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제네릭·후발 파이프라인 총출동
| 한스경제=김동주 기자 | 국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이 격동의 변곡점을 맞고 있다. 국산 P-CAB(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3파전 구도가 자리 잡은 가운데 글로벌 ‘원조’격 치료제인 보신티(성분명 보노프라잔) 등이 새롭게 합류하며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케다제약의 ‘보신티정’의 품목 허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신티는 일본 다케다제약이 개발한 P-CAB 계열 약물로 일본에서 ‘다케캡’, 미국에서 ‘보퀘즈나’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며 시장성을 입증한 제품이다. 국내에서는 HK이노엔의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에 이어 지난 2019년 3월 두 번째로 허가받은 P-CAB 신약이다.
그러나 보신티의 국내 출시는 이뤄지지 않았다. 보험등재를 위한 약가협상 과정에서 제시된 낮은 가격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지난해 12월 국내 허가 5년 9개월여 만에 품목허가를 자진 취하했다.
하지만 올해 초 보신티가 다시 국내 허가를 재신청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업계는 이르면 연내 허가 재취득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한국다케다제약 측은 “품목허가 재신청 여부 등은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 P-CAB 시장은 HK이노엔의 케이캡, 대웅제약의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 제일약품·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성분명 자스타프라잔)’가 경쟁하며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 제품은 기존 위산억제제(PPI) 대비 빠른 작용 시간과 야간 산분비 억제 효과 등을 내세우며 출시 이후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왔다.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국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규모는 2020년 9500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기준 1조 3700억원까지 증가했다. 이중 P-CAB 제제의 비중은 같은 기간 8.2%에서 20.9%까지 증가했다. 특히 케이캡이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펙수클루가 외형을 확대해 추격하는 가운데 지난해 시판된 자큐보가 후발주자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임상 경험과 처방 데이터를 확보한 보신티가 합류할 경우 시장 경쟁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다만, 과거 허가 취하의 원인이었던 보험 약가 문제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
또 다른 변수도 있다. 대원제약-일동제약이 공동 개발 중인 차세대 P-CAB 후보물질 ‘파도프라잔’이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어 향후 시장 판도에 또 다른 변수를 던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해당 약물은 일동제약그룹의 신약 연구개발 계열사인 유노비아가 발굴해 비임상 및 임상 1상 연구를 거쳐 대원제약에 라이선스 아웃한 신약 후보물질로 현재 국내에서 임상 3상 시험 단계에 진입해 있다.
대원제약은 최근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파도프라잔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각각의 임상 3상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취득, 신약 상용화를 위한 후속 개발 작업에 돌입한 상태이다.
보신티의 제네릭(복제약) 등장 여부도 관건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보신티 제네릭 허가를 준비하는 제약사는 20여 곳에 달한다. 일부 제약사들은 생동성시험까지 끝마친 상태다.
보신티는 오는 2027년 12월 만료되는 물질 특허와 2028년 11월에 만료되는 결정형 특허가 남아 있다. 이른시일 내에 특허 회피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P-CAB 시장이 이제 성숙기로 접어들기 시작한 시점에서 단순한 경쟁 확대를 넘어 시장 구조 변화도 가시화 되고 있는 거 같다”며 “약가 협상, 특허 이슈, 적응증 확대 경쟁이 향후 시장 주도권을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ed30109@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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