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한미약품·보령 ‘호조’…종근당·유한양행·GC녹십자 ‘주춤’
|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올해 3분기 실적에서 뚜렷한 외형 성장세를 보였지만, 수익성에서는 기업별로 명암이 엇갈렸다. 글로벌 기술이전 마일스톤 유입 여부와 수출 실적, 비용 구조가 기업 실적의 향배를 가른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주요 전통 제약사들은 최근 3분기 실적을 잇달아 발표했다. 규모 확대 측면에서는 여전히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수익성은 각사 사업 포트폴리오와 비용 구조, 기술료 유입 여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우선 한미약품(대표 박재현)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3623억원, 영업이익 551억원, 순이익 45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성장률은 높지 않았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8%, 29.9%씩 증가하며 수익성이 확대됐다.
한미약품은 주력 품목인 개량·복합신약의 견고한 성장과 더불어 길리어드사이언스와 체결한 ‘엔서퀴다’ 기술이전 계약에 따른 선급금 수취 등이 이번 분기 수익성 증대로 이어졌다. 또한 북경한미약품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대웅제약(대표 박성수·이창재)은 주요 제약사 중 3분기 가장 두드러진 성적표를 받았다. 회사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4118억원, 영업이익은 56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9%, 52.6% 증가했다.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해외 판매 확대와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의 안정적 성장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의약품(ETC) 사업 역시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당뇨·소화기·신경계 등 만성질환 중심의 주력 제품군이 안정적으로 성장했고 병·의원 채널 제품 매출도 확대됐다.
특히 대웅제약은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했으며 누적 영업이익 또한 158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약 29% 성장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2000억원대에 진입하는 ‘사상 최대 실적’ 가능성도 점쳐진다.
보령(대표 김정균)도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한 기업으로 꼽힌다. 3분기 매출은 2800억원, 영업이익은 294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누적 매출액은 7720억원으로 주력 제품군 성장과 비용 구조 효율화, 자회사 실적 개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지난해에 이어 ‘1조 클럽’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HK이노엔(대표 곽달원) 역시 매출과 이익을 동시에 늘리며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3분기 매출은 26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59억원으로 16.4% 증가했다. 영업이익 증가폭이 매출 증가폭을 웃돌며 수익성 개선이 또렷했다. 영업이익률(OPM)은 9.9%, 순이익률(NPM)은 7.1%를 기록했다. 누적 매출액은 7712억원으로 올해 첫 1조 클럽 입성이 유력시 되고 있다.
종근당(대표 김영주)은 별도 기준 3분기 매출이 4274억원으로 4.6% 증가했음에도 영업이익은 205억원으로 18%가량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01억원으로 6.6% 줄었다.
누적 매출액은 1조 2561억원으로 전년 대비 9.5%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556억원으로 전년 대비 30.9% 감소, 당기순이익은 535억원으로 46.4% 쪼그라들었다. 판매관리비와 R&D(연구개발) 투자 증가 부담이 수익성 악화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GC녹십자(대표 허은철)는 3분기 매출 6095억원으로 전년 동기 31.1% 늘며 최초로 분기 매출 6000억원대를 돌파했다.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성장과 처방의약품 매출 확대가 외형 성장을 견인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2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줄었다. 올해 인수한 ABO플라즈마의 미국 텍사스 라레도 혈장센터 조기 개소에 따른 비용 증가와 중장기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한 일회성 투자 비용이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유한양행(대표 조욱제)은 지난해 미국 FDA(식품의약국) 허가를 받은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기술료 수취에 따른 기저효과가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회사는 3분기 별도기준 매출 5511억원, 영업이익 241억원, 순이익 18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5.8% 감소했으며 영업이익 55.7%, 순이익 23.6% 감소를 보였다.
지난해 대규모 마일스톤 유입이 있었던 반면 올해는 기술료가 반영되지 않아 역성장이 불가피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하반기 연구개발(R&D) 집행 강화와 환율 변동, 국내외 처방 수요의 분기별 계절성 등이 수익성에 추가 압력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내년부터 렉라자의 미국 내 처방이 본격화되고, 유럽·일본 등에서 단계적인 마일스톤 수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중장기 실적 반등 여지는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의 전체적인 외형 성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기술료 유입 여부와 수출 비중, 투자비 구조에 따라 수익성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며 “내년에는 글로벌 시장 경쟁력과 파이프라인 성과가 실적 격차를 더욱 벌릴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주 기자 ed30109@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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