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중심 경영' 시험대…안전관리 체계 근본 재편중
| 한스경제=한나연 기자 | 포스코이앤씨가 신안산선 사고 여파로 3분기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단기 실적 부진 속에서도 송치영 사장을 중심으로 한 ‘안전 중심 경영’ 전환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포스코이앤씨는 사고 관련 비용 등으로 3분기 2881억원의 일회성 손실을 반영했고, 4분기에도 23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포스코홀딩스가 발표한 포스코이앤씨 연결 실적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3분기 약 19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영업손실 908억원에 비하면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4분기 추가비용 반영 시 올해 연간 영업적자는 4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지난 4월 신안산선 현장 붕괴사고에 이어 7~8월에도 공사현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는 등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관련 리스크가 크게 부각됐으며, 3분기 실적에 이로 인한 공정 지연, 안전점검 비용 등을 일정 부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사고 이후 실태 점검 및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공사 현장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데 따른 매출 및 이익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며 “여기에 대구 등 지방 미분양 현장에 대한 대손상각비, 폴란드 바르샤바 소각로 프로젝트의 추가 원가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바라봤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적자를 ‘일시적 충격’으로 해석한다. 오히려 체질 개선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수주경쟁력, 브랜드 신뢰도, 행정처분 여부 등은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이에 이번 사태 이후 포스코이앤씨는 안전관리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등 안전 관리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회사는 “건설재해를 근원적으로 차단하고 현장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안전조직을 전면 개편했다”고 밝혔다.
핵심은 본사 중심의 관리 체계에서 ‘현장 중심·선제적 예방 체계 마련’으로의 전환이다. 먼저 안전 전략과 기획을 총괄하는 ‘안전기획실’을 신설하고, 그 산하에 ‘건설안전연구소’를 꾸렸다.
이 연구소는 ▲중대재해연구섹션 ▲안전기술솔루션섹션 ▲안전작업연구섹션 등으로 구성돼 연구·분석 기반의 재해 예방을 목표로 한다. 각 사업본부가 현장 안전보건 기능을 직접 수행하도록 구조를 개편해 대응력을 높였다.
안전기획실 내에는 ‘스마트 통합 모니터링실’을 새로 설치했다. 기존 60개 현장, 1800여대 규모로 운영되던 CCTV를 83개 현장 2132대로 확대해 전국 현장을 실시간으로 관리한다. 또 AI 기반 영상분석 시스템도 일부 현장에 도입해 위험 상황을 사전에 인지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지난 8월 취임한 송치영 사장의 철학이 자리한다. 송 사장은 포스코홀딩스 안전특별진단TF 팀장과 포스코이앤씨 최고안전책임자(CSO) 등을 거친 그룹 내 대표적인 안전 전문가다. 그는 대표 취임 이후 ‘성과보다 생명이 우선’이라는 원칙을 내세우며, 경영의 우선순위를 안전에 두고 있다.
포스코그룹 차원에서도 ‘안전 최우선 경영’ 기조가 강화됐다. 장인화 회장 직속으로 신설된 ‘그룹안전특별진단 TF’와 안전전문 자회사 ‘포스코세이프티솔루션’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전국 103개 현장을 전면 중단하고 그룹 TF 및 외부기관과 합동으로 안전진단을 실시해 1000건가량의 위험요인을 개선했다.
한편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이앤씨와 관련해 “연내 비용 처리를 마치고 내년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올해 말까지 주요 이슈 사업장에 대한 일회성 비용 반영이 완료될 경우 2026년부터는 개선된 수익성을 시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기존의 공사원가 부담 외에 안전사고 예방 및 관리를 위한 직·간접 비용과 지방 분양경기 부진에 따른 미분양 리스크로 본격적인 수익성 회복까지 시일이 걸릴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기 손실은 뼈아프지만, 이번 조치는 ‘안전관리가 경쟁력’이라는 인식 전환의 신호탄”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기업 신뢰도와 수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연 기자 nayeon@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