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PEF 인수 기업, 체질개선으로 재성장
한앤컴·어펄마·IMM 등 PEF운용사, 엑시트 성공
한앤컴퍼니, 어펄마캐피탈, 스카이레이크 CI. / 사진=각 사 제공.
한앤컴퍼니, 어펄마캐피탈, 스카이레이크 CI. / 사진=각 사 제공.

| 한스경제=신연수 기자 | 론스타의 외환은행 먹튀 사건부터 최근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 등으로 사모펀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규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실이 금융감독원(금감원)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10년간 국내 대형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운용사 93%가 차입매수(LBO·Leveraged Buyout)를 통해 기업을 인수했다.

사모펀드 순자산의 50% 이상을 빌려 인수한 사례는 39건, 펀드 자금의 100% 이상을 차입해서 기업을 인수한 경우도 11건으로 나타났다.

◆PEF 운용사, LBO 적극 활용…피인수기업 성장성 평균의 ‘3배’

국내 PEF가 LBO에 적극적인 이유는 적은 자본으로 큰 규모의 자산을 인수해 ‘레버리지(지렛대·Leverage)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금전차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공모펀드와 달리 부실기업을 인수해 자본을 공급하고 신사업을 육성하는 ‘토종 모험자본(사모펀드)’를 육성하기 위해 순자산 대비 차입 한도를 400%까지 허용하고 있다.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경영 실패 사태로 단점이 더 많이 주목받지만, 사모펀드에 인수된 기업의 성장성이 평균의 3배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글로벌 컨설팅기관 베인앤드컴퍼니가 2010~2020년까지 10년간 경영참여형 PEF의 인수 후 매각 기업 50개사를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연평균 11.3%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전체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인 4%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또 PEF 투자를 받은 기업들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연 10.6%를 기록, 1.3%에 그친 국내 기업들의 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을 무려 8배나 웃돌았다.

넥스플렉스, 리뉴어스(前 EMC홀딩스), 대한항공C&D CI. / 사진=각 사 제공.
넥스플렉스, 리뉴어스(前 EMC홀딩스), 대한항공C&D CI. / 사진=각 사 제공.

◆홈플러스 사태가 전부가 아니다…엑시트 성공 사례 ‘다수’

구조적으로 잘 설계된 LBO는 피인수기업의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 수익성과 재무안정성 모두를 개선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어펄마캐피탈은 지난 2016년 코오롱그룹에서 국내 수처리 부문 1위 코오롱워터앤에너지의 경영권을 자기자본 550억여원과 인수금융 700억원을 더해 1250억원에 사들였다.

이후 어펄마는 인재를 들이고 수주 건수 대신 수주 성공률을 핵심성과지표(KPI)로 제시하는 등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소각장과 매립장 등 전후방 업체를 추가 인수해 덩치를 키우고 비용 구조를 개선했다.

EMC홀딩스로 탈바꿈한 코오롱워터앤에너지는 어펄마 인수 4년 만에 SK건설에 1조500억원에 매각됐다. 어펄마는 적극적인 ‘볼트온(Bolt-on)’으로 회사를 키워 엑시트에 성공한 것이다. 볼트온은 피인수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유관기업을 추가로 사들여 시너지를 노리는 전략을 말한다.

한앤컴퍼니의 대한항공 기내식·면세점 사업부 인수 사례도 있다. 한앤컴은 2020년 대한항공의 기내식 사업부를 약 9906억원에 인수했는데, 이 중 절반가량인 약 50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하는 LBO 전략을 활용했다. 이후 대한항공 C&D로 사명을 바꾸고 밀키트 업체인 ‘마이셰프’를 인수하면서 몸집을 키웠다.

‘진대제 펀드’로 잘 알려진 스카이레이크는 SK이노베이션의 비핵심 사업부였던 연성동박적층필름(FCCL) 부문이었던 넥스플렉스를 900억원에 인수했다. 역시 인수 후 체질개선을 통해 매출액은 올렸고, 지난 2021년 중간 엑시트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수익 일부를 중간 배분하기도 했다. 지난 2023년 넥스플렉스 인수 5년 만에 5300억원에 MBK파트너스에 매각하며 성과를 올렸다.

 

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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