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2만TEU 수주...2007년 79만3473TEU 이후 최대 규모
국내 조선소 3분기 누계 ‘컨’선 수주량 전년 동기比 226% 증가
조선 3사·HJ중공업·대한조선 올해 컨테이너선 신규 일감 추가
| 한스경제=임준혁 기자 | HD현대가 2조원 규모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며 18년 만에 최대 컨테이너선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전반적인 글로벌 선박 신조 발주는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컨테이너선만 유일하게 발주가 전년 대비 증가했고 국내 조선업계가 기술적 우위를 지닌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HMM과 1만34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8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총 계약 금액은 2조1300억원 규모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길이 337m, 너비 51m, 높이 27.9m 규모로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 엔진과 50% 확대된 대형 연료탱크를 탑재해 운항 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들 컨테이너선은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에서 2척과 6척씩 각각 건조되며 오는 2029년 상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HD현대는 이번 수주를 통해 글로벌 경제 호황기로 해상물동량이 정점을 찍었던 지난 2007년 79만3473TEU를 수주한 이후 가장 많은 규모의 컨테이너선 수주 실적을 거뒀다. 올해 총 72만TEU(69척) 규모의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며 국내 조선업체 중 가장 많은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HD현대가 건조한 컨테이너선은 경쟁국인 중국 대비 높은 선가에도 불구하고 선박 전 생애주기에 걸쳐 선사의 운용비를 고려했을 때 원가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HD현대는 자율운항 전문회사인 아비커스가 개발한 ‘하이나스 컨트롤(HiNAS Control)’을 2023년부터 건조 선박에 탑재해 자율운항 보조 기능을 적용하고 RPM을 제어한 결과 실제 운항 데이터를 바탕으로 탄소 배출량 15% 저감, 연료 효율 15% 향상 등 성능을 입증한 바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차별화된 기술력과 고객 신뢰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친환경·고효율 선박 중심의 기술 경쟁력으로 조선·해운 산업의 탈탄소화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수주를 포함해 HD현대는 올들어 현재까지 총 116척, 162억2000만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하며 연간 수주 목표인 180억5000만달러의 89.9%를 달성한 상태다.
한편 올해 컨테이너선 수주 러시는 중국 조선소뿐 아니라 국내 조선업계에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3분기 누적 기준 국내 조선소 전체 수주량은 734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전년 동기 대비 16.7% 감소했지만 컨테이너선 수주량은 226% 증가한 378만CGT를 기록했다.
한화오션이 상반기 대만 정기 선사 에버그린으로부터 2만4000TEU급 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하며 국내 조선업계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신규 일감 확보 랠리는 시작됐다.
한화오션은 9월 대만 양밍해운으로부터 1만5880TEU급 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7척을 1조9336억원에 추가 수주했다. 삼성중공업도 이달 20일 아시아 지역 선주사로부터 컨테이너선 7척을 1조9220억원에 수주하면서 상선 부문 수주 목표(58억달러)를 초과 달성했다.
중형조선사도 올해 컨테이너선 발주 증가 낙수효과를 봤다. HJ중공업은 지난 9월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사로부터 8850TEU급 친환경 중형 컨테이너선 4척을 6400억원에 수주했다.
지난 2022년 컨테이너선 신조 시장에 첫 진출해 1000TEU급 소형 컨테이너선 2척과 8000TEU급 중형 컨테이너선 4척을 성공적으로 건조·인도한 경험이 있는 대한조선도 올해 컨테이너선을 신규 일감으로 추가 확보했다.
대한조선은 지난달 14일 파나마 소재 선사로부터 88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3300억원에 수주했다.
임준혁 기자 atm1405@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