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트럼프美 3500억달러 투자 요구..."통화스와프 없으면 시장 충격 클 것"
코스피가 급락한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 한스경제=이지영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410원을 넘어 1410원까지 올랐다. 이달 들어 달러인덱스가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원화 가치는 달러 대비 1.58% 하락해 주요국 통화 중 상대적 약세가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대미 투자 압박이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는 1412.4원으로, 지난 5월 14일(1420.2원) 이후 약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율은 8월 이후 1380~1400원대 범위에서 머물다가 지난 24~25일 장중 1400~1410원까지 상승했다.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배경으로는 최근 달러화 강세와 맞물려 원화 약세가 꼽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인 달러인덱스는 이달 들어 0.43%까지 오른 반면 원화는 달러 대비 1.58% 절하됐다. 

원화 약세 배경에는 한미 통상협상 불확실성, 미 금리 인하 기대 약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30일 관세 협상을 통해 미국의 대(對)한국 상호관세를 14%까지 인하하고, 한국은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추진하기로 합의했지만, 투자 이행 방안을 둘러싸고 입장 차가 불거지며 외환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한국은 직접 현금이 투입되는 지분 투자를 5%로 제한하고 나머지를 보증과 일부 대출로 충당하겠다는 구상을 내놨으나, 미국은 선불 투자(up front) 성격의 ‘백지수표’를 요구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이다.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한 안전장치로 한·미 간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을 ‘필수 조건’으로 내걸었다. 한국 외환보유액과 큰 차이가 없는 거액을 미국에 투입할 경우, 원·달러 환율 급등이 불가피하다는 우려 때문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7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면담 후 "일본 사례처럼 일시에 투자한다면 통화스와프가 필요하다"며 외환시장 안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환율 변동성이 단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으나, 글로벌 금리 흐름과 한미 통상 협상 진전에 따라 추후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이 나온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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