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전담부서 신설·특화 브랜드 출범
|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 은행권이 1000만 시장으로 자리 잡은 시니어 금융을 확대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지만 은퇴 연령의 상대적 빈곤율은 OECD 국가 가운데 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고령층의 노후 준비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은행권은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단순 금융서비스 제공을 넘어 다양한 이종 산업과의 협업을 통해 금융과 생활 전반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4년 12월 23일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수는 1024만4550명으로 전체 주민등록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고령사회에 진입한 지 불과 약 7년 만에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0%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것이다. OECD 주요국 중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전환하는 데 걸린 기간은 △일본 10년 △미국 15년 △독일 36년 △영국 50년 등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화가 진행했지만, 시니어 세대의 노후 준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 은퇴 연령 인구(66세 이상)의 상대적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국가통계연구원이 발표한 ‘한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 이행보고서 2025’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은퇴 연령 인구 상대적 빈곤율은 39.8%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23.1%)·호주(22.6%)·일본(20.0%) 등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남성 80.6세이며 여성은 86.4세인 점을 감안하면 은퇴 후 약 20년의 '제2의 인생'이 남게 된다. 안정적인 제2의 인생을 위해서는 경제·사회적 준비가 필요하고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라 주요 시중은행 역시 시니어 금융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하나은행은 최근 NS홈쇼핑과 시니어 고객 대상 맞춤형 금융·쇼핑 결합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시니어 고객 생활 전반의 금융과 소비 생활을 통합 지원하는 융합형 토탈 라이프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시니어 맞춤형 공동 프로그램 운영 △ 멤버십 혜택 교차 지원 △시니어 자산관리·은퇴 관련 콘텐츠 공동 제작 △온·오프라인 채널 공동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NS홈쇼핑과 함께 향후 금융과 생활을 연계한 시니어 손님 맞춤형 서비스 기반을 확대하고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시니어 세대의 편의성과 선택의 폭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한편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10월 시니어 세대의 성공적인 노후를 지원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시니어 특화 브랜드 ‘하나더넥스트’를 출범했다. ‘하나더넥스트’는 하나은행 거래 여부와 관계없이 △세무 △상속·증여 △은퇴설계 등의 금융 솔루션은 물론 △건강관리 △취미·여가생활 △재취업 컨설팅·디지털트렌드 강의 등 은퇴 후의 생활을 풍요롭게 해주는 다양한 비금융 콘텐츠 운영을 통해 시니어의 삶 전반을 지원한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단순 금융을 넘어 고객 일상을 파고드는 시니어 전용 오프라인 커뮤니티인 ‘살롱 드 원더라이프(Salon de WONDER LIFE)’를 오픈했다.
‘살롱 드 원더라이프’는 은행이 단순한 금융 거래 장소를 넘어 고객의 삶과 함께하는 시니어 전용 라이프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전략적 거점이다. 이곳은 여가·문화·금융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자율참여형 시니어 특화 공간으로 고객의 일상 속에서 문화 교류와 전문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한다.
이곳에서는 고객의 다채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지원하기 위해 △원더 바둑살롱(주 2회 프로기사 초청 등) △원더 세미나살롱(대학입시전략·미술명화 해설·와인강좌·증여/상속 및 절세비법·부동산 시장전망 등) △원더 금융살롱(자산관리 전문 상담) 등 세 가지 핵심 서비스를 제공한다.
KB국민은행은 ‘KB라이프생명보험’의 대표이사 재임 당시 시니어 요양 사업을 이끌었던 이환주 은행장의 진두지휘 아래 시니어 금융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 행장 취임 이후 KB국민은행은 '골든라이프부'를 신설해 시니어 사업 전략 수립을 비롯해 맞춤형 상품 및 서비스 패키지 개발은 물론 KB골든라이프센터 운영, ‘시니어 고객 전용 통합 플랫폼’ 단계적 구축 등을 총괄하며 은퇴·노후 설계 및 자산관리 중심의 특화 서비스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
시니어 금융 영업 채널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7월에 은퇴·상속· 요양 등의 시니어 토탈 케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KB골든라이프센터’를 서울·수도권 4개 센터에서 전국 12개 센터로 확대했다. KB골든라이프센터는 △은퇴 준비 및 노후 설계 △상속 및 증여 컨설팅 △요양 및 돌봄 상담 △헬스케어 서비스 등 시니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상담센터다.
최근에는 ‘KB골든라이프 Plus+센터’ 6곳을 새롭게 오픈했다. ‘KB골든라이프 Plus+센터’는 PB센터 고객을 대상으로 △은퇴 준비 및 노후 설계 △상속 및 증여 컨설팅 △요양·돌봄 기초 상담 △헬스케어 등 종합적인 시니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송재만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 진입은 물론 단일 세대 중 최대 규모인 2차 베이비부머가 법정 은퇴연령에 진입해 시니어 인생 2막을 위한 준비가 절실한 상황이다"며, "금융사는 부상하는 시니어 고객을 위한 개인별 맞춤형 상품 및 서비스 개발 역량 강화와 함께 시니어의 삶의 질 개선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시니어 사회 참여 모델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성노 기자 sungro5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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