서울 청담동에서 대부도, 다시 경기도 용인까지 이어지는 152.6㎞의 경로다. 직선코스로 길게 뻗은 시화방조제를 비롯해 여러 교차로와 울퉁불퉁한 노면의 도로 등 다양한 환경에서 차량의 다양한 기능을 테스트 할 수 있었다.

공격적이고 스포티한 디자인…이탈리안 클래식 감성 ‘물씬’

마세라티 르반뗴 GTS의 전면부. /김호연 기자

르반떼는 마세라티 최초의 SUV 모델이다. 마세라티 특유의 전면부 그릴과 유려한 곡선으로 날렵함을 강조한 측면, 이와 대조되는 우람한 후면부는 바다를 빠르게 헤엄치는 백상아리 한 마리를 연상케 한다.

전면부는 더블 수직바와 크롬프레임, 큼지막한 삼지창 로고를 활용해 공격적인 디자인을 연출했다. 스포츠카를 연상케 하는 낮은 그릴 아래에는 스포츠범퍼를 적용했는데, 3개의 독립된 ‘에어 인테이크’ 디자인과 ‘블랙 피아노’ 색상의 인서트를 채택해 역동감을 끌어올렸다.

마세라티 르반뗴 GTS의 측면부. /김호연 기자

측면 프론트휀더엔 상어의 아가미가 떠오르는 3개의 에어벤트가 있고, 옵션에 따라 21~22인치를 자랑하는 휠은 웅장함을 자랑한다. 후면으로 갈수록 쿠페 식으로 매끈해지는 디자인은 공기역학적 효율을 향상시켜 공기저항계수는 0.33이 나온다.

마세라티 르반뗴 GTS의 후면부. /김호연 기자

후미는 이러한 정면, 측면의 날렵함과 다르게 근육질이다. 넓은 전폭과 고유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바디킷 양 끝 듀얼 타입을 적용한 트윈 머플러 팁을 강력하고 폭발적인 움직임을 기대하게 한다.

르반떼 GTS의 전장은 5020㎜, 전폭과 전고는 각각 1980㎜, 1700㎜다. 휠베이스 역시 3004㎜로 브랜드 대표 SUV다운 크기를 자랑한다. 여기에 2300㎏에 달하는 공차중량은 차량을 직접 볼 때 뿜어지는 아우라를 가늠케 한다.

마세라티 르반뗴 GTS의 1열 내부. /김호연 기자

거대한 크기에 걸맞게 실내 공간 1·2열 좌석의 여유도 충분하다. 붉은 색 최상급 피에노피오레 가죽으로 마감한 스포츠 시트가 돋보이는데, 안정감 있는 주행을 가능케 하는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도어 패널은 같은 가죽에 흰색 더블 스티칭으로 세련미를 살렸다.

아쉬웠던 점은 마세라티 감성을 살리다 보니 다소 소홀했다고 느껴진 운전석의 디스플레이다. 아날로그 스타일의 계기판과 콰트로포르테보다 작은 크기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는 ‘고성능 SUV’로서 2% 부족한 느낌을 줬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마세라티의 세련되고 스포티한 멋을 살려 보는 눈을 즐겁게 했다.

마세라티 르반뗴 GTS의 2열 내부. /김호연 기자

V8엔진과 Q4사륜구동 시스템의 결합…“경주마 아닌 맹수”

르반떼 GTS는 마세라티의 플래그십 세단 ‘콰트로포르테 GTS’의 V8엔진을 재설계해 탑재했다. 마세라티에 따르면 마세라티와 페라리의 기술진은 2016년 르반떼 출시 전부터 SUV의 한계 돌파를 위해 2년 간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그 결과 브랜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엔진과 ‘Q4 사륜구동 시스템’을 결합한 초유의 파워트레인이 탄생했다. 여기에 ‘통합차체컨트롤’(IVC)과 ‘전자식주행안전장치’(ESP) 소프트웨어를 얹어 역동성과 안전성을 겸비한 주행을 구현했다.

V8엔진의 최고 출력은 6000rpm에서 550마력을 기록해 기존 콰트로포르테 GTS(530마력)을 뛰어넘는다. 최대토크는 74.74㎏.m로 강력하다. 시화방조제에서 가속 페달을 힘껏 밟자 상반신이 운전석에 바싹 달라붙을 정도로 빠르게 나아갔다.

르반떼 GTS는 주행모드에 따라 차체 높이를 자동으로 조절해줬다. ‘노멀모드’를 기본으로, 총 5단계로 높이를 조절할 수 있었는데, 스포츠모드로 주행을 시작하자 자동으로 차체를 낮춰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반대로 오프로드 구간에선 차체를 높여 주행할 수 있다.

2톤이 넘는 체중을 감안하면 르반떼 GTS의 출력대중량비(3.9㎏/hp)은 믿을 수 없는 수준이다. 최고 속력은 292㎞/h, 제로백 역시 4.2초에 불과해 SUV에서 상상할 수 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르반떼 GTS에 탑재한 V8엔진. /마세라티코리아 제공

안정감 역시 빼어났다. 8단 자동 변속기와 Q4 사륜구동 시스템은 불규칙한 노면에서 흔들림을 최소화했다. 더불어 시동을 걸면서부터 들려오는 폭발적인 운전자의 없던 질주본능도 샘솟게 했다.

안정된 트랙을 달리는 경주마가 아닌 초원의 ‘맹수’에 가까웠다.

다만, 공인 복합연비는 5.7㎞/ℓ인 점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육중한 공차중량 탓인지 핸들링이 매끄럽지 못했던 부분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마세라티 르반떼 GTS의 가격은 2억70만원이다.

김호연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